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들/금융편

    이노 2006. 8. 11. 04:35
    자본에 감추어진 놀라운 비밀을 파헤치다
    [자본론 읽기-1] 손철성이 풀어쓴 맑스의 <자본론>
    서상일(dnflwlq)기자
    자본론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

    맑스는 그의 전 생애를 자본주의 질서의 전복을 위한 연구에 바쳤다. 그는 자본주의 질서가 사회의 구성원을 노예화하고 소외시키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소외 극복과 인간 해방을 위해 혁명을 꾀했다.

    맑스는 그러한 노력의 지적 결실을 <자본론>에 집대성했다. <자본론>의 목적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시켜 사회 구성원들에게 삶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1세기 전에 쓰인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사는 오늘날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뛰어난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과 그가 밝힌 모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론적·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자본론>을 오늘날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는 우리의 진지한 지적 과제이자 현실과 결부된 새로운 사회를 위한 모험이기도 한다. 여기에 이러한 과제에 접근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소개할 두 권의 책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하나는 <자본론>을 쉽게 풀어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론>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그리고 하나는 <자본론>의 텍스트에 충실하고, 다른 하나는 <자본론> 텍스트의 외부를 탐험한다. 그러나 둘 다 한국 소장학자의 지적 결실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손철성이 풀어쓴 <자본론-자본의 감추어진 진실 혹은 거짓>과 이진경이 새롭게 해석한 <자본을 넘어선 자본>이 소개할 책들이다. 둘 다 '읽기'와 '해석'에 힘쓰고 있지만, 그 무게중심은 손철성의 것이 '읽기'에 있다면, 이진경의 것은 '해석'에 있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어떻게 착취하는가?

    ⓒ 풀빛출판사
    먼저 손철성의 <자본론-자본의 감추어진 진실 혹은 거짓>을 소개한다. 이 책은 맑스의 <자본론>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간결하고 쉽게 풀어쓴 책이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자본론>을 쉽게 풀어쓴 책은 많았으나, 이토록 핵심적이고도 쉽게 풀어쓴 책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는 점 우선 밝혀두고 싶다.

    <자본론>의 일차적인 목적은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다. 그것은 곧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취가 어떻게 벌어지는지 그 숨겨진 구조를 밝혀내는 데에 있다. 여기서 이 책의 쉬운 소개를 빌려 경제학 공부 좀 해보자.

    근대 이전의 착취란 눈에 보이는 것이었던 반면, 자본주의 사회의 착취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노예와 농노에 대한 착취란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의 착취구조는 숨겨져 있다. 맑스의 위대함이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착취구조를 밝혀낸 데 있다.

    그럼 진도를 조금 나가보자. 맑스는 '화폐'와 '자본'을 구분한다. 자본이란 화폐 가운데서도 유통 과정에 들어간 화폐를 말한다. 단순한 화폐가 상품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유통된다면, 자본으로서 화폐는 더 많은 화폐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유통된다. 자본은 이 과정에서 '잉여가치'를 얻게 된다. 잉여가치란 자본이 자신의 가치를 넘어 추가로 얻은 가치다.

    그런데 자본가는 어떻게 해서 잉여가치를 얻게 되는가? 답을 먼저 말하자면, 잉여가치는 노동자를 착취해서 얻게 된 것이다. 그 과정을 알기 위해 먼저 노동력과 노동을 구분해보자. '노동력'은 자연을 가공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이고, '노동'은 잠재적 능력을 발휘한 실제 활동이다.

    노동과 노동력의 구분은 중요하다.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이 아닌 노동력을 구매함으로써 착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환가치를 갖는 상품, 즉 자본에 의해 구매되는 상품은 노동력이나, 그 상품의 사용가치는 노동이 되기 때문에 착취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노동이 아닌 노동력을 구매함으로써 착취

    이 정도 설명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 다시 한 번 설명해 보자. 사람들은 흔히 잉여가치가 유통과정에서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상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는 가치 총액이 증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 등가물이 서로 교환되더라도 잉여 가치는 생기지 않으며, 또한 등가물이 아닌 것들이 서로 교환되더라도 잉여 가치는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잉여가치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잉여가치는 유통과정이 아닌 생산과정에서 나온다. 잉여가치는 생산과정에서 노동량의 초과에 의해서 발생한다. 즉 자본이 생산을 하는 과정에 노동력을 사용하는 과정이 숨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직 노동력이야말로 잉여가치의 원천이다. 상품의 가치를 늘리는 가치 증식 과정은 노동력이 새로운 잉여가치를 만들어내는 가치 창조 과정에 다름 아니다.즉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구매하나, 실제 행해지는 노동은 노동력의 대가로 지불된 임금을 넘어선다.

    쉽게 말하면,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지불한 대가 이상으로 일을 시키는 것이다. 잉여가치란 지불해야 할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자본가가 자신의 주머니에 챙기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토록 핵심적이고도 쉬운 해설은 없었다

    혹시 앞의 설명이 지금 당장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자책하지는 말기 바란다. 그때는 손철성이 풀어쓴 <자본론>을 첫장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시작해서 화폐가 어떻게 생겨나고, 자본이란 또 무엇이며, 가치의 생산 과정을 하나하나 쫒아가다 보면 엄청난 자본주의의 비밀이 눈앞에 펼쳐지게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자본론>은 황금만능주의의 본질, 인간소외의 과정 등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이루는 많은 개념과 작동원리를 분석한다. 그 과정에서 <자본론>은 자본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로 무섭게 까발린다.

    이 책은 <자본론>의 주변을 통해 접근하거나 오늘날 시각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본론> 그 자체의 성실한 이해를 꾀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그 점이다. 난해하기로 소문난 맑스의 <자본론>을 이토록 쉽게 설명한 책은 정말 다시 접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은 맑스의 <자본론>에 도전했다가 수많은 공식 앞에 난해함을 느껴 책을 그만 덮어버린 이들에게 상당히 유용해 보인다. 또한 이미 맑스의 <자본론>을 성실하게 읽었더라도 이 책을 통해 핵심을 간결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