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생활/2014년감상영화

워프드라이브 2014. 12. 7. 00:55

난 누구? 여긴 어디?

스포일러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버려요.

어차피 봐도 기억 못할 테니까 ㅋㅋㅋ

 


메멘토 (2014)

Memento 
8.7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 마크 분 주니어, 러스 페가
정보
스릴러 | 미국 | 113 분 | 2014-11-20

 

<메멘토>는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을 영화팬들이 널리 알게된 계기가 된 작품이다.

(... 라고들 하는데 맞는 거겠지...??)

(장편 데뷔작인 줄 알았더니 <미행>이라는 영화를 1998년에 먼저 찍었더군.)

벌써 <메멘토>가 개봉된 지도 어언 14년.

이번에 새롭게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 재개봉을 했다는데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별 관심이 없어서 안 봤던 나는

아이고 잘됐네, 이번 기회에 봐야겠네 하며 냉큼 영화관으로 향했다. 

(냉큼이라고 하기엔 재개봉한 지 좀 됐는데요...) 

 

 

영화는 놀랍게도 역순으로 진행된다. 이런 영화 처음 봤네.

플래시백으로 과거를 회상하면 했지, 이렇게 아예 역순으로 가다니.

주인공 레너드가 사람을 죽였다. 내가 왜 이 사람을 죽였지? 이름이 테디라던데? 뭐지?

주머니에는 이 남자의 거짓말을 믿지 말라는 글이 적힌 사진이 들어 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그리고 왜 죽였나?

그리고 차분하게 영화는 레너드가 테디라는 남자를 죽이게 된 과정을, 

죽인 시점에서부터 거꾸로 보여준다.

 

 

레너드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 그래서 10분 정도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뿐

새로 기억할 일이 생겨도 그걸 머리에 담아두지 못한다. 계속 잊어버리길 반복한다.

며칠 전에 만나고 어제 만나고 오늘 방금 다시 만나도 모른다.

문 닫고 나갔다고 돌아오면 언제 만났냐는 듯 다시 모르는 사람이 되는 거다.

테디를 죽이기까지의 며칠 동안의 일들은 조각조각 되돌아가는데,

이 조각이 나눠지는 지점은 레너드가 현재 자신의 상태를 잊는 지점이다.

앞 기억과 뒷 기억은 계속 약간씩 겹쳐지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레너드가 기억을 잃는지 관객은 다 알게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레너드가 누군가에게 계속 전화를 거는 흑백 영상이

그 기억과 기억이 나눠지는 지점에 삽입되어

레너드가 원래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전화로 계속 얘기하는 레너드의 기억이라는 것이

온전한 기록이 아니라, 스스로가 계속 해석하고 조작해온 기억이라는 점이다.

그건 영화 맨 마지막에 나온다.

 

 

일단 레너드는 테디라는 자를 죽였다. 도대체 테디라는 인간은 어디서 만난 거지?

테디를 만난 건 디스카운트 인이라는 여관. 여관에서 만났는데 그래서 뭐지?

디스카운트 인이라는 여관의 직원과도 처음 만난 건 아닌데 기억은 안나...

그 여관 직원은 테디와 레너드가 친구라고 말한다.

테디와의 기억을 떠올리다가 레너드는 나탈리라는 여자를 만났다는 걸 알게 되는데

레너드가 뭔가를 기억해내는 방식은 (기억한다기보다는 확인한다고 해야겠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그 밑에 당시 사건에 대해 적어두는 거다.

나탈리라는 여자의 사진을 찍어두고 나탈리와 만날 약속까지 적혀 있으니

일단 만나러 가서 그 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데

나탈리는 레너드가 찾는 '범인'을 잡게 도와주겠노라고 말한다.

 

 

범인?

여기서 범인이란 레너드의 아내를 강.간하고 살.해한 범인을 말한다.

그의 이름은 존 G. G가 성인데 성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 충격적인 사건 이후로 레너드가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게 된 것.

이렇게 나탈리와 있었던 일들.

그리고 누군가를 때리고 자신의 방에 가둬놨던 사실.

어떤 낯선 남자의 추격을 받은 일.

테디가 자신에게 자꾸 이 지역을 떠나라고 했던 이야기들...

