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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793)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3) "너는 회계산(會稽山)의 치욕을 잊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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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完)

2013. 5. 5.

                  <사기권사십일(史記卷四十一)>(793)  

  사마천(司馬遷)에 의해 한(漢)나라 무제 때 쓰여진 역사서로 본격적인 저술은5BC108~BC91년 사이에 이

  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마천은 저술의 동기를 ‘가문의 전통인 사관의 소명 의식에 따라 <춘추>를 계

  승하고 아울러 궁형의 치욕에 발분하여, 입신양명으로 대효를 이루기 위한 것’ 으로, 저술의 목표는 ‘인간

  과 하늘의 관계를 구명하고 고금의 변화에 통관하여 일가의 주장을 이루려는 것’으로 각각 설명하였는데,

  전체적 구성과 서술에 이입장이 잘 견지되었다. 이책의 가장 큰 특색은 역대 중국 정사의 모범이 된 기전

  체(紀傳體)의 효시로서, 제왕의 연대기인 본기(本紀)12편, 제후왕을 중심으로한 세가(世家)30편, 역대 제

  도 문물의 연혁에 관한 서(書)8편, 연표인 표(表)10편, 시대를 상징하는 뛰어난, 개인의 활동을 다룬 전기

  열전(列傳)70편, 총13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楚世家)(3)

  이 편의 제목은 ‘월세가(越世家)’라고 해야 앞에 나온 ‘진세가(晉世家)’나 ‘초세사(楚世家)’등과 형평이 맞

  는 듯 하지만, 사마천은 월나라 역사의 중심인물인 구천(句踐)이란 인물로 편명을 삼았다. 사마천이 보기

  에 구천이전의 월나라는 중원과 소통하지도 않고 사적또한 기록할 만하지 않다는 것이 인물로 제목을 정

  한 일차적인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는 구천이 패도(覇道)를 꾀하여 나라를 복원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싶

  었기 때문 이기도 하다. 사마천은 <태사공저서(太史公著書)>에서, "구천은 회계산에서 고통을 겪고 대부

  인 문종(文種)과 범려(范藜)를 등용하였다. 구천이 만이(蠻夷)들 속에 있으면서도 덕을 닦아서 강대한 오

  (吳)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왕실을 떠받든 것을 아름답게 여겨" 이편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사마

  천은 구천이 치욕을 견뎌내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그가 발분하는 대도에 의미를 부여하여 구천이 품고있

  던 와신상담(臥薪嘗膽),곧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면서 나라를 재건하려는 지도자로서의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사마천은 구천이 승리를 하고나서 공신들에 대한 살육을 자행하는 것에 대해

  서는 혹독하게 비판을 하고있다. 그런데 분명한 점은 사마천이 오나라와 월나라를 동등한 관계로보지 않

  고, 오나라의 손을들어 주었다는 점이다. 그가 오나라를 도와서 공을 세운 오자서(伍子胥)라는 인물을 열

  전(列傳)에서 단독으로 전(傳)을 만든 것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물론 월나라 왕을 도운 범려를 <화식열

  전(貨殖列傳)>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기는 하지만, 오자서에 비해 분량이 적은 것을 보아도 두드러지

  는 사실이다. 그렇다고해서 사마천이 범려라는 인물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범려의 처세법이 다른

  공신들과는 달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고, 또한 전국시대 중기 이후에 형성되기 시작한 황로사상(黃老

  思想)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천하려고 한 그의 태도에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있기 때문이다.          


   <3> "너는 회계산(會稽山)의 치욕을 잊었는가?"     

 

 

   句踐之困會稽也(구천지곤회계야) 喟然嘆曰(위연탄왈)

   구천이 회계산에 포위되어 있으면서, 위연히 탄식하여 이렇게 말했다.

   吾終於此乎(오종어차호)

   "나는 여기에서 끝나야 하는가?"

   種曰(종왈)

   이에 문종이 말하였다.

   湯系夏臺(탕계하대)

   "탕(湯)은 하대(夏臺)에 억류되었고,

   文王囚羑里(문왕인유리)

   문왕(文王)은 유리(羑里)의 옥에 갇혔으며,

   晉重耳奔翟(진중이분적)

   진(晉)의 중이(重耳)는 적(翟)나라로 달아났고,

   齊小白奔莒(제소백분거)

   제(齊)나라 소백(小白)은 거(莒)나라로 도망쳤으나,

   其卒王霸(기졸왕패)

   그들은 왕 노릇하고 패권을 차지하였습니다.

   由是觀之(유시관지) 何遽不爲福乎(하거불위복호)

   이로 미루어 보건대, 어찌하여 복이 없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吳旣赦越(오기사월)

   오왕이 이미 월왕을 용서해 주자,

   越王句踐反國(월왕구천반국)

   월왕 구천은 월나라로 돌아가서,

   乃苦身焦思(내고신초사) 置膽於坐(치담어좌)

   이에 몸소 고통을 겼으며 고심하는데, 앉은 자리에는 쓸개를 놓아 두고,

   坐臥卽仰膽(좌와즉앙담)

   앉거나 누었을 때도 항상 쓸개를 바라보며,

   飮食亦嘗膽也(음식역상담야)

   마시거나 먹을 때에도 쓸개를 맛 보았다.

