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생활/2020년감상영화

워프드라이브 2020. 10. 30. 23:00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소리도 없이
원제: Voice of Silence
감독: 홍의정 
출연: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  
기타: 99분, 15세이상관람가

▶ 퍼온 줄거리
악의 없이, 계획에 없던 유괴범이 되다!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성실하고 전문적으로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과 ‘창복’. 
어느 날 단골이었던 범죄 조직의 실장 ‘용석’에게 부탁을 받고 유괴된 11살 아이 ‘초희’를 억지로 떠맡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다시 아이를 돌려주려던 두 사람 앞에 '용석'이 시체로 나타나고,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 영화 내용 3줄 요약 
1. 범죄조직의 시체 수습을 해주던 태인과 창복은 11세 소녀 초희를 떠맡게 된다.
2. 의외로 태인의 집에 잘 적응하는 초희. 창복은 몸값을 받으러 갔다가 사망하고. 
3. 초희를 '팔려다가' 되찾아온 태인은 결국 초희를 원래 살던 곳으로 데려다주는데.

▶ 영화 감상 3줄 요약
1. 예상 외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 선과 악, 교육, 사회 등등...
2. 마지막에 초희는 누굴 향해 인사한 걸까.  
3. 태인이네 집에 전기요금, 수도요금은 청구될 지 궁금해짐 -_-;;;

▶ 별점 (별 5개 만점)
★★★☆ (잔잔하게(?) 볼만한)  

▶ 이런 분들께 추천

독특한 느낌에 러닝 타임 짧은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 

▶ 다시 정리하는 줄거리 

 

평범한 동네 계란 트럭 장수로 '보이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

이들에겐 또 하나의 직업이 있다. 범죄조직에서 사람을 죽이고 나면 시신을 수습해주는 일이다. 

영화 초반. 외진 곳에 있는 허름한 창고. 누군가가 피떡이 된 채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범죄 조직에서 사람이 오기 전, 태인과 창복은 바닥에 비닐을 깔아두고 '작업복'을 입는다. 

(이 작업복을 입을 때 창복이 태인에게 "너 어릴 때 입던 우비가 그래도 나한테 맞네?"라고 

말하는 거 보면, 두 사람의 관계가 꽤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그 날은 범죄 조직의 실장(임강성)이 직접 '왕림'한 날. 

예의 바르고 싹싹한 창복은 이 누추한 곳에 어쩐 일이냐며 연신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태인은 어쩐지 실장을 탐탁치 않게 본다. 그러면서도 실장의 양복, 라이터, 담배꽁초까지... 

그가 가진 물건들을 탐낸다. 사실 이것은 단순히 물건에 대한 욕심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묘한 감정이다. 욕심. 부러움. 동경 같은 거. 

 

잠시 후, 태인과 창복은 실장과 조직원한테 맞아서 죽은 시신을 치우러 온다. 

헌데 실장이 창복에게 이상한 부탁 하나를 한다. "사람을 하나 맡아주면 좋겠어."

어디까지나 범죄 조직이 버리고 간 시신을 치우는 일을 할 뿐, 

직접적으로 범죄에 개입한 적은 없는 창복은 극구 일을 사양하려 한다. 

그러나 하필 방금 죽은 사람을 묶어둔 로프를 태인이 확 던지다가

그게 실장의 다리를 슬쩍 건드렸고 실장의 얼굴이 확 구겨져버린다. 이것들이??? 

뭔가 급하게 비위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한 창복은 말씀하신 일을 잘해보겠다고 답해버린다. 

실장이 가고 난 후, 두 사람은 시신을 땅에 묻어주는데 

이 때 창복의 태도는, 어쩐지 굉장히 격에 맞지 않다 해야 하나... 암튼 그렇다. 

한참 땅을 파고 시신을 눕혀두는데, 어? 그래도 머리는 북쪽으로 놔줘야지? 이러면서 

시신을 눕힌 방향을 바꾸는가 하면, 다 묻고는 성경책을 손에 쥐고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린다. 

반면 태인은 말이 없다. 아예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거의 안하고 산 것 같다. 이 영화에서 태인의 대사는 단 한마디도 없다. 

 

다음 날. 장난감과 풍선이 잔뜩 놓여진 어떤 사무실. 그곳에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누군가와 전화하며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 누군가는 바로 창복과 태인이다. 