(사실 내가 기억을 다 못하겠음 ㅋㅋㅋ 그렇게 반복학습을 시켰는데도 역순은 기억하기 힘듬)

이 모든 이야기들 중 엄청 중요한 사실이나 증거들은 메모하는 것도 부족해서,

레너드의 몸에 하나씩 문신으로 남게 된다. (스스로 문신을 함)

그리고 테디가 경찰이었다는 진실까지 쭉 거슬러 올라갔을 때,

레너드는, 테디에게 이용당했고,

디스카운트 인이라는 여관은, 기억을 못하는 레너드를 이용해

사람 처리? 같은 거 시키는 그런 알선책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테디는 마약을 팔러 나왔고, 레너드가 죽인 남자는 마약 사러 나온 사람)

사람을 죽여도, 자신이 다쳐도, 누굴 만나도 전부 기억을 못하는 레너드는

범죄에 악용되기 딱 좋은 인물이었던 것이다. (이미 여럿 이용한 듯...)

결국 테디에게 이용 당해 사람을 죽였다는 걸 알게 된 레너드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역이용해,

테디의 사진 아래, 그의 거짓말을 믿지 말라는 글을 적어두고,

자신이 찾는 범인의 가장 중요한 단서 중 하나로 차 번호를 써두는데,

그 번호는 바로 테디의 차 번호였다. (그래놓고 바로 문신하는 곳으로 고고씽~)  

 

 

하아... 참...

놀란은 정말 대단하다... -_-

분명 소문대로 쉬운 영화는 아니었다.

관객들의 기억력을 시험에 빠뜨리게 하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 뭘 보고 있나... 나도 기억을 잃어가나 싶기도 하고.

이런 시나리오를 써낸 것에 정말 존경심을 보내고 싶... 크흑...

놀란과 만나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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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새미 재킨스'인가? 아무튼 그 반전, 좋았다.

자신이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마저도 사실은,

이미 머릿속에서 여러번 가공이 되었고,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계속 얘기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얘기할 때마다 이야기에 살이 붙고 말이 더해졌다니.

스포일러를 말한김에 다 말하자면,

레너드의 아내는, 레너드의 기억이 기록하고 있는대로 죽지 않았다.

괴한이 침입한 건 사실이지만, 죽음은 그 이후였다.

(테디의 말로는 괴한 존 G는 이미 레너드의 손에 죽은 듯)

아내는 당뇨병이 있었고, 레너드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빠지는데,

아내는 그게 진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에게 인슐린을 놔주던 레너드에게 계속 인슐린 놔달라고 한 듯.

진짜 기억이란 게 있으면 놓지 않았겠지만,

기억력이 망가졌으니 멈추지 않고 여러번 인슐린을 놓은 것 같다. 그래서 사망.

... 근데 이것도 누군가가 조작한 기억일까?

테디의 마지막 발언도 혹시 조작된 건 아닐까... -_-;;;

끝까지,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는 영화임.

아, 그리고 영화가 3/4쯤? 진행됐을 때, 레너드가 계속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데

거즈로 가려둔 부분을 긁는 부분이 나중에 소름돋더라.

계속 가려운지 거즈를 아예 떼어내는데 그 부분에

'절대로 전화 받지 말 것'이라고 문신이 되어 있었던 것!

그 순간 전화 받던 사람에게 "너 누구야!" 그러니까 전화 끊음... 후덜덜...

 

 

외람된 얘기이긴 하나 이런 기억상실증 환자들을 볼 때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이 떠오른다. (다 읽지도 않았으면서 흥!)

도대체 이런 병을 앓는, 이런 증세를 겪는 사람들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레너드가 차를 타고 생각하는 부분이

이 질문에 대한 약간의 답을 주긴 하지만,

글쎄 그것도 아주 짧게, 10분 정도만 지속되는 생각일 뿐이겠지.

 

 

 

 

 

다시금 크리스토퍼 놀란이 미국 영화 인간 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고요~ 블로그 주인장이 주고 싶은 별점은요~
별 5개 만점에 ★★☆ (별 3개 반)입니다.

재미가 아주 넘치는 영화는 아니지만,

관객 머리 쓰게 하는 재주는 탁월한 영화라고 생각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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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2000년 개봉 당시의 포스터. 지금과는 느낌이 참 많이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