   曰(왈)

   그리고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女忘會稽之恥邪(여망회계지치야)

   "너는 회계산의 치욕을 잊었는가?"

   身自耕作(신자경작) 夫人自織(부인자직)

   그 자신은 직접 밭을 갈아 농사를 짓고, 부인들도 손수 길쌈을 하였으며,

   食不加肉(식불가육) 衣不重采(의부중채)

   먹는 음식도 고기를 먹지 않았으며, 옷도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다.

   折節下賢人(절절하현인) 厚遇賓客(후우빈객)

   또한 몸을 낮추고 어진 사람에게 겸손하고, 손님을 후하게 접대하며,

   振貧弔死(진빈조사)

   가난한 사람을 도와 주고 죽은 자를 조문하며,

   與百姓同其勞(여백성동기로)

   더불어 백성들과 수고를 함께 하였다.

   欲使范蠡治國政(욕사범려치국정) 蠡對曰(여대왈)

   월왕은 범려에게 국정을 맡기려고 하자, 범려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兵甲之事(병갑지사) 種不如蠡(종불여려)

   "군사에 관한 것이라면, 문종이 저 범려만 못합니다.

   塡撫國家(전무국가) 親附百姓(친부백성)

   그러나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친근히 귀의하게 하는 것은,

   蠡不如種(여불여종)

   저 범려가 문종만 못합니다"

   於是擧國政屬大夫種(어시거국장속대부종)

   이에 모든 국정을 대부인 문종에게 부탁하고,

   而使范蠡與大夫柘稽行成(이사범려여대부자계행성)

   범려와 월나라 대부인 자계(柘稽)로 하여금 강화를 맺고,

   爲質於吳(위질어오)

   오나라에 볼모로 남게 하였다.

   二歲而吳歸蠡(이세이오귀려)

   2년이 지나자 오나라는 범려를 돌려 보냈다.

   句踐自會稽歸七年(구천자회계귀칠년)

   구천이 회계산에서 돌아온 지 7년이 되던 해에,

   拊循其士民(부순기사민)

   그의 사병들과 백성들을 아끼고 어루만지며,

   欲用以報吳(욕용이보오)

   그들을 써서 오나라에 복수를 하고자 벼르고 있었다.

   大夫逢同諫曰(대부봉동간왈)

   대부인 봉동(逢同)이 이렇게 간하여 말했다.

   國新流亡(국신류망) 今乃復殷給(금내복은급)

   "나라가 이리저리 떠돈 지 얼마되지 않아, 이제야 조금 나아졌습니다.

   繕飾備利(선식비리)

   우리가 나아졌는데 만일 무기를 갖추고 예리하게 된다면,

   吳必懼(오필구)

   오나라는 반드시 두려워 하게 되고,

   懼則難必至(구즉난필지)

   그들이 두려워 하면 난은 반드시 닥치게 될 것입니다.

   且鷙鳥之擊也(차지조지격야) 必匿其形(필익기형)

   사나운 개가 공격할 때에는, 반드시 그의 모습을 숨기는 법입니다.

   今夫吳兵加齊晉(금부오병가제진)

   지금 오나라는 제(齊)와 진(晉)을 공격하고 있으며,

   怨深於楚越(원심어초월)

   초(楚)와 월(越)나라에 깊은 원한을 맺고 있으며,

   名高天下(명고천하) 實害周室(실해주실)

   이름은 천하에 높으나, 실제로는 주나라를 해치고 있습니다.

   德少而功多(덕소이공다) 必淫自矜(필음자긍)

   덕은 적은데 공적만 많아서, 반드시 자만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爲越計(위월계) 莫若結齊(막약결제)

   우리 월나라를 위해서 계책을 내자면, 제(齊)와 동맹을 맺고,

   親楚(친초) 附晉(부진) 以厚吳(이후오)

   초(楚)와 친하게 지내며, 오(吳)를 후히 받드는 것만 한 것이 없습니다.

   吳之志廣(오지지광) 必輕戰(필경전)

   오나라의 생각이 넓어지면, 반드시 전쟁을 가볍게 여길 것입니다.

   是我連其權(시아연기권)

   이렇게 하면 우리는 그 힘을 연합하여,

   三國伐之(삼국벌지)

   제초진(齊楚晉) 삼국이 오나라를 공격하게 하고,

   越承其弊(월승기폐) 可克也(가극야)

   우리는 그 틈을 타서 공격하면, 가히 이길 수 있습니다"

   句踐曰(구천왈)

   구천이 말하였다.

   善(선)

   "알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