실장이 부탁한 사람을, 이들이 데리고 있다. 일종의 유괴 알선업자라고 해야 하나? -_-

이들이 알려준 사무실로 들어가보니 어?? 토끼 가면을 쓴 여자 아이 하나가 숨어있다가 나온다.

실장이 맡아달라고 한 건 어른이 아니고 아이였다. 양갈래 머리를 한 11세 소녀 배초희. 

창복은 난감해한다. 아니, 어쩌라고!!! 하지만 영화 내내 창복은 뒤에서 화를 내면 냈지

실장이나 유괴 알선업자나 그 누구 앞에서도 화를 내지 못한다. 

오로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사람은 태인 하나 뿐이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말없는 태인 앞에서 창복은 혼자 묻고 답하며 해결책을 내놓는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실장은 어떤 부자에게서 아이를 납치해 몸값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 집에는 3대 독자가 있는데 원래는 그 아이를 납치하려다 계획이 틀어져 초희를 납치했다.

허나 아이의 아빠는 '딸'의 몸값을 자꾸만 깎으려 든다. 

3대 독자가 아니라 딸이라서 그럴 수 있다는... 좀 빡치는 설정이 끼어있다. 

차 밖에서 얘기를 하고 있었지만 차 안에 있던 초희도 이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창복은 초희가 무서워하지 않게, 우린 아버지의 친구들이며 

너네 아버지에게 받을 게 있어서 그런다며 아마 내일은 집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식으로 말한다. 

그리고는 태인에게 초희를 맡김. 엥??? 왜??? 태인은 발을 쿵쿵대며 화를 내지만 

인적 드물고 외진 곳에 있는 태인의 집이 아무래도 적합함. 할 수 없이 태인은 초희를 데려간다. 

태인의 자전거를 타고 가던 초희가 나물 파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도와달라고 하지만, 

할머니는 "오빠 말 잘 들어야지"하곤 가버린다. (태인이 종종 달걀도 주고 하니 좋게 봤을 거다.)

태인은 초희가 또 도망칠까봐 아예 묶어놓고 자전거에 태운다. 

 

태인의 집. 누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폐가 수준이다. 

문을 여니 집안은 옷가지며 이불이 아무렇게나 쌓여있다. 그 와중에 TV가 나오긴 하네... 

헌데 그 안에는 태인 말고 태인의 어린 여동생 문주도 살고 있다. 

씻지도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아 거의 원시인 수준인 문주가 배고프다고 하자, 

태인은 천하장사 소시지 같은 걸 던져준다. 그나마 문주는 초희랑 말이 통하는 상대가 된다. 

이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당황하지 않는 초희 대단해... 어느새 잠이 든 초희. 

 

다음 날이었나... 태인은 창복으로부터 '청소' 일이 있으니 나오라는 문자를 받는다. 

초희가 있으니 문을 잠가놓고 오라고 하지만 동생 문주 때문에 잠글 수 없는 태인.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잠가놓으면 화장실 못 감...) 결국 태인은 초희를 현장에 데려간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일이 꼬인다. 그날 조직에서 죽이려고 데려온 인물이... 

바로 실장이었기 때문이다. 창복에게 초희를 맡아달라고 했던 그 실장.

결국 실장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했던 방식 그대로, 공중에 매달려 처맞아 죽는다. 

"그런데 혹시... 아이 맡아달라고 한 일은 누가 인수인계 받으셨는지..." 창복이 조심스레 묻자

실장을 죽인 조직의 또 다른 인물은 실장이 여기저기 일을 많이 벌여놨더라며 답을 피한다. 

엥? 우린 어쩌라고!!! 창복이 이러는 사이, 태인은 실장이 입었던 양복을 조용히 챙긴다. 

나중에 나오지만 그렇게 가져온 양복은 손빨래 해서 잘 걸어둠. 

 

초희 유괴에 대한 인수인계 없이 실장이 저세상으로 갔으니 

창복과 태인은 졸지에 유괴범이 되어버렸다... 급한대로 유괴 알선업자들을 찾아가는 창복.

기가 막힌 건, 유괴 알선업자에게 초희를 도로 돌려준다해도 그 쪽에서 돈을 달라고 함. 

유괴 알선업자들은 실장에게서 받을 돈을 창복과 태인에게 받으려 함. 아놔... 

