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생활/2013년감상영화

워프드라이브 2013. 10. 13. 03:06

 

※ 스포일러 있습니다. 많이 있습니다.

 

 

 

한 줄 요약 줄거리

최상류층에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재스민의 우울한... 인생.      

 

 

■ 별점 (5개가 만점~)

★★★☆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보면 더 재미있을 건데)

 

 

■ 감상

당신도 재스민이 될 수 있다!! 물론 블로그 주인장도...

고로 우리는 재스민을 욕할 수 없다.

아무리 망해도 비행기는 일등석으로 타야 하고 팁은 넉넉하게 주어야 하며,

여전히 허영에 들떠 뭘해야 할지 모르는 그녀를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들이 생기게 되는 결정타를 날린 건, 그녀 자신이지만 말이다.

 

 

 

뉴욕에서 최상류층의 삶을 살던 재스민.

갖고 싶은 건 못 가질 게 없고, 가고 싶은 곳은 언제든 갈 수 있는, 남부럽지 않는 삶을 살던 어느날.

남편 '할'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인생이 산산조각나게 된다.

자신과는 완전 다른 인생을 사는, 동생 진저의 집에 얹혀 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향한다.

그동안 남편 할이 벌어다준 돈이 남의 돈 끌어다 쓰고 사기쳐서 번 돈이었는데

(아마도 금융업에서 일한 듯... 주식 투자 같은?)

그 돈들도 펑! 사라진 지금. 재스민에겐 남은 게 없다.

그렇게 남은 게 없는데도,

비행기는 일등석을 타고, 택시운전기사에게 팁은 넉넉하게 챙겨주는 '최상류층' 코스프레를 계속한다.

 

 

 

사실 재스민과 진저는 한 집안에서 자란 자매이긴 하나 전혀 닮지 않은데다 성격도 다른데

그 이유는 둘 다 입양된 딸들이기 때문이다.

진저는 언니가 유전자적으로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알게 되겠지만 케이트 블란쳇은 마치 재스민이란 옷을 입고 연기하는 것 같다.

완벽하게 어울린다. 외모가 일단 완전 합격)

말은 대놓고 하지 않아도,

언니 재스민은 동생 진저의 삶과, 그동안 만난 남자들에 대해 굉장히 형편없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재스민은 더이상 진저에게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더 이상 최상류층이 아닌데다, 우습게 봤던 진저네 집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진저에게는 약간 껄렁해보이는 남자 친구 '칠리'가 있다.

그리고 이전에 '오기'라는 남자와 결혼해서 아들도 둘이 있는데, 이혼했다.

오기와 결혼할 당시, 진저는 오기와 함께 언니 재스민을 찾아 뉴욕으로 갔더랬다.

(이 영화가 시대구분이 좀 잘 안된다. 다들 외모 변화도 없이 막 몇년을 휙휙 지나가서리...

오로지 변화가 있는 건 재스민의 아들 (친아들은 아니고) 대니 뿐이다.)

그리고 재스민에게 로또 당첨으로 무려 20만 달러나 받게 됐음을 자랑한다.

오기는 그 돈으로 건축회사를 차릴 꿈에 빠지지만,

재스민의 남편 할은 자신에게 그 돈을 투자하라고 권한다.

결과는 보나마나 뻥~ 그 돈은 어디로 갔는지 공중분해되고,

오기는 재스민과 할을 완전 증오하게 된다. (이 시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할은 페이퍼 컴퍼니 같은 걸 하면서, 아무튼 '사기꾼' 수준으로 돈을 벌었던 것 같은데

재스민도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고, 아무때나 사인을 해준 탓에,

그 비리들에 함께 엮여있었다.

할이 망했을 때, 재스민도 함께 망한 셈이다.

 

 

 

 

진저와 함께 생활하게 된 재스민. 자연스럽게 진저의 현재 남자친구이자 차기 남편(?)인

칠리와도 자주 부딪히게 된다.

딴에는 친해져보겠다고 친구까지 데리고 와서 4자대면을 하는 칠리.

하지만 재스민의 눈에 진저의 남친들은 다 '루저'일 뿐이다.

최상류층에서 너무도 평범한, 아니 평범함보다 좀 못해보이는 부류들과 부대끼며 살자니

재스민은 돌아버릴 지경이고, 늘 먹던 신경안정제의 약병은 텅텅 빌 지경이다.

 

칠리는 재스민에게 앞으로 뭘할거냐고 물어보는데

재스민은 뜬금없이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한다.

남편 할을 만나면서 대학을 자퇴하고 결혼해버렸기 때문이다.  (전공은 인류학)

그러자 칠리는 대학가서 뭘 할거냐고 자꾸만 캐묻는다.

