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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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내가 너무 말이 없고 상대가 나를 불편해할 것 같은 마음에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편하고 상대방에게도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돼주고 싶습니다.// 그건 욕심이에요. 그렇게 욕심을 내면 안 돼요. 어미소하고 송아지하고, 황소하고 암소하고 수소하고, 암염소 숫염소, 암탉 수탉이 그렇게 다정하게 얘기합디까? 싸우지도 않고 다정하게 얘기도 안 해요. 그런 것처럼 자기가 굳이 남하고 그렇게 알콩달콩 얘기를 하고 싶으면 자기가 하면 되고 안 하는 게 아무 문제도 없어요. 왜 꼭 말을 해야 됩니까?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면 싶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되요. 묻는 말에는 대답해주면 되고. 자기가 말수가 적어서 불편하다가 자기한테 항..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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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일을 많이 줄였어요.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자꾸만 싸웁니다 짜증이나기 시작하는데 이게 몇 년이 되니까 5년이다 10년이다 이러면 참을 수 있는데 앞으로 계속 이렇게 갈 것 같아요.// 에이 그래도 길어야 100년 안 넘는다. 뭐, 지금 길어야 한 40년 정도에요. 요렇게 살고 싶어도 40년 이상 못 사는데. 예를 들어서 사람들이 암에 딱 걸려서 5년밖에 못 산다하면 굉장히 괴로워해요. 그런데 50년 밖에 못 산다 하는 거는 별로 괴로워 안 해요. 왜 그럴까? 5년밖에 못 산다, 50년밖에 못 산다, 500년 밖에 못 산다 하는 건 한계 지어진 건 마찬가지 아니오. 길어야 40년이라 하더라도 이게 굉장히 짧은 시간인데 하물며 그것도 보장이 안 된 거고 짧으면 내일로써 끝이 날..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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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그러기도 합니다. -- 우리 집 강아지가 산책할 때마다 말 갈기처럼 등 가운데 털을 바짝 세워요. 무서워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신나서 그런 건가요?// 등 털을 세운다. 사람으로 따지면 가슴을 크게하고, 또 어깨를 넓게 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털을 세운다. ‘hackle up’이라고 하는데 보통 두 가지 마음이에요. 엄청나게 긴장했을 때 또 상대에게 나의 강한 힘을 드러내고 싶을 때 그런데 ‘드러내고 싶어 죽겠어’가 아니라 ‘드러낼 수도 있다. 나 이렇게 힘 세. 나 드러낸다’ 라고 해요. 사실 다른 강아지를 만났을 때 등 털을 세우는 건요 소극적으로 거절하는 거예요. ‘하기 싫어, 하기 싫어.. 만나기 싫어’ 그래서 이런 ‘hackle up’을 했을 때에는 아, 내 강아지가 지금 위급한 상태..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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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를 특정 공포증이라고 해요. 특정한 어떠한 상황이나 대상에 아주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 특정공포증이에요. 그런데 그냥 불안 정도가 아니라 죽을 거 같고 죽을 것 같은 거요. 그러나 그것을 맞닥뜨리지 않을 때는 의외로 잘 지내고. 그래서 이거를 특정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는데 얼마나 영향이 많겠습니까. 이 아이는 공포감 때문에 외출을 못하고 생활을 할 수 없는 거예요. 말 그대로 살 수가 없는 거예요. 지금 이 아이는. 살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보셔야 할 거 같아요. 대처방법? 얘는 자기가 파악을 해서 확인을 하고 “아” 이래야지만 편안해지는 아이이기 때문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아이인데 사실 눈을 가리는 거는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공포에 압도당하..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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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하다, 저한테 그 질문을 너무 많이 해요. “박사님, 어느 직종이 유망할 거 같습니까? 뭐를 하면 유망합니까? 그런 게 없어요, 여러분. 석탄 캐는 법을 공부한다. 활성화되는 시장이 아니니까 당연히 안 좋겠고 딥러닝을 하면은 당연히 일할 기회가 많겠죠. 유망하죠. 유망하면 어때요? 다 몰려요. 경쟁이 엄청 치열해요. 유명한 곳은. 어설픈 실력은 다 도태됩니다. 딥러닝? 이거 보는 딥러닝 관계자들은 아실 거예요. 딥러닝 인력이 없어요, 지금도. 모셔 가는 판국이에요. 그래서 친구들이 딥러닝을 합니다. 파이썬하고 몇 개 모델 돌려 보면 조금씩 할 수 있거든요. 학원도 다니고 합니다. 그 친구들은 취업이 안 됩니다. 실력이 안 돼서 안 모셔 가요. 딥러닝이 생각보다 맨 처음에 하는 게 진입 장벽이 낮거든요..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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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트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 본 저 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테스형. -나훈아 신곡 ‘테스형’ 중에서 나훈아가 신곡 ‘테스형’에서 애타게 부른 것은 그리스 철학의 태두 소크라테스다. 모바일의 신세계를 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고 했다. 20대 초 인도순례를 떠나고, 참선 명상을 했던 잡스는 구도적 열정이 남달랐다. 아마도 그가 소크라테스와 식사를 한 끼하고 싶었던 것은 나훈아처럼 ‘먼저 가본 저 세상은 어떤지, 가보니까 천국은 있는지’ 묻고 싶어서 그래서였는지 모른다.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잡스는 “모든 외부의 기대,..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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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에 이미 있는 것들 만으로 삶은 이미 충분하고도 완전합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내게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는 만큼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재에 그것만이 주어졌기 때문이죠.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완전한 진실입니다. 삶 그대로가 진리이죠. 법화경에서 말씀하신 諸法實相(제법실상)이 그것입니다. 지금 이렇게 주어진 이대로가 곧 참된 진리의 실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주법계에서는 언제나 매순간 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만약 조금 부족하다면 지금은 부족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달아갈 시간인 것이죠. 부족하고 가난할 때 그 부족과 가난한 삶을 있는 그대로 살아줌으로써 온전히 그 순간을 받아들여 준다면..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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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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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5월 서울대 임동균 교수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사회를 주제로 한 사회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무렵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이 한국 방역의 성공 이유는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는 유교 문화이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었죠. 사실 그뿐만 아니라 서구가 실패한 방역에 왜 한국은 성공할 수 있었는지 분석하며 당시 서구에서 흔히들 들먹인 이유입니다. 권위주의와 집단주의의 프라이버시 지배에도 순응하는 한국인과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로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독립적인 서구인의 대결 구도를 만든 거죠. 한마디로 서구가 더 큰 피해를 입었던 건 더 올바른 가치를 지키려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거다. 그런 소리입니다. 임교수의 사회조사는 바로 이 가설이 과연 옳은지 밝혀보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