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생활/2016년감상영화

워프드라이브 2017. 1. 1. 03:11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거리에 나앉게 되더라고요..."



▶ 영화 내용 3줄 요약

1. 심장 문제로 실업자가 된 다니엘. 그러나 국가는 병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2. 실업 수당 신청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케이티네 가족을 알게 되는데... 

3. 다니엘처럼 '바닥 인생'을 사는 케이티. 서로를 의지하며 지내지만... 


▶ 영화 감상 3줄 요약

1.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잔잔한 일상이 이리도 깊이 있는 이야기가 될 줄이야!

2. 국가도, 보험사도, 정직하고 착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눈은 참 없다. 

3. 니들은 안 늙냐!!!!! 인터넷이 전부냐!!! 모르면 죽으란 거냐!!! 


 별점 (5개 만점)

★ (좀 많이 주긴 했다만 잔잔하면서 파문을 일으키는 게 좋더라)


 퍼온 줄거리 

"평범한 이웃 사촌, 당신은 내게 영웅입니다"


평생을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은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다니엘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찾아간 관공서에서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 때문에 번번히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니엘은 두 아이와 함께 런던에서 이주한 

싱글맘 케이티를 만나 도움을 주게되고,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데...




영화의 러닝 타임은 100분. 그리 길지 않고 

영화의 배경은 뉴캐슬인가? 그 동네 한 군데 뿐이다. 

등장하는 장소는 다니엘의 집이나, 실업 급여 신청하는 관공서, 마트, 카페가 전부. 

이야기는 요란하지 않다. 잔잔하고 고요하다. 

그런데 참, 울림은 깊다. 


솔직히 마지막은 예상했다. 고생고생하던 끝에 겨우 구원의 빛이 보였을 때

차가운 물로(아마도 차가울 거라고 내맘대로 상상함) 세수하던 다니엘을 보면서 

그의 최후가 슬플 것이라는 걸, 짐작했다. 그리고 그는 숨을 거뒀다. 

이어지는 다니엘의 장례식. 다니엘이 남긴 쪽지를 읽는 케이티. 

연필로 쓴 그 내용 역시 너무 단순했다. 당연하지만 모두가 잊고 있던 이야기.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마치 TV 영화, 또는 소품 같은 느낌이지만 

참 옹골차게 잘 만들어진 작품인 것 같다. 




영화의 내용을 살펴봅시다...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목수일을 40년 해온 남자다. 

나중에 나오지만 아내와는 사별했고, 슬하에 자식은 없다. 

암튼 그런 상황인데, 영화가 시작되면 검은 스크린에 남녀의 대화만 들린다. 


"팔을 들어올릴 수 있나요?"

"네."

"팔을 머리까지 들어올릴 수 있나요?"

"저기요, 제가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온 건데 그건..."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세요."

"네."

"발가락은..."

"저기, 저 심장이 아파서 일을 못한다고요!"

"자꾸 이러시면 진행이 안 돼요!"

"그러는 당신은 의사인가요 간호사인가요?"

"전 의료전문인입니다." 


다니엘은 심장 마비가 와서 공사를 하던 중 추락사할 뻔 하면서 일을 쉬게 된다. 

의사는 그에게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그 때문에 질병 수당인가? 암튼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을 받고 싶어 신청한 건데

자꾸 심장과 관련없는 팔 다리에 대해 물어보더니 (관련이 있을 순 있겠지만

어쨌든 간에 심장과 관련된 질문은 안 하고 그냥 건강한 사람으로 보는 듯)

결국 질병 수당을 줄 수 없다는 판정을 내려버린다. 




답답해진 다니엘은 관계 기관에 전화를 해보지만 ARS 연결까지 무려 1시간 48분이나 걸린다. 

그 동안에 계속 '상담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라는 안내음과

명곡이지만 이미 ARS 계의 대표 BGM이 되어버린 비발디의 '사계'만이 나올 뿐이다. 

간신히 1시간 48분을 기다려 연결된 상담원은 모르겠다는 반응 뿐. 

