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삽을 들고*

.........웃음꽃과 이야기 꽃을 가꾸고 있는.......... .................소담의 작은 화단입니다 .................

17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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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웃음꽃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다.

퇴근 무렵 와이프로부터 카톡이 날아 왔다. 내가 좋아하는 동태탕을 해 놓았으니 빨리 들어오라고. 그렇잖아도 술 생각이 간절했던 내 발걸음이 바빠졌다. 점방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부리나케 돌아오던 그때 문득 모 회사의 광고 한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광고속에 내용을 요약해 보면. 축구광인 남편이 출근을 하면 부인이 TV에서 중계하는 축구를 VTR에 미리 녹화를 해놓고 남편의 퇴근시간을 기다리는데 이를 잘 알고 있는 남편이 좋아하는 축구를 보기위해서 일찍 퇴근을 한다는 것이 이 광고의 줄거리다. 인상적인 것은 광고 마지막 장면에서 최진실이 속삭이며 외치는 대사 한 마디다. “남편의 퇴근 시간은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마치 동태탕을 끓여 놓고 나를 기다리는 와이프의 마음이 그때 최진실이 외치던 대사..

19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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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에 앉아/술잔을 들고 영탁의 막걸리 한 잔

소담아! 도갯집에 가서 막걸리 좀 받아 오너라! 모내기 전 날 밤. 내일은 아침부터 모내기 준비로 바쁘다는 것을 알고 계신 어머니는 미리 서둘러 내게 심부름을 시켰다. 평일 날 한 두 되 살 때는 가까운 점방으로 갔지만 모내기철이나 집안에 잔치가 있는 날에는 도갯집으로 술을 사러갔는데 도갯집은 중간마진이 없어서 값이 저렴하고 양도 훨씬 많았다. 내가 소싯적 때만 해도 술도가를 도갓집 또는 도갯집이라고 불렀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주조장 또는 양조장으로 부른다. 하지만 많은 술도가들이 양조장을 더 선호하고 있는데 이는 주조장은 술을 만든다는 뜻이고 양조장은 술을 빚는 다는 뜻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막걸리가 다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는 가수 영탁의 “막걸리 한 잔”이라..

11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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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웃음꽃 어이아이(於異阿異)

우리말에 “어이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 다르고 아 다르다 라는 뜻으로,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말하기에 따라 사뭇 달라진다는 말이다. 김해로 이사를 오기 전. 고향에 있을 때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별로 친하지도 않고 따로 부고도 전달받지 않았던 탓에 모른 척 지나치기로 했는데 갑자기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해 온 친구는 상중인 친구와 사촌 관계였는데 아무래도 상가집에 손님이 영 없었던 모양이다. 친구야!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데 자네라도 와서 자리 좀 지켜주게 나! 그 순간 기분이 상했다. 같은 말이라도 “상가집에 사람이 없으니 자네만은 꼭 와서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네” 이렇게 정중히 부탁을 해도 갈까 말까 하는데 기껏 하는 소리가 “자네라도” 라니……. 이 말은 얼핏 들으면..

20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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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웃음꽃 청력검사

할아버지 한 분이 뒷짐을 진 채 한가롭게 거리를 나섰다. 때마침 한 업체에서 건강용품을 팔기 위해 노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공짜로 선물을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던 할아버지가 마침내 행사장을 찾았다. 그때 강사 한 분이 귀에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을 열심히 홍보하면서 제법 그럴듯한 정보 하나를 알려주었다. 100미터 밖에서 아내를 불렀는데 대답이 없으면 귀가 조금 먹은 거고 50미터 밖에서 불렀는데 대답을 못하면 귀가 제법 먹은 거고 10미터 밖에서 불렀는데 대답을 못하면 아주 심각한 상태라고…….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던 할아버지는 자기 아내의 귀가 어느 정도인지 직접 시험해 보기로 했다. 이리 저리 거리를 재던 할아버지가 100미터쯤에서 아내를 불러 보았다. 여보! 오늘 저..

08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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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노가리

살면서 올 여름처럼 더운 해도 없는 것 같다 훅훅 달아오르는 열기에 숨도 쉬기 버거운데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올 여름 고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루 종일 땀을 비오 듯 쏟아내고 돌아오는 퇴근 길. 잠시 더위를 잊기 위해 점방을 찾았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술 중에 막걸리를 최고로 친다. 하지만 예외일 때가 있는데 오늘처럼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날이면 막걸리를 잠시 맥주에게 양보한다. 페트 맥주 한 병에 안주로 노가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와 맥주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조용히 술 잔을 기울인다. 빈 속에 들어간 술은 서서히 반응이 나타났다 속이 달아오르며 온 몸이 축 쳐진다 이때 노가리를 고추장에 찍어 한 입에 살짝 넣으면 쫄깃하고 매콤한 맛에 정신이..

