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문화 읽기

열정의 최강사 2020. 7. 25. 20:02

스토브리그 -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지칭한다.
시즌이 끝난 후 팬들이 난롯가에 둘러앉아 
선수들의 연봉 협상이나 트레이드 등에 관해 입씨름을 벌이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백승수 (남궁민) 단장은 다른 종목의 스포츠단을 우승으로 이끈 사람이다. 

특이한 것은 그 스포츠단들이 우승 후에 모두 해체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가지고 있는 별명이 "우승 청부사."

만년 꼴찌팀으로 낙인 찍힌 프로야구단 재송 드림즈에 그가 새롭게 취임하게 된다. 

 

1. 인정이 없다. 

백승수 단장은 함께 일하는 이세영 팀장(박은빈), 한재희 사원(조병규) 과도 

일적인 것을 제외한 어떤 사생활도 잘 노출되지 않는다. 

인정이 없는 것은 작가도 마찬가지인데, 드라마 내내 백승수 단장이 이혼했다는 것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대신, 맥락으로 이해하게끔 한다. 극중 백승수의 전 부인으로 

등장하는 김정화 배우는 어느 드라마에서 만나도 반갑다. 

 

동료들과 인간적인 유대가 없다면, 경영진에게는 예의가 없다. 

고강선 사장 (손종학)이나 재송 그룹의 권경민 구단주 대행(오정세) 와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 지지않고 꼬박꼬박 말대답하는 장면은 

재미와 긴장감을 더한다. 

 

 

2. 타협이 없다. 

드라마 초반 백승수 단장은 드림즈 내의 적폐를 청산하는 내용이 중심이 된다. 

팀 내 분위기를 헤치는 에이스의 방출, 사리사욕을 채우는 스카우트 등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고 발생할 수 있는 폐단들을 단호하게 잘라낸다. 

그리고 새로운 대안으로 멋지게 채워간다. 그것은 희망이 된다. 

 

하지만, 이런 백승수 단장의 행보는 권경민 구단주나 고강선 사장에는 

편치 않다. 야구단 운영으로 매해 70억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권경민 구단주는 백승수 단장에게 자신의 속내를 전한다. 

단장으로 선발한 이유는 특이한 이력 때문이라고, 팀의 해체. 그대로 해달라고. 

백승수 단장은 이런 말에도 당연한 듯 얘기한다. 알았다고. 

이 때는 몰랐다. 해체의 조건이 우승이라는 것을 말이다. 

 

 

3. 놓치는 것이 없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용병 영입이다. 

백승수 단장이 있는 재송 드림즈 역시 용병을 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드림즈 운영팀은 코디네이터 로버트 길을 만나는 데,

외국인 선수를 소개할 때 보이는 지식과 악수할 때 거친 손이 예사 사람이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 

백승수 단장은 자연스럽게 로버트 길의 사는 형편을 보게 되고, 

이세영 팀장을 통해 로버트길의 이력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리고 재송 드림즈의 용병이 되어달라는 어려운 요청을 한다. 

 

이 장면은 개인적으로 크게 감동을 받은 장면이었다. 

오래 만나온 친구와 그 가족이 생각났기 때문인데, 덕분에 오랜만에 

회포를 풀기도 했다. 

 

4. 포기가 없다.

드라마의 후반부는 재송 드림즈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데

그 중에 가장 큰 이벤트는 마지막에 재송그룹에서 야구단 해체를 공식화한 것이다.

결국 백승수 단장은 자신의 마지막을 걸고 야구단 인수계약을 추진한다. 

 

백승수라는 캐릭터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PPL이 많아지기도 해서 드라마는 조금 느슨해졌지만, 

그 마지막을 기대하며 볼 수 있었다. 

 

많은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가운데 백승수 단장만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는데,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특별히 미운 사람 없는 잘 만든 이야기였다. 

 

마지막에 백승수 단장은 이런 말을 한다. 

"이제 날이 풀렸으니 제가 할 일은 다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선수와 감독이 제 몫을 다 할 것입니다."

질척거림 없이 담백한 매력이 넘치는 백승수에게 빠져봄직한,

정주행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