하지만, 답할 게 없다. 재스민은 그저, 아무 계획이 없다.

자신은 찌질하고 자질구레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결국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며 공부를 결심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돈을 쏟아부어가며 공부할 처지는 못되고,

결국 온라인으로 배우기로 한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을 받을 정도의 컴퓨터 실력이 안되서 (쉬울텐데...)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컴퓨터 수업부터 받아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럼 그 수업료는 어떻게?

결국, 자신이 생각하기로는 정말 수준낮은 직업인 치과 접수계 담당 직원이 된다.

 

 

 

 

영화는 계속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어 재스민의 이야기를 그려간다.

최상류층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며, 늘 선물 받기를 즐기고, 사람들과 파티를 즐기던 재스민의 과거와,

진저의 남친에게 '루저'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이 더 루저같아진 지금의 생활이 왔다갔다 반복한다.

그래서 좀... 헷갈리기도 한다.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함)

 

낮에는 치과에서, 서툴지만, 아무튼 일이라는 걸 처음으로 하면서 (지금껏 일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밤에는 컴퓨터 수업 숙제를 하던 어느날.

재스민이 일하던 치과의 의사가 재스민이 좋다고 마구 들이대고 강제로 키스를 하려 하고

가뜩이나 빡치던 찰나에 성추행까지 당한 재스민은 그 자리에서 일을 그만둔다.

상심하던 재스민에게, 같은 컴퓨터 수업을 듣던 친구가 파티에 올 것을 제안하고,

재스민은 동생 진저와 함께 그 동네에서 그나마 좀 규모 있는 파티에 참석한다.

이게 영화의 변곡점이 된다.

 

 

 

 

재스민은 이 파티에서 드와이트라는 남자를 만나는데 딱! 재스민이 찾던 그런 남자다.

전 부인은 사망해서 지금 싱글남이 됐고,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인데다가

멋진 집이 있는, 젠틀맨이었던 것.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재스민은, 자신의 신상을 물어보는 드와이트에게

술술 거짓말을 해댄다.

자신의 남편이 외과의사였고 스트레스로 죽었으며 자신은 자식이 없는 싱글녀라고.

게다가 공부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뻥까지 친다.

 

한편, 언니와 함께 파티에 갔던 진저 역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첫 눈에 빠졌는지 그 자리에서 관게를 가지고, 가지고, 또 가지... -_-;;;

재스민은 그 누구도 지금 남친인 칠리보다는 나을 거라며 그 남자를 만나보라고 하고,

진저는 새 남친이 생긴 것에 가슴이 부푼다.

하지만, 진저가 파티에 가서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칠리는 빡친 채로 진저를 찾아오고

둘은 크게 다투게 된다.

 

 

 

 

다시 한 번 인생에 봄날이 오나 싶은 기분에 빠진 재스민.

드와이트에게 청혼을 받고 완전 떨리는 마음으로 승낙을 하지만,

결혼 반지 맞추러 가던 그 날, 진저의 전 남편 '오기'와 마주치게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알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크게 만져본 돈인 20만 달러를

재스민의 남편 '할'에게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 인물이다.

재스민을 만난 오기는 재스민에게,

너네 아들 대니가 무슨 다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더라, '할'의 자살을 (할은 목매 죽었다) 잘 극복한 것 같다

등등... 을 얘기하고 사라진다.

함께 있던 드와이트는 재스민의 과거가 모두 날조된 것임을 알게 되고,

결혼 계획을 전부 없었던 것으로 하게 된다.

 

드와이트와 헤어진 재스민은 오기가 알려준대로

아들 대니를 만나러 간다. 대니는 재스민의 아들은 아니고 전남편 '할'의 아들이다.

(정확하게 언급되진 않았지만, 할은 재스민과 결혼하기 위해 이혼한 듯 하다.

그리고 아들은 전처가 아니라 할 본인이 키웠다.)

대니는 아버지가 더러운 방법으로 돈을 벌어왔다는 사실에 격분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다니고 있던 하버드대학까지 때려치우고는

지금, 중고악기가게를 하고 있다.

대니를 만나, 왜 이렇게 사느냐, 난 네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재스민.

헌데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다시 이야기는 대니의 이야기를 따라 과거로 간다.

재스민은 친구로부터 남편 할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은 한 여자를 의심해서 얘기한 건데, 알고 보니 재스민 빼고 모두가 할의 외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수만도 4-5명 정도.

다른 건 몰라도, 나 아닌 다른 여자와 사귀는, 외도만은 용서할 수 없었던 재스민.