심지어 그게 2500만원. (실장이 창복에게는 300만원 준다 했음) 

유괴 알선업자들은 창복에게 네가 직접 아이 몸값을 받아내서 우리에게 수수료를 달라 한다. 

... 네????? 기가 막히지만 그러면서도 창복은 또 유괴 알선업자들이 시키는대로 

크레파스와 카드 등을 사서, 초희에게 건넨다. 아빠에게 구해달라고 편지 쓰라고. 

순순히 편지를 쓰는 초희. 그러면서 언제 아빠에게 데려다줄건지 태인에게 자꾸만 묻는다. 

그러나 사실 기약이 없음. 내일이 될지, 내일 모레, 아니면 그보다 더 걸릴지. 

 

여기서부터 중간 내용은 좀 까먹었음. 대충 이런 내용임. 

초희는 문주가 있어서 그런지, 의외로 태인의 집에서 잘 적응하며 산다. 

어느 날은 태인의 핸드폰을 훔쳐(아직 2G 핸드폰...) 신고를 하려고도 했지만

태인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깨버림. 화장실 가고 싶다며 대충 둘러댄 초희는 

화장실 가는데 같이 가달라고 하고, 문 밖에 태인이 있는지 확인하려 자꾸만 말을 건다. 

그러자 말을 '안'하고 사는 태인은 박수를 치며 자신이 거기 서 있음을 알려준다. 

이 에피소드는 나중에 또 한 번 나올 예정이라 귀찮은데도 썼음 ㅋㅋㅋ 

초희는 옷가지와 이불이 널브러져 있던 태인의 집을 깨끗하게 치워두는가 하면,

문주에게 '오빠가 밥을 먹기 시작하면 먹으라'며 인의예지까지 가르친다. 

또 더러운 옷들을 빨아 널고, 문주를 깨끗하게 씻겨주기도 한다. 

 

한편, 창복은 유괴 알선업자들이 시키는대로 편지나 사진을 보내며 아이 부모를 협박한다. 

창복이 불쌍해보이는 초희의 표정을 찍으려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준비해왔는데 

문제는 초희가 자꾸만 웃어서 불쌍한 느낌이 안 남. 스톡홀름 신드롬인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디어 초희의 아빠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헌데 유괴 알선업자들은 창복에게 자신들은 얼굴이 알려져서 안되니 

네가 가서 돈을 받아오라고 한다. 당황하는 창복. 

시신 처리만 해봤지 본격적으로 범죄의 중심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뒤에서 구시렁댈 뿐, 싫다는 소리를 못하는 창복은 직접 돈을 받으러 가기로 한다. 

그런데 만약 약속한 장소에 사람이 안 나온다면? 돈을 못 받는다면? 그땐 어떻게 하나?

창복은 태인에게, 만약 내일 12시까지 자신에게 연락이 안 오면

초희를 '평화가든'이라는 곳에 데려다주라고 한다. 왜? 초희를... 팔아버리는 거다. 

왜 이래야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태인은 창복의 말을 듣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 밤이었던가... 태인이 창복의 말대로 기도 테이프 듣는 장면이 처음으로 나온다. 

뭔가 처음으로... 태인도 '죄 사함'을 받고 싶었던 걸까. 

 

다음 날. 계란 판매에 쓰는 트럭을 몰고 약속된 시장에 도착한 창복은 

'파란 모자를 쓴 사람'을 찾으라는 말에 계속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침내 파란 모자 쓴 남자를 발견하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가 

그가 버리듯이 던져놓고 간 여행 가방을 품에 안는다. 터질듯한 심장. 긴장감. 공포감... 

창복은 돈가방을 안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누군가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시선을 느끼면 넋을 놔버리는 창복. 

어느 건물로 도망치듯 올라갔던 창복은 문을 열고 달아나려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고 

그대로 굴러버린다. (창복은 다리를 살짝 저는 사람이었다.) 쿵. 

바닥에는 창복의 머리에서 나온 피가 짙게 퍼진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지만 

이내 창복은 계단에 털썩 앉아 가방을 안은 채 그대로 숨을 거둔다. 

그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글자... 편안히 하늘로... 라는 간판 같은 게 보인다. 

(평안히 하늘로... 가 맞을 것 같은데 내 기억엔 편안히 하늘로... 라고 써 있었다.)