03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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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지워진 전화번호

올 여름!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지긋지긋한 더위를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8월의 달력을 넘기는데 뜻밖에도 9월 30일 빨간 숫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나머지 자세히 들여다보니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첫 날이다 올 추석은 다른 해 보다 유난히 더 빨리 든 것 같다. 이렇게 명절날이 돌아오면 두고두고 떠오르는 풍경이 하나 있는데. 해마다 명절날이 되면 어머니께서는 곱게 장만한 음식을 상에 가득 차려 놓고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렸다. 우리 팔 남매! 어디를 가든지 굶지 않게 하여 주시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조상님 들이 늘 보살펴 주셔서 어쩌든가 자식들에게 해가 없이 하는 일마다 잘 되게 해달라고……. 양 손바닥을 마르고 닳도록 비비며 기도를 하신 어머니의 모습이 어제인 듯 아직도 눈에 선하다...

11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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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웃음꽃 계란 이야기!

토요일 오전. 약수터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출출하던 차에 점방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때마침 와이프가 식탁위에 찐 계란을 접시에 차려놓고 있었다. 목이 말라 대접에 막걸리를 가득 따르고 안주로 계란을 까는데 그 순간 문득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글 하나가 뇌리에 스쳐지나 갔다. 어느 사찰에서 유치원생 그림 그리기 사생대회가 펼쳐 졌다고 한다. 그 중에서 한 어린이가 그린 작품 하나가 큰 이목을 끌었는데……. 보통의 아이들은 탑을 그리고 연못에 있는 잉어를 그리고 사찰 주변의 풍경을 주로 그렸는데 특이 하게도 이 아이는 *불단 앞에 차려 놓은 떡과 과일들을 그렸다고 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 중에는 떡도 있고 바나나 배등 여러가지 과일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 유독 사과를..

01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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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이야기꽃 백 년도 못 살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금융회사에 다녔을 때 있었던 일이다 8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창구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창구에 있는 모든 직원들이 친절하게 인사를 하며 반기건만 무언가를 찾는 듯 한동안 망설이던 그가 불쑥 접대실 안으로 들어섰다. 어르신에게 무엇을 도와드릴지 물었지만 어르신은 대답대신 다짜고짜 커피부터 달라고 하는데. 이를 눈치 챈 여직원이 황급히 커피를 접대하고 나니 그때서야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의 이율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얼른 탁자에 놓인 리플렛을 들고 자세히 설명을 해 주고 더 알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묻는데 그 사이 어르신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전단지 여러 장을 꺼내 들었다. 자세히 보니 시내에 있는 모든 금융회사의 전단지가 그의 손에 다 쥐여져 있었다. 역시 우리회사의 ..

08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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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삽을 들고/웃음꽃 호칭 (互稱)이 뭐 길래!

며칠 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동료 직원의 두 아주머니가 나누는 대화가 귀에 들려왔다. 언니! 나 혈압 약 먹어야 한단다. 어제 딸이 몸에 열이 있어서 병원에 데리러 갔다가 우연히 내 혈압을 재어 보았는데 원장님이 혈압이 높아서 혈압약을 꼭 먹어야 된다고 하더라! 아니! 너 같은 마른 몸이 무슨 혈압 약이야? 글쎄 나도 모르겠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에도 충격을 받았는데 원장이라는 사람이 웃기더라! 나 보고 자꾸 아줌마라고 부르는 거야. 컴퓨터에 버젓이 내 이름이 나올 텐데 이름을 불러 주었으면 좋겠는데 자꾸 아주머니, 아주머니 하면서 혈압 약 안 먹으면 큰 일 난다고 하니까 짜증나더라. 이십 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아직까지 아가씨라는 호칭에 익숙한 듯 이름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는 원장의 호칭에 은..

25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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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들의 향연 /몸매와 맵시 나는지금 몇 살로 보일까!

보름 전 어느 날. 일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오른 쪽 무릅이 전기에 감전된 듯 갑자기 심하게 저렸다. 다행히 걷거나 일을 할 때 별 지장이 없어서 이러다 곧 낫겠지 했는데 보름이 지나도 여전히 똑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러다가 병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오늘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병원을 찾기로 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카운터 앞에 예닐곱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도 뒤 질 세라 얼른 줄을 서는 그때 앞에서 뒤를 돌아보던 육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면도도 염색도 안 한지가 꾀 오래 되었는지 덥수룩한 수염에 위의 검은 머리와 아래 흰머리가 뚜렷이 경계가 나뉘어진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제법 나이가 들어 보였다. 줄이 짧아지며 카운터 위에 놓인 에이포 용지에 아저씨가 ..

24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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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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