(여기서 재스민의 성격을 읽을 수 있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래. 자존심 대빵 강함.)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할은 재스민에게

지금 만나고 있는 프랑스여자와 진지하게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결혼생활을 정리하자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는 호텔에서 지내겠다며 나가버린다.

그동안 할이 좋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어도

'나는 몰라요, 명품만 살 수 있다면!'이라는 자세로 모른척 살아오던 재스민은

갑자기 솟아오르는 분노를 이겨낼 수 없어 곧장 FBI에게 전화를 한다.

그리고 남편을 신고해버린다.

한마디로 재스민이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 건 (물론 할이 외도를 한 게 잘못이긴 하지만)

재스민 본인이 파둔 무덤이었던 셈이다.

 

그러는 동안 진저는,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만났던 새 남친이 유부남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다가,

자신을 정말 정말 사랑한다는 칠리를 다시 만나, 또 닭살모드에 돌입한다.

 

둘이 닭살이 되든 말든,

드와이트와의 결별과 대니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그 사실에,

재스민은 멘붕 상태가 되고...

공원 벤치에 앉아 미친 여자처럼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이게 남편과 만났을 때 듣던 노랜데...'

 

 

 

 

여기서부터 감상문...

 

물론. 재스민이 잘한 건 없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려는 건 재스민의 잘잘못이 아닌 것 같다.

종종, 재스민의 행동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그냥 부차적인 일이다. (코미디 아님)

내 스스로가 내실 있고 옹골찬 게 아니라,

거짓으로 번 돈에 의지해, 하루종일 쇼핑에 파티에 운동에... 하는일이 그것 뿐이니,

거짓으로 번 돈이 사라지자마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 되는 건 당연한 거지.

감독이 보여주려던 걸 속담으로 표현하면 '빛 좋은 개살구' 정도가 아닐까?

내가 만든 내가 아니라, 내 남편이 만든 나라는 존재는,

남편이 사라졌을 때 함께 사라져버린다. 남편이 아니더라도,

누구의 아들, 누구의 딸,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빠... 누구의 조카!

이런 '누구의'가 붙어있는 나는 내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만약이란 건 없겠지만, 만약, 재스민이 남편 할의 파산에도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자였다면???

어떤 조건을 갖춘 여자였을까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왜 지금, 재스민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난 사실 재스민이 불쌍하게 보인다.

자신이 자초한 일이긴 하지만, 드와이트와 마지막으로 어떻게 잘 되어 보려고 할 때,

거짓말을 술술 하던 그 순간, 아... 하는 탄식을, 속으로 했다. 속으로 ㅋㅋ

왜 또 무덤을 파니!!! 하면서...

하지만 겉으로 그렇게 도도하게 굴어도, 막상 기다리던 드와이트의 전화가 왔을 때

터지는 심장을 억눌러야 할 정도로 기뻐하던 재스민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결국, 거짓이 거짓을 부르고 거짓을 낳고 하다가 뽀록나긴 했지만.

 

가끔 TV에 나오는 인물들이 생각났다.

여기에 비유해도 되나 모르지만,

한 떄는 대학도 나오고, 똑똑했다는 할머니들이 패스트푸드점이나 대학교의 도서관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공부하고 있거나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그런 제보들.

그래서 제보대로 찾아가면, 정말 똑똑하신 분들인데

하는 얘기가 참 배운 사람들이 쓰는 용어들인데,

딴 세상사람 마냥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걸 볼 때가 있다.

배운 사람이 왜 저럴까? 왜 미친 걸까? 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하게 된 걸까? 했는데

혹시, 재스민과 같은 과정을 거친 건 아닐까 생각이 됐다.

 

사실 누구나 재스민의 입장이 된다면 그렇게 될 것 같다.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누리던 것을 다 잃었다는 사실에 미칠 수 밖에 없고,

그런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미치는 게 오히려 나아서 미치게 될 거라 생각한다.

아마 재스민이 한국에 있었다면,

'00공원 헛소리녀' '00동네 중얼중얼녀' '00동네 명품거지녀' 이러고

검색어에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건,

재스민의 본명이 자넷인데, 자넷에서 재스민으로 개명한 것이 어떤 이유가 있느냐는 거다.

이게 무슨 복선인가? 미국 사람 이름에 대해서 잘 몰라서리... 모르겠다.

 

 

한 줄 추천

케이트 블란쳇 팬이라면 강추. <사랑과 전쟁> 팬들도 좋지 않을까 싶음.  

 

 

[사족]

※ 블로그 주인장 스스로가 영화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쓰는 포스팅이기 때문에

전문가적인 관점이나 의견은 없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한마디로 되는대로 쓴 글이니 모든 영화 평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