어쩐지 현 상황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창복의 명복을 빌어주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 시각. 12시가 넘도록 창복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자, 태인은 초조해하다가 

결국 창복이 시키는대로 평화가든에 초희를 데려다 준다. 

언뜻 봐서는 닭을 키우고 요리하는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아마도 버려지거나 유괴당한) 아이들의 장기거래를 알선하는 곳이다. 

초희를 본 여자사장은 7살로 들었는데 이게 뭐냐며 남자사장에게 화를 낸다. 

그러면서도 초희에게 요구르트를 살짝 넣은 술을 주며 약이다 생각하고 마시라고 한다. 

불안해하는 초희를 놔두고, 태인은 평화가든을 떠난다. 

(자전거를 타고 온 것으로 봐서 평화가든은 태인의 마을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르는 태인도 이쯤되면 알았을 것이다. 초희가 어떻게 될 지를. 

집에 가니 문주는 어느새 많이 친해진 언니 초희를 찾는다. 

퍼뜩 정신이 돌아온 듯, 태인은 실장이 입었던 양복을 급하게 입고 다시 자전거를 탄다. 

가다보니 평화가든 남자사장이 애들을 잔뜩 태운 노란색 유치원 차량을 몰고 가고 있다. 

그 옆을 바짝 따라붙는 태인. 남자사장이 당황하는 사이, 태인은 아예 유치원 차량에 올라타 

열쇠를 빼앗고 남자사장을 밖으로 밀어버린다. (그 와중에 자전거를 차에 싣는 센스 ㅎㅎㅎ)

한참을 달아나던 태인은 초희를 깨우는데 11살 짜리가 소주를 마셨으니 제정신이겠음?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자신을 막 밀어내는 초희를, 태인은 자전거에 태우고 도망간다. 

(태인의 이 행동은 평화가든에 갇혀있던 다른 아이들까지 자유롭게 해주었다...) 

 

태인의 자전거에 탄 채 계속 줄줄 토하는 초희. 집에 와서 약상자를 뒤져보지만

옷도 먹을 것도 제대로 없는 집에 약이 제대로 있을리 만무하다. 

태인은 약국을 찾아 초희에게 먹일 약을 사온다. 

그 사이, 초희는 집에서 정신을 차리렸는데 때마침 태인이 급하게 나가서 그랬는지

방문이 잠겨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어???? 그럼 지금이... 도망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 길로 초희는 도망을 친다. 문제는... 그 동네가 정말 인적이 드물다는 거죠. 

 

밤이 되어도 풀밭만 헤매던 초희 앞에 잔뜩 취한 중년 남자 하나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초희는 희망을 안고 그 남자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하지만 

중년 남자는 느끼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내가 경찰이야..."라며 초희의 손목을 꽉 붙잡는다. 

두려움을 느낀 초희는 애써 손목을 빼고는 또 달아난다. 하아... 이 무서운 동네. 

그 사이 태인은 초희를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그런데 여기서 나름 반전. 술이 알딸딸하게 취해있던 중년 남자는 진짜 경찰이었다!!! 

여자 순경 하나가 "최 경장님, 또 취하셨어요?"하면서 다가옴. (직위는 사실 까먹음) 

중년 남자는 자신이 열살쯤 되는 여자 아이를 봤다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여자 순경은 이 양반이 술에 취해서 헛소리하나보다... 하면서도 자신이 아이를 찾아보겠다고 한다. 

그 사이, 태인은 초희와 마주치고, 초희는 딱히 달아날 생각도 없이 

태인의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간다. 아이고... 

 

그런데!! 여자 순경이 사라진 아이(초희...)를 찾아 태인의 집까지 찾아옴. 

"느티나무 집 총각... 혹시 여기 아이... 없죠?" 

때마침 초희는 화장실에 있었고, 초희가 나오려 하자, 태인은 문을 밀어 못 나오게 한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자 순경은 태인과 몸싸움을 하는데, 뭘 잘못 건드린 바람에 

무슨 나무로 만든 도구 같은 것에 순경이 정통으로 맞아버림. 이대로... 죽은 거???

사람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죄책감도 없는 듯, 태인은 그대로 여자 순경을 집안에 묻어버린다. 

그런데 이 때, 태인의 곁에 있던 초희가 박수를 치며 서 있는 게 아닌가. 

