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말고

워프드라이브 2020. 10. 26. 02:39

이게 뭐라고 3편씩이나 썼을까 ㅎㅎ

사실은 더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번 편을 끝으로 인생 덜 망하는 법은 그만 써야겠다. 

그동안 공감 눌러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누추한 글에 귀한 공감을 눌러주시다니 ㅋㅋㅋ 모두 복 받으실 거예요. 

 

 

 

 

 

 

 

 

 

 

 

 

 

 

 

 

 

 

 

 

인생 덜 망하는 방법 3편: 절약은 필수

10월의 끝자락이다. 올해가 또 이렇게 흘러간다. 
세월은 분명히 흘러가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는 그걸 알고 있음에도 또 시간을 허비한다. 
돌아보면 아까운데. 분명히 다시 잡을 수 없다는 걸 아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주말이 날아가버렸다. 훨훨. 

어디 주말만 날아갔을까. 
지금껏 수년, 수십년을 날려보냈는데. 쭉 그렇게 살아왔다. 시간을 허비하면서. 
그래도 나는 나를 믿어주자며,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거 하겠다며
그렇게 세월을 보냈다. 그래서 남는 건 뭘까. 
아무것도 없다. 왜? 열심히 안했으니까. 안할 줄 알면서도 그냥 돈과 시간만 쏟아부었으니까. 
집적거린 외국어가 몇 개며, 샀다가 먼지만 쌓여 결국 남 주거나 버린 악기는 또 얼마인가. 
유행따라 화초도 키워보고 이런 저런 강의도 들으러 다녔다지?
그래서 뭘 끝내본 건 있긴 한가? 없다. 전혀. 아무것도.  
예망인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계획은 창대하고 시작은 곧잘하면서 끝을 내는 법은 없는 그런 모습.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예망인들의 경우, 호기심과 시샘과 질투와 욕심이 많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손대는 게 남들보다 더 많고 포기하는 것도 남들보다 더 많다. 
돈과 시간을 '기회'라는 이름으로 허비해버린다. 내가 딱 그랬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걸 분명히 아는 것처럼
여러 번 망해보고 포기해본 예망인들이라면, 부정하고 싶겠지만,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 있을 것이다. 
뭐든 시작해봐야 끝내기 어려울 거라는 사실.  
뭔가를 끝내는 일이 한없이 0에 가깝다는 걸 알면서도 '어렵다'는 말로 약간의 열린 결말을 남겨둔 까닭은 
그래도 아직 예망인들 중에, 나이가 젊거나 망함 지수(?)가 낮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의 기회까지 짓밟고 싶지 않아서다. 
하지만 나같은 '찐' 예망인들은, 이 말을 타이핑하면서도 가슴이 좀 아리지만,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돈과 시간은 한정적이니까. 어쩌면 오래 살 지도 모르니까 더욱 더. 

깨달았다면 아껴야 한다. 절약해야 한다. 
혹시라도 취미생활을 가지고 싶다면, 그래, 한 두 번 정도는 손을 대봐도 좋겠지만
아마 '찐' 예망인이라면 뭐든 목표하는 바를 이뤄내긴 힘들 거다. 
그냥, 돈 들이지 않는 취미를 찾아보자. 
외국어 하고 싶으면 유튜브와 각종 지자체 평생학습포털을 이용해보자. 돈 안 든다. 
(물론 원어민과 대화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예망인이라면 결국 책이나 인강을 살 것도 같다.)
악기를 하고 싶으면, 정말 악기를 사서 연습하고 싶다면, 보급형으로 제일 저렴한 걸 사자. 
(물론 그러고도 결국엔 집안 한 구석에 처박아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면, 예를 들어 어학연수를 간다거나 대학원에 진학한다거나 하는 
그런 기회를 주고 싶을 땐 100번 200번 생각하고 최악의 시뮬레이션을 최대한 많이 돌려보자. 
(물론 그래도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면... 결국 주고 말겠지. 그러고 후회할 가능성 매우 높음.)

<엘리자벳>이라는 뮤지컬을 보면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라는 노래가 있다. 
마지막 노래 가사가 딱 떠오른다. "안되는 건 영원히 안~돼~요~~~"
네, 안됩니다. 안 된다고요. 
예망인들은 안돼요. 예비 망한 인생이라고 정해져 있으니까요. 

이렇게 세상 부정적으로 말하는 이 시대 최고의 예망인, 주인장도 
다 늙어서 머리도 안 돌아가고 몸도 슬슬 여기저기 고쳐써야 하는 나조차도  
결국은 자신에게 또 기회를 주고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아마도. 
그런데 그 때의 기회란, 좋아서 선택하는 기회가 아니라 선택지가 하나 밖에 없어서 택하는 그런 기회가 될 것이다. 

여러분, 인생의 선택지를 늘리고 늙어서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열심히 살면서  
예망인의 길에서 벗어나세요. 예망인이라고 판단되면 돈과 시간을 아껴야 하고 말이죠... 

 

젊었을 때는 나이든 사람의 말이 다 꼰대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는 걸 잘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왜 간섭하고 왜 오지랖 떨고 왜 희망을 꺾는 소리를 할까 투덜대던 순간들이 내 인생에도 수 십 수 백 컷 남아있다.  
부딪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라는 게 있고,  
돈과 시간을 다 낭비하고 초라한 꼴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한 푼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아낄 걸 그랬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니까.  


인생이 망하는 걸 피할 수 없어도, 조금은 덜 망하길 오늘도 소원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