질병 수당을 줄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항고를 하고 싶지만

관리자로부터 불가 판정 전화를 받는 게 먼저지, 판정 받은 편지가 먼저가 아니라면서

무조건 관리자의 전화를 기다리라고만 한다. 

말 그대로 빡친 다니엘은 다시 수당 지급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을 찾는데

그곳에서 단지 몇 분 늦었다는 이유로 수당 지급에 대한 판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싱글맘 케이티를 만나게 된다. 

딱한 케이티의 처지를 알아차린 다니엘은 그녀를 돕다가 함께 쫓겨나게 되고 

케이티의 집까지 함께 가게 되는데 그 집은 그야말로 휑뎅그렁하다. 

이사하는데 돈을 다 써버린 바람에 수리를 못해서 집은 뭐 하나 성한 곳이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올 지경이다. 다니엘은 케이티의 부탁으로 막힌 변기를 뚫어주는데

그 이후로 케이티네 집의 크고 작은 부분들을 수리해준다. 40년 목수 경력을 살려서. 


케이티의 일은 케이티의 일이고... 사실 다니엘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질병 수당을 못 받으니 그럼 이번엔 실업 수당이라도 신청해보자는 마음에 

관공서를 찾아가지만 인터넷으로 하면 된단다. 

인터넷을 못하는데 그걸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한다니까

다 설명이 되어 있단다. 어디에? 인터넷에 ㅋㅋㅋ 

인터넷을 못한다는데 인터넷에 설명돼있다, 이런 지저스 크라이스트 ㅋㅋㅋ 

하는 수 없이 시립 도서관인지 어딘지 찾아가서 컴퓨터 앞에 앉은 다니엘. 

하지만 정해진 부분에 마우스를 대라는 말에 

화면에다 진짜 마우스를 척 갖다 댈 정도로 컴퓨터를 못한다. 

앞서 얘기했지만 목수 일만 40년 했을 뿐, 그는 컴퓨터를 아예 못한다. 

그러니 어떻게 컴퓨터로 실업 수당을 신청하겠나... 못하지. 

계속 에러가 나서 결국 신청도 못하고 집에 온다. 


다행히 옆집에 사는 흑인 청년 (이름이 막심은 아니었겠지? 그건 택배용...)이 

인터넷을 써서 그걸로 실업 수당 신청을 하는데 성공하긴 한다. 

그냥 관공서에서 좀 도와주면 되는 일이었다는 걸 알고 다니엘은 허탈해한다. 

물론 관공서에도 인정 넘치는 사람 하나, 여자 직원 하나 있긴 있는데, 

인정 넘치게 도와주는 상황이 오면 그 여자를 불러다가 

"그렇게 하면 안돼요. 선례를 남기게 되잖아요!" 라면서 못하게 제재함. 왕짜증... 

암튼 실업 수당을 신청한 다니엘은 

그 때부터 한 주에 35시간 씩 구직 활동을 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의사는 일하지 말했지만) 이력서를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기 시작한다. 




한편, 먹을 것조차 없이 살던 케이티는 푸드 뱅크에서 음식을 타갈 자격이 되어

다니엘의 도움으로 아이들과 함께 푸드 뱅크에 간다. 

다니엘의 도움이 늘 고마워 식사를 3인분 준비하면 

자신은 먹지 않고 두 아이와 다니엘에게 식사를 주고 자신은 사과를 먹던 케이티.

푸드 뱅크에 진열된 통조림을 보자 순간 어지러움과 배고픔에 

그만 그 자리에서 캔 하나를 따서 마구 입에다가 쑤셔넣는다. (콩이었던 듯)

사람들이 당황하자 케이티는 눈물을 흘리며 너무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청소해드립니다' 라는 안내 글을 직접 써서 온 동네방네 뿌리고 다니고

외투라고는 딱 한 벌 밖에 없어서 (정말 영화내내 단 한번도 옷이 바뀌지 않음)

그것만 맨날 입고 다니던 케이티는 도저히 재기할 힘이 없다. 