태인이 초희가 화장실 갈 때면 지금 화장실 밖에 내가 있다는 신호로 박수를 치곤 했는데 

이번엔 초희가 태인의 옆에서 박수를 짝, 짝, 짝 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나게 길어니고 있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어요!! 

이 사달이 난 다음날 낮. 태인은 초희의 가방 안에 있던 노트를 꺼내보다가 

어느 학교 몇 학년 몇 반이라고 써 있는 걸 확인한다. (선인초라고 써 있었던 듯?) 

초희의 가방에 노트와 필기도구를 주섬주섬 챙겨넣는 태인. 

그걸 보던 초희는 말없이 가방을 등에 매고 태인을 따라나선다. 

이번에도 태인은 양복을 입고 나간다. 초희를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주려는 것이다. 

 

태인과 초희가 버스 타고 멀리 간 사이, 유괴 알선업자 2명이 태인의 집까지 찾아온다. 

그치... 평화가든에서 그 난리를 쳤는데 태인을 찾으러 와봐야겠지. 

(그 말인즉슨, 평화가든과 다리를 놔준 것도(?) 유괴 알선업자들이란 뜻임) 

정말 인적 드문 곳에 있는 태인의 집을 가까스로 찾아 문을 열어보니 

문주가 양갈래 머리를 한 채 TV를 보고 있다. "저렇게 애가 작았었나?"

유괴 알선업자들은 양갈래 머리를 한 것만 보고 그 아이가 초희라고 생각하고는 

다시 평화가든에 데려갈 심산으로 데리고 나온다. 헌데... 

지옥에서 살아온 손 하나!!! 세상에, 어젯밤 끌어묻은 여자 순경이 살아있었던 것이다!!!

유괴 알선업자들이 기절 안한게 놀랍지만, 암튼 사람이 나올 수 있게 땅을 파줌.

일단 사람을 사람을 살리고 땅에 같이 묻혀있던 모자에서 흙을 탁탁 터는데... 

'경찰'이라고 써 있음. 헐. 유괴 알선업자들은 문주를 놓고 달아난다. 

문주가 납치 안당해서, 여자 순경이 죽지 않아서 다행이랄까... T.T 

 

드디어 초희가 다니던 학교. 초희는 담임선생님을 보고 반가워하고 

초희를 본 선생님은 오열한다. 그런데 초희가 선생님 귀에 뭐라뭐라 속삭이자

선생님은 태인을 보고 "저... 저... 유괴범이야. 유괴범! 잡아! 유괴범 잡아라!"라고 외친다. 

그대로 미친듯이 달리며 달아나는 태인. 잠시 후 초희의 가족들이 학교를 찾아오고

초희는 그대로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그랬다. 사실 태인은 피묻은 흰색 티셔츠에 그냥 실장의 양복만 입고 나왔다.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외모다. 한참을 달려나오던 태인은 

터널 같은 곳에 도착하자 양복 재킷을 짜증난다는 듯 벗어던져버린다. 

바닥에 양복 재킷이 널브러져있는 모습에서 영화는 끝난다. 

 

쿠키 영상은 아니고, 엔딩 크레딧에 보면, 창복과 태인, 그리고 초희와 문주의 

잠시나마 즐거웠던 순간이 나온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 찍던 날. 

그리고 네 사람이 웃으며 찍은 사진으로 끝. 그런 걸 행복이라 할 수 있었을까. 

그날, 그들의 웃음은 진짜였을까.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에 선 영화였다. 


▶ 여기서부터 감상

 


큰 기대가 없었는데, 영화 초반만 해도 시덥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 오히려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감상평을 보고 또 다른 생각도 해보고. 

정말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인 듯 느껴지지만 

연기들을 다 잘해서 그런가, 어쩐지 수긍이 되고 납득이 된다. 

먼저 태인. 태인은 어쩌다 말을 '안하게' 됐을까 궁금하긴 한데,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변화를 잘 드러내야 하니, 정말 쉽지 않은 역할이었구나 싶었다. 

