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들/시로 표현한 세상

Genie 2013. 6. 29. 09:01

 

 

 

'자유' 그리고 '광기'에 대한 짤막한 단상 (I ~ VII)

 

 

(I)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같다

늘 유토피아를 찾아

고통으로 얼룩진 불완전한 세상을

사방으로 헤매지만

정지된 채

제자리에서 뜀박질해대는

자신을 발견한다

자유란 열정적 사랑같다

막상 사랑에 푹 빠지면

본질을 잃어버리고

달콤한 설레임으로

신기루 환상에 도취된다

그러다 결국, 쾌락의 도파민이 고갈되면

애써 다시 그걸 주워 담으려

과거로 뒷걸음질치지만

치유 불가능한

정신적 혼란에 빠질 뿐

아무 것도 어쩌지 못한다

 

(II)

 

자유를 갈망하는 자에게

자유는 오지 않는다

자유는

선동적이지도

광적이지도

열정적이지도 않다

모든 걸 포기한 채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대다가

골방에 갇혀

절망적 허무로

세상을 등지고

홀로 세상을 떠도는 이에게

자유란 존재치 않는다

 

(III)

 

영혼이 자유롭다는 건

존재가 무()가 되는

우주삼라만상이 자기화되는

혹은 형체도 없이 부서져

혼연일체, 하나가 되는 상태지만

자학으로 가득한

자폐적 결핍증을 앓는 이에게

자유란

도피이자 탈출이자

헐벗고 피곤한 살아내기에

유일한 변명거리이자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절규일지 모른다

 

(IV)

 

자유란

열망하는 자가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완벽한 평정상태

자신안에서

쉼 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들을 해소하지 못해

불면의 나날을 보내는 이에게

자유란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아주 먼 나라 신화 속 일화

평생 오직

자유로운 영혼만 추구하던 이의 심장이

어느덧 싸늘하게 식어

하염없이 암울 속으로 침잠해

독하고 탁한 니코틴으로

절망적 통증을 마비시키려

가없는 한숨과 더불어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는

혹독한 중독이다

 

(V)

 

우리가 그토록 얻고자 갈망하는

자유란 무엇일까

뭔가를 획득하거나 소유할 때

자유로워질 거라

막연한 기대를 하지만

소유가 커질수록

가슴 속 빈곤은 더욱 피폐해져

죽을 것 같은 허무를 앓으며

편집증적 피해의식에 갇히게 된다

자유는 억지로 획득하는 게 아니다

마치 사랑처럼

 

(VI)

 

자유란 내 안에 있다

단지 그걸 발견해내지 못할 뿐이지

내 상념이

내 무능력이

내 두려움이

내 세속됨이

내 무지함이

내 아집이

바로 내로 인해 거길 다다르지 못한다

나 자신으로 인해서

스스로를 뒤집을 용기가 부족해

도망치듯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갈구한다

벌거벗은 채로

온 몸에 더운 땀내음나도록

미친듯이 사랑을 나눌 때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랑이란 교감에서 만나는

육체적 쾌락의 절정

어쩜 거기 어디에

자유의 짧은 오르가슴이 존재할지 모른다

자유란

내 안에 있는 거고

그걸 홀로 꺼내지 못해

사랑이란 용기가 필요한 지도 모르니깐

 

(VII)

 

가슴 가득 광기를 지니고 사는 이는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그 광기와 사랑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더러 사랑에 빠졌다고
스스로 착각하지만

실은 그 광기를 쏟아낼 대상을 찾았을 뿐이다

주체할 수 없는 광기가
공허한 가슴을 헤집고

고갈된 열정에

무너지는 갈증을 불러와

새벽녘 스산한 안개로 우울한 템즈강변을

서성일 때면

그 희미하고 암울한 런던브리지 위에서

처음 만나는 누구와도

사랑을 할 수가 있다

그녀에게 달려가

태양보다 더 뜨거운 사랑의 열정을 뿜어내며

마치 하늘이 맺어준 인연

아니 그 이상의 언어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

그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시를 써주고

또 그녀의 누드를 그려준다

그녀를 위해
술을 마시고

그녀를 위해

밤새워 목욕을 시켜준다

오직 그녀만을 위해

그러나
결국 다시 찾아오는 필연적 귀로는

더 큰 공허로 점철된

허무한 가슴

태어나면서부터
광기를 가슴에 담고 태어난 이는

아무도 사랑해선 안 된다

그 사랑과 광기를 구분할 수 없으므로

그래,

영혼이 자유로운 이는 현실에 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