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삼촌BK

열정의 최강사 2020. 3. 9. 00:36

1.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반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다. 

90년 생이 온다를 읽을 때도, 

많은 부분 이해와 공감을 할 수는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마케팅으로 접근한다고 하니 

그 아쉬움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읽어본 결과, 

혼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고, 

도움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어서 

조카들에게 톡을 날렸다. 


"조카들아, 책은 내가 살테니, 같이 얘기 좀 하자."

"네압!"





2.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조카들과 만났다. 

이번 만남의 컨셉은 동아리 독서토론. 

점심식사는 배달음식으로 하고, 

차는 테이크 아웃 하기로 했다. 


난생 처음 배달의민족을 스마트폰에 설치했지만, 

뭐 주문은 익숙한 조카들이 하고, 나는 지불만 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무겁게 지갑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3. 

점심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조카들과 책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후 이어지는 감상은 모두 개인적인 것으로 공공성을 갖지 않음을 공지한다.)


소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개인적으로 "어라?" 했던 부분은 

저자의 작문에 대해서 느낌이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나는 말투가 비슷해서 읽기가 쉬웠던 반면에 

조카들은 요즘 말투가 아니라며 이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아무리 소통이 잘된다고 해도, 

그들 역시 노력을 알아주는 것이지, 

자신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고 느끼지는 않는 듯 하다. 


사실 그 부분은 늘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 들 조카들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내가 가까워 지려고 말 중에 섞는 줄임말 역시 

완전히 맞물려 가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말이다. 



4. 

인상깊었던 것은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서 나왔는데, 

평소 만화와 게임에 관심이 많은 조카는 "한정판, 희소성"에 관한 내용에서,  

역사 교사로 방향을 잡은 조카는 "공정, 공평, 진정성"과 "스토리텔링" 부분이 

생각의 여지를 주었다고 했다. 


대화 중간에 몇가지 인상적인 것들이 있었다. 

- 추억팔이는 중요한 컨텐츠이다. 이것은 뉴트로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 공정, 공평, 진정성은 결국 감정에 관한 것이다. 

- 스토리텔링과 희소성은 팬심을 만들어 낸다. 


적고 나니,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표현들이다. 

심지어 익숙하다. 


대화 중에 정말 큰 웃음이 터진 지점은 "추억팔이" 부분이었다.

조카들이 각자가 즐거웠던 기억도 이야기하고, 함께 즐거웠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옆에서 한참 같이 웃다가, 

"이런 게 스토리텔링 이구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달빛천사 OST 텀블벅 펀딩 - 조카들도 참여했다고 했는데... 링크)


5.

나의 관심사와 연결되기 때문에 특히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누었다. 

결국 공정과 진정성은 감정에 관한 것이고, 

그 감정에 접근하는 방식은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다. 

그 스토리가 나를 설득하고 심지어는 유니크하다면 

나는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납득이 될 때까지 이다. 

처음에 나의 관심을 이끌었던 스토리와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대안은 많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과 희귀성은 가르침과 고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느꼈다. 

오히려 정체성에 관한 깨달음이었다. 

사랑의 마음은 변하지 않지만, 

사랑의 표현은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이치이다. 


(나는 이렇게 정리하지만, 책은 구분하여 잘 이해하도록 적혀있다.)


6. 

마지막은 그럼 어째서 이 시기에 90년대 생들이 주목받는가? 에 대한 질문에

자신들이 받았던 교육탓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조카들이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학교에서 유난히 자존감, 정체성 등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너가 중요해, 너의 적성이 중요해.

하지만 학교를 조금만 벗어나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즉 자신들은 교육받은 대로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어서 개성적이지만, 

사회는 여전히 과거 시스템으로 자신들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낯설게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했다 . 






7.

자본주의와 산업사회의 발전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돌볼 여유가 없다. 

성장한 자본주의와 산업사회에는 인간을 돌볼 여유가 있지만, 방법이 없다. 

성숙한 자본주의와 산업사회에는 인간을 돌볼 방법이 있지만, 인간이 없을 수 있다. 


한국사회의 중년이 달라졌다. 7~80년대 생들이 이제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은 90년대 대중 문화의 산업화와 20년대 기술의 쾌속 성장을 경험한 세대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의 시작이 그런 문화와 기술을 바탕에서 비롯되었기에 

개개인은 자유분방하지만, 기성세대와의 관계로 인해 조직적인 면도 나름 준수하였다.


하지만 90년대 생들이 만나는 학창시절과 사회생활은 

모르긴 해도 변화와 혁신의 연속이지 않았을까? 

익숙해지기 전에 바뀌는 사회에 적응하기도 바쁘지 않았을까? 

더많은 이야기들을 줄이고, 결국에 그들은 

자신들을 지켜내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 

최근에 90년대생들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사회와 경제의 허리를 이루는 3~40대가 

수학능력시험으로 대표되는 교육의 변화

서태지와 아이들이 대표하는 대중 문화의 변화 

 IMF로 대표되는 경제 사회의 변화를 경험한 세대가 

그들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났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서로 이해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9.

내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의 선배님들이 

90년생이 온다를 읽고 공통적으로 하셨던 말씀이 

"걔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

근데 알아서 잘해." 였다. 


그만큼 90년대 생들, 

말하자면 자신들의 자녀 정도 되는 나이인 그들에 대한 생각이 그러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의 뜻은 이 시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고 

알아서 잘한다는 말의 뜻은 자신의 시간을 잘 살아낸 선배의 입장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 아닐까? 


10. 

어떤 한 세대가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고, 그들이 어떤 지 파악하는 것은 

사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부분이고 

사회적으로 바라볼 때는 세대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내 옆에 있는 나이 어린 사람, 나이 많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 것이다. 


조카들에게 "너희들이 이런 사람이 맞아?" 라는 질문에 

공감은 됐어요. 라고 말하길래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고마웠다. 

내가 제안한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음에 함께할 시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33426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