내겐 태인이 '양복'에 집착하는 (어쩐지 슈트라고 쓰고 싶지 않음)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태인에게 있어 '양복'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동경' 같은 거였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생각한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애써 실장이 입던 피묻은 양복을 빨아서 걸어놨던 태인은 

평화가든에 팔아넘긴(?) 초희를 다시 데려올 때 처음으로 이 양복을 입는데, 

이건 나름 상징적인 행위였다. 시키는대로 묵묵히, 흘러가는대로 말없이 살던 태인이 

처음으로 자기 생각대로, 사람답게 행동하려던 의지를 말해주는 거라고나 할까. 

그런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초희를 학교에 데려다 줄 때도 양복을 입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유괴범으로 지목당했고 결국엔 도망치는 신세 밖에 될 수 없었을 때

길바닥에 양복을 내팽겨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양복을 입어도 동경하던 '사람다운 삶'을 가질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게지.

... 라고 주인장은 정리해보았어요. 틀리면... 어쩔 수 없고. 

 

태인과는 반대로 창복은 말도 잘하고 싹싹하고 예의 바르다. 

아마 창복은 종교적인 힘으로 '사람다운 삶'을 살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틈만 나면 태인에게 '기도 테이프'를 들으라고 하고,

내가 교회를 몇 주 빼먹었더니 이 사달이 났다고 투덜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인상 깊었던 건, 누가 봐도 흉악한 일을 하고 있지만 (범죄조직 시신 처리, 유괴범 돼서 몸값 받기)

자신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까 전화 드린 강창복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몇 번이나 밝힌다는 점이 인상적이더라. (심지어 또박또박, 띄어쓰기하듯 말한다.)

흉악한 일을 하면서도, 나물 파는 할머니에게 달걀 5개 챙겨드리라고 태인에게 말하고, 

유괴해온 초희에게 아이스크림도 사 먹이는 등... 참 아이러니한 존재지만 

태인보다 말을 좀 더 잘 할 뿐, 사실 창복도 자신이 살아온 세상 밖에 모르는 

사회화되지 못한 인물인 것 같다. 마치 사회화 잘된 것처럼 인사성은 밝지만... -_-;;; 

범죄조직의 밖에서 시신처리만 하다가 자신이 직접 범죄에 뛰어들었을 때, 

즉, 몸값을 받으러 갔을 때 창복은 처음으로 자신이 살던 삶의 영역을 벗어나버렸고, 

너무 당황한 나머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죽고 말았다. 난 그렇게 생각했음.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 초희인데, 애가 어째서 시신 옮길 때도 바닥에 피가 떨어질 때도

전혀 놀라지를 않는지 그건 좀 알 수 없음... 어찌됐거나 초희도 

태인과 창복 만큼 비중 있고, 변화하는 인물 중 하나지만 성격을 잘 모르겠다. 

보통은 아무리 친절해도 낯선 사람이 자신을 차에 태우면 울고 불고할텐데 그런 거 없음. 

일종의 스톡홀름 신드롬인가? 하다가도 틈나면 달아나기도 함. 그러고 다시 태인에게 잡히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태인이 경찰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땅에 묻을 때 

왜 태인의 곁에서 박수를 친 걸까 하는 점이다. 

그건 밤에 초희가 화장실 갈 때, 태인이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했던 일인데

어느새 초희가 태인처럼 박수를 치고 있더란 말이다. 마치, 내가 곁에 있어... 라고 말하듯이.  
영화 끝부분에 태인이 초희를 학교에 데려다줬을 때도 초희는 무덤덤해했지만 

결국엔 선생님에게 저 사람이 유괴범이라고 알려준다. 

아니, 어쩌면 유괴범이라고 알려준 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너 어떻게 지냈니? 라고 물었을 때 저 사람네 집에 잡혀있었다? 정도로 얘기한 게 아닐까. 

학교로 돌아왔을 때서야 비로서 내가 유괴됐었다는 걸 다시 한 번 자각했다는 설정이 아니라면,

초희가 태인은 유괴범이며 살인자!!! 라고 고발하려고 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초희 가족들이 운동장에서 달려올 때 초희가 슬쩍 고개 숙여 인사한 대상은

가족일까? 태인일까? 그것도 궁금하다. 초희야, 넌 알고 연기한 거지? 알면 댓글 좀 ㅋㅋㅋ 

 

몇몇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이 영화는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것 참, 흥미롭다. 영화 내내 느껴지는 텁텁함, 불쾌함, 찝찝함은 

단순히 태인의 집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그 모호함 때문에 느껴지는 것일 게다. 

영화 <소리도 없이>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