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과학 칼럼

임춘택-tigerim 2015. 2. 13. 20:41

 

"하중을 이기지 못한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벌어진 '판교 환풍구 추락 참사'는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정책을 썼다면 상황은 아마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략대학원이 주최한 '국가미래전략 정기토론'에서 임춘택 교수가 한 말이다. 임 교수가 주장한 '국정의 과학화', 즉 과학적인 국가정치는 지난 재난이나 안전사고를 새삼 곱씹어보게 한다.

 

지난달 10일 오전 의정부의 한 아파트(도시형생활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백여 명의 이재민을 냈다.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최초 발생한 불길은 외벽으로 확산해 바로 옆 10층짜리 '드림타운'과 '해뜨는마을' 아파트로 옮겨붙었다. 좁디좁은 건물 '이격거리'가 문제였다.

전문가들은 주범 중 하나를 '건축법'으로 말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일반적인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과 달리 상업지역에 건축되다 보니 일조권 적용에서 배제돼 건물 간격이 최소 50㎝만 넘으면 된다.

이 때문에 이 두 도시형생활주택의 간격은 약 1.5m 정도에 불과했다. 화재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생 후에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건축법에 반영됐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심각한 전력난에 직면하자 뒤늦게 원전발전 비중을 줄이고, 대신 LNG 발전 비중을 늘리는 등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정책 변화를 꾀했다.

위험성 큰 원전을 대체할 연료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줄곧 있었는 데, 일본 역시 사고 경험 후에나 정책 변화가 된 것이다.

임 교수는 "국방·외교 측면에서도 과학적 전문지식이 떨어지다 보니 외국과 전투기 등의 무기 도입·납품 협상 과정에서 불리하게 풀어가는 형국을 자주 접했다"며 국정 전체적으로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문·이과 전문가그룹 융합을 통한 입법·행정과 교육제도 현대화 등이 수반돼야 한다.

2월 임시국회가 열렸다. 함량 미달의 '후다닥 법안'들에는 '과학적' 고민이 얼마나 들어갔을까. 국익과 국민건강 및 안전을 위해서라도 '국정의 과학화'를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 출처: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20510390967409&outlink=1


류준영 joon@mt.co.kr  |  twitter facebook

※미래부 ICT·과학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