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천사(AngelusNovus)

    AngelusNovus 2009. 2. 9. 19:25

    2005년 5월 삼성은 고려대에 400억을 기부했고,

    고대는 그 대가로 이건희회장에게 '철학'박사를 제공하려 하였는데,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학생들의 물리적 저지 사태가 있었다.

    그로 인해 총학을 탄핵하려는 발의안까지 올라갔다(결국 부결되었다.)

    당시 학내 홈피는 총학에 대한 비판으로 비등했었고,

    보직교수들이 '총사퇴'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교수들과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삼성을 두려워하고, 충성하고자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5년 말,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졌다.

    학생들이 박사학위 수여를 반대한 것은 삼성의 비도덕성 때문이었는데 그 증거가 드러난 것.

    하지만 그 학생들은 결국 2006년 초 출교처분 당했다가 최근에서야 복학했다고 한다.

    (2007년에는 <시사저널> 기자들이 삼성 관련 기사로 인해 무척 고생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지금의 한국사회의 단면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09년,

    이젠 경찰이 건설재벌 용역에 '협조'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경찰이 재벌에 고용된 듯한 그런 모양새다.

    자본력이라는 자석의 자장에 모두 끌려들어가는 듯한 형상이다.

    강제가 필요없다, 알아서 긴다. 언론이 조금 장구만 쳐주면, 만사 오케이다...

    기업도 대학도 정부도 자본력 앞에 무력해지고 있다.

    사람이 죽어도 오히려 죽은 사람이 처벌당한다. 명확한 판정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냥 화염병이 거기 있었다' 그뿐이다. 그것 말고는 밝혀진게 없는데도.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져 갈 것인가.

     

    “이건희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 저지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가혹한 징계를 받았을까 궁금해요. 저희들 역시 취업 걱정이 안될 리 없죠. 집에서도 걱정이 많아요. 저희도 안락한 삶을 살고 싶고요. 사실 취업문이라는 게 아무리 좁아도 개인이 혼자서 많은 노력을 한다면 그 문을 뚫고 들어갈 길은 있어요. 그러나 문 자체가 넓어지는 것은 아니죠. 대다수는 그 문턱에 가보지도 못하고 절망합니다. 학교나 기업, 아니 사회 전체의 경쟁이 강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온실 속에서 비교적 많은 혜택을 받고 자라온 저희들은 무언가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출교처분 당시 참가자 인터뷰)

     

    (다음은 2005년 5월에 썼던 글이다.)

     

    한 최고 부자가 있었다.
    부자가 교수들에게 거액을 주셨다.
    학교발전을 위해 감사히 받았다.

     

    그런데 일부 써글놈들(?)이 감히 최고부자에게 '철학박사' 학위주는데 난동을 부렸다.
     

     

    부자가 "학생들의 행동 이해하오",
    라고 했는데도,
    (그는 분명 80년대 학생들을 무관심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있잖은가?
    최고 부자는 알고 있다.
    "쟤네들 지금 잠깐 그러다 말어.
    왜냐면 장가가고 애낳고 먹고살 때 되면, 다 내 밑에 줄서거들랑.
    너무 신경쓰지 말어들.")


    교수들 왈,

    "아닙니다. 저희 전원 사퇴하겠사옵니다. 저희는 교수가 아니거들랑요. 학문보단 돈이 중요해용~."
    오바해서 충성. 내각총사퇴도 아니고...-.-;;

    써글놈들(?)을

    동료학생들이 돌연 탄핵하려고 했다.

    (이건 2004년 누군가에 대한 탄핵과 매우 유사한 행태이다)

    "너네 때문에 우리 삼성에 취직못해~!"

    나 나중에 먹고 살기 위해서, 최직에 방해될까바.
    입을 모아 동료학생들 외치더라.
    "아 C8, 나 존심도 없어. 돈만 줘~~~. 야 니네들 왜 소금뿌리냐."

    꽤씸죄에 걸려있다가

    그 때 시위 한 애들중 6명이 1년 있다가 보직교수 감금사태로 결국 퇴교처분 당했다.

    2008년이 되어서야 복교했다고 한다.

    이젠 대통령보다,
    이 한 부자의 힘이 더 세졌다고,
    만천하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 부자들이 말할 걸?
    "이거 실업자가 많으니까 훨씬 더 좋은걸?
    진작 이렇게 회사 굴릴 걸 그랬구만.
    고대애들도 이렇게 우리에게 헌신적으로 매달리니 기쁘지 않은가?"

    그리하여 친구 부자들, 무한히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취직 더 안시켜줘도 된다는 신실한 믿음과 확신을 갖고
    요즘들 잠자리 든다더라.

    아까 최고 부자 잠자리 들면서 생각한다.
    "학생들이 왜 걔네들 탄핵까지 하려고 그러지?
    학생들이 먹고살려고 패기까지 잃어버리는구만.
    그래도 나한테 딴지 걸고 이런 학생들이 나중에 일 잘하더만.
    리더십도 있고, 능력도 있고.