사실 케이티는 런던에서 뉴캐슬로 이사오기 전에 노숙자 센터에서 2년을 살았다.

그 때문에 아들 딜런은 좀 산만한 아이가 되었다. 

간신히 집을 얻어 뉴캐슬로 왔지만 애들 전학하는데 돈을 다 써서 돈이 없다. 

아이들은 학교에 보내야 하고 전기도 가스도 써야한다. 절망적이다.


그래도 그 썩은 집을 닦고 쓸고 해보겠다고 

화장실 벽을 수세미(?)로 벅벅 닦아내던 케이티. 

그러나 타일 하나가 힘없이 툭 떨어져 깨지고 그 모습에 케이티는 힘이 쭉 빠져버린다. 

뭔가 깨지는 소리를 들은 딸 데이지는 엄마에게 무슨 일이냐고 다가오는데

엄마 케이티는 아이 앞에서 울지 않으려 애쓰다가 딸이 자리를 떠나자 그제야 운다. 




너무 길게 썼으니 좀 줄여야지 ㅋㅋㅋ 


이 지옥 같은 생활 속에서 케이티는 마트에서 생리대를 훔치다 적발되고

그런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마트 경비 이반은 그녀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준다. 

그게... 몸 파는 일이었다... 케이티는 망설이다가 결국 이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한편, 실업 수당 때문에 일하지 않을 거면서도 이력서를 돌리던 다니엘은 

자신이 이력서를 돌렸던 어느 회사에서 일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는 

사실은 자신이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자 그 회사 사장은 수당이나 받고 놀려고 한다면서 다니엘을 비난한다.

간신히 주35시간 구직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관공서에 가서 

공무원과 면담하는 다니엘. 그런데 연필로 쓴 다니엘의 이력서와 

겨우 일기 정도로 기록된 구직 활동을 보던 공무원은 

이런 식이면 실업 수당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왜 자신이 구직활동한 기록을 핸드폰을 찍지 않았냐,

구직 사이트에 들어간 기록은 왜 없느냐 이거다. 

처음엔 열심히 저항하던 다니엘이 이제는 힘이 빠졌는지 아무 말도 없이 나가버린다. 


그러니까 다니엘의 상황은 이렇다. 

몸이 아파서 일을 못해요 -> 질병 수당 주세요 -> 심장 빼고 멀쩡한데 일하렴. 

-> 질병 수당 거부 -> 그럼 항고할 거예요 -> 항고하려면 질병 수당 거부한다는

담당자의 전화가 필요한데 아직 전화 안 옴. 그래서 항고도 할 수 없음. 


아놔, 그럼 실업 수당이라도! -> 그럼 주35시간 구직 활동을 하렴 

-> 구직활동 일기장 적었어요 뿌잉뿌잉 

-> 야! 스마트폰 뒀다 뭐하니? 기록 인정 못해. 너 제재 대상. 이런 뻥쟁이!!! 

이렇게 된 거다. 




영화 후반부. 

케이티에게서 좋지 않은 낌새를 차린 다니엘은 그녀의 '직장'에서 

좀 헐벗어 보이는 그녀를 발견하고, 케이티는 제발 그냥 가달라며 절규한다. 

그러면서 일을 한 번 하니 300파운드를 벌 수 있었다며 울부짖는다. 

다니엘은 자신의 집에 있는 가구를 전부 팔아 200파운드를 마련하고

그걸로... 뭐했더라? -_-;;; 기억이 안 나네. 그걸 케이티한테 줬던가... 


그리고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 

공무원들에게 대차게 까이고 자신의 구직 활동도 인정 못 받아, 

질병 기록도 인정 못 받아, 빡칠대로 빡친 다니엘은 

마카 있잖아요 마카? 그 벽에 뿌리는 페인트. 마카. 그거 들고 가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수당을 요구한다!!!!

그리고 ARS 전화할 때 그 구린 연결음 바꿔라!!! 

이런 내용을 관공서 벽에다가 크게 써놓는다. 

그걸 보고 박수치는 사람들. 

