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문화 읽기

열정의 최강사 2013. 8. 22. 19:16

더워도 너무 덥다고 느껴지는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어제부터인가? '이제는 더위도 한풀 꺾이겠지? 시원해졌으면..'하는 생각이 마음에 차오르기에 미뤄두었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봤다. 




구두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 타카오 15세. 비를 유난히 좋아해서 비가 내리면 1교시 정도는 땡땡이 쳐주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비내리를 어느 6월 공원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듯한 여자. 그녀는 알듯모를 듯 이상한 말을 남기고 떠나간다.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그러면 너를 붙잡을 수 있을텐데..." 


다시 비가 내린 날에도 그녀는 그렇게 공원에 있고, 타카오와 그녀는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시작된 장마. 두사람의 만남은 점점 늘어간다. 




타카오는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은 다른 세상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꿈이 그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녀, 유키오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미각장애를 갖게 되었다. 타카오와 함께 공원에서 이야기를 하고,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가까워져 간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항상 나에게 심한 떨림을 준다. 첫 작품 "별의 목소리(ほしのこえ,2002)"에서 받은 감동이 워낙 컷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초속 5cm(秒速5センチメートル,2007) 또는 구름 너머 저편, 약속의 땅(雲のむこう、約束の場所,2004)같은 작품에서도 같은 정도의 혹은 그 이상이 충격을 받게 되는데, 바로 사실감 넘치는 영상때문이다. 








연필 끝에서 살짝 어긋나는 마무리, 칠판에 떨어지는 분필가루, 빗방울과 함께 번지는 무지개 등은 세밀한 관찰 끝에 나오는 사진같은 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이 표현력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세밀하게 표현되는 이미지와 어우러지는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성이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일반인이라면 접근하지 않을 비오는 날의 공원은 평범함과 특별함의 간격을 절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것은 작품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심리와도 잘 맞아 떨어지면서 몰입을 증폭시키게 된다. 


"어차피 인간이란 건 모두 조금씩은, 어딘가 이상한 생물이니까."


연애의 총은 언제나 느끼지 못하는 시기에 알 수 없는 방아쇠로 당겨지게 마련이다. 언제일지 무엇일지 알 수 없는 그 사랑이라는 감정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삶이 풍요로워지지는 않을까?

입에 살짝 미소가 머금어지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이다. 




언어의 정원 (2013)

The Garden of Words 
7.5
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히라노 후미, 마에다 타케시, 테라사키 유카
정보
애니메이션, 로맨스/멜로 | 일본 | 46 분 |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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