    노조 결성하려는 것만 빼면 말야.
    세상 참 말세로구만. 젊은놈들이 패기가 없어 패기가 쯧.
    그리고 돈 좀 줬다고 그놈들은 왜 쇼(사퇴)를 하고 난리야. 
    세금도 감면 받고 이미지도 좋아지고 다 이익이 되니까 준건데

    뭘 그거 가지고 오바 하고 그래.
    교수 녀석들이 지조있게 학생들이나 잘 가르치지 말야."

     

    사실 명예박사학위를 주고 기부금을 받는 것은 세계 모든 대학에서 하는 것이다. 수십개나 되는 명예박사학위로 몇몇 유명인사들은 더이상의 명예박사학위를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이것은 유명인사의 이름값으로 홍보효과를 바라는 것이거나 기부금을 원하기 때문이다. 문맹으로 교도소에서 겨우 읽기 쓰기를 할 줄 아는 타이슨도 명예박사학위가 있다.
    단지 기부금을 받았기 때문이 아닌 비도덕적인 기업인이라는 이유에서 반대했기에 이 사태는 새방적이고 자본주의 성향의 해외인들의 시선으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제가 시비거는 건, 자기 학생들이 학위수여식 방해놓았다고, 이건희한테 잘 보인답시고 집단사퇴쇼를 하는 보직교수들입니다. 기부금에 대해 박사학위 주는 거야 뭐 그렇다 치고 말입니다. 정말 대학이 재벌의 손아귀에 안겨있는 모습, 아닙니까?
    명예박사학위를 돈받고 파는건 세계 모든 대학에서 하는것이다... 라는 말은 어디서 가져온 논리인가.
    그 말대로 한다면, 박사는 돈주고 사도 된다는 건가? 아~ '명예' 짜가 붙었으니까 '박사'를 돈주고 산게 아니라는 논리구만? ㅋㅋㅋ
    그럼 '명예'만 붙여라. 수년간 빡시게 공부하고 논문쓰고 교수에게 온갖 알랑방구껴야 겨우 받는 박사학위를 그런데에 붙이지 마라.
    그래야 너의 논리가 맞다.
    알았냐. 돈의 똥개야.
    흑기사 감사합니다^^
    그럼??? 당시에 출교생들이 교수님들한테 했던 행동은 다 잘한일입니까? 아무리 교수가 부족하고 뭣같았어도 당시에 그 행동은 비난받아 충분한 행동이었고 지성인으로써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을 했는데 처벌도 없이 넘어간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것같은데??
    물론 잘했다는 건 아니죠. 그러나 적어도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건 자유라고 봅니다. 그와중에 무력이 있었던 건 문제죠. 하지만 뭐.. 정치인들 예전에 대학교 졸업식 때들 와서 많이들 고생했었죠.(계란투척이나 밀가루투척 등) 그러니까 비중있는 인물들이 대학에 공식적으로 올땐, 항상 대학생들이 항의와 저항이 계속 있었다는건, 도덕적 판단을 떠나서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오히려 2000년대 들어서 대학생들이 예전보다 조용했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대학생들이 워낙 조용했었으니까 위의 사건이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9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그랬었는데 말이죠.
    그당시 명박수여 반대했던 학생들.. 결국 건희생각대로 대다수 삼성에 들어갔다는 글을 본적이 있네요. 같은 고대학생끼리도 앞길 막는다고 욕하고.. ㅎㅎ
    정몽준이 전남대와서 명박못받고 간게 생각나네요.
    참.. 비교되지요? 적어도 같은 학생들끼리는 욕하지 않았으니.. 교수들도 같이 반대했었구요..
    뭐 전남대생들도 몽준이 명박수여 안막았으면 현대그룹 취업문이야 쪼끔은 더 열리겟지요..

    하지만 명박수여 줄만하니 준다! 하고 학교에서 명분을 내세우지만.. 도덕적으로 그것이 옳지 않다..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교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라고 판단한 학생들이 그 명박수여를 막을만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몸으로 막는 것 밖에 없었을 겁니다.
    건희든 몽준이든 명박 타러 와서 학생들한테 뭐 두들겨 맞은 것도 아니고..
    그들은 오로지 명박수여 반대한다 피켓들고 몸으로 입구 막았을 뿐인데
    그거 보고 뭐 폭력을 행사했다는 둥.. 무력을 썼다는 둥 하면
    그것이 미친소 안먹는다고 평화시위한 시민들보고 폭력시위했다고 덮어씌우는 MB정권과 다를바가 뭐가 있겠습니까?
    '무력'에 대한 규정은 참 민감한 문제입니다. 촛불도 어쨌든 무력의 기미만 있어도 무식하게 덮어씌우니...
    개인적으로는 고대 사건의 경우, 과연 무력사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무력이라고 몰아세우고 전략적으로는 불리한 결과를 낳는 건 사실인듯합니다.
    트랙백에 걸린 '마르크스의 눈'님의 글이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출교생들이 정당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고, 실제로 무력을 사용한 것도 아님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