하지만 다니엘은 경찰에 잡혀간다. 훈방 조치되긴 하지만. 

아마 영화 내내 이 장면이 제일 통쾌했던 듯. 




얼마 후, 케이티는 서류면 서류, 복지사면 복지사, 완벽하게 준비해서 

다니엘을 위해 수당을 받기 위한 항고의 자리를 마련한다. 

다니엘의 소식을 들은 담당 의사는 분노했고, 그가 아프다는 걸 증명해주었다. 

이제 100% 승산이 있고 다니엘은 나라에서 수당을 받게 될 것이다. 

그는 놀았던 것도 아니고, 일을 하지 않으려 한 것도 아니며 단지 아파서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다.

아마 다 나았으면 일을 다시 했을 것이며, 사실 실력있는 목수이기도 하다. 

공무원들을 만나기 전, 떨리는 마음으로 세수를 하러 간 다니엘. 그리고... 

심장이 안 좋아서 일을 안하고 있던 그의 심장에 또 다시 문제가 생기고

다니엘은 결국 화장실 바닥에서 그대로 사망한다. 


장례식날. 케이티네 가족과 다니엘의 이웃집 청년, 

그리고 마음씨 좋았던 여자 공무원 (상사에게 까였던...) 등등이 장례식장에 와 있다. 

오전 9시. 가난뱅이들의 장례 시간이라고 불리는 그 시간에. 

왜냐하면 너무 이른 시각이라 장례를 잘 안 치러서 그렇다고 하네... 

케이티는 다니엘을 보내며 마지막으로 항고 자리에서 다니엘이 읽으려던 글을 대신 읽는다. 

변함없이 연필로 글을 쓴 다니엘. 

그는 말한다. "나는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라고. 




근데 참, 신기한 일이다. 

어째서 좀 부족하게 사는 사람들끼리 더 다정하고 친하게 지내는 걸까. 인간답게 말이다. 

욕쟁이 할아버지 같은 다니엘은 옆집 청년에게 쓰레기 치우라고 맨날 잔소리지만 

사실은 택배도 대신 받아주는 다정한 이웃이다. 옆집 청년도 투정은 부리지만 

다니엘을 위해 실업 수당 신청도 해주는 착한 사람이다. 

다니엘은 그저 인정에 끌려 케이티를 도와줬고 

그 도움에 뭔가 줄 것이 없던 케이티는 밥 한 끼라도 대접하려 자신은 굶어야 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 '복지'는 아니지만 복지라는 게 참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런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도와줘야 하고, 

그런 사람을 제대로 선별하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다니엘의 마지막 글에 나와 있듯 그들은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냥 시민이다. 한 국가의 구성원, 시민. 

그리고 관공서나 보험회사들. 뭐 꼭 거기만 한정된 건 아니지만 대표적인 둘!

제발 절차 좀 복잡하게 만들어놓지 말고, 여러분들만 알아듣는 단어를 쓰지 마시라. 

인터넷 쓰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으라고? 그게 말이 됨? 

어떻게든 도움 안 주려고 팔 다리만 잘 쓰면 다 아픈 사람 아니라지. 흥! 

어떻게든 수당 주기 싫어서 철벽 블로킹하는 것들. 절차나 과정에 얽매인 것들... 

(여담인데, 영어로만 된 간판 같은 것도 너무 오만해보인다. 

한국이니 한국말 쓰세요가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모르는 중년 노년은 

그냥 꺼지라는 건지 뭔지... 한글로 표기 좀 해주면 어디 덧나나? 이것도 철벽 블로킹.) 


잘 만든 영화다. 황금종려상까진 몰라도 어쨌든 잘 만든 영화다. 

제작비도 많이 안 들이고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다니!!! 짝짝짝!!! 

썩은 토마토 점수가 91%인게 이해가 된다. 

이 영화 보기 전에, 연말이라고, 기분 좀 내자고 

그냥 김밥 대신 치즈 김밥 먹었던 게 미안해질 정도였다... T.T 

난 이런 영화가 좋더라~ 감상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