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주는 힘/2020년 목표 50권

천진 2020. 4. 6. 11:27

2020년 마흔 한번째 책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가는 글쓰기

저자이다혜

출판위즈덤하우스 | 2018.10.19.

 


요즘 에세이 붐이다.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하지 않는 친구들도 출간 제안을 받고 계약을 한다. 그 친구들이 내게 연락한다. 도무지 쓸 수가 없다고, 이게 책 한 권이 될지 모르겠다고.
친구야,
나도 모른다.
하나 확실한 건, 쓰기 전에는 너의 생각이 책이 될 가망은 아예 없다. 우리가 하던 그 이야기들을, 웃고 울던 그 이야기들을, 글로 옮겨봐.
망할 수도 있지만, 결국 우리를 살린 그 이야기들을.
십 년 전에 아무에게도 토로하지 못하고 글 빚에 파묻혀 울던 내게도 그 말을 해주고 싶다.
널 위해, 그리고 지금의 내 친구들을 위해 책을 한 권 썼어.
잘 쓰는 사람만 보느라 스스로 나아질 기회를 날리지 말았으면 좋았을 걸.
십 년 전의 나야,
그만 울고,
그만 울라고.
글을 쓰려면 울 게 아니라 글을 써야 한단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 ‘십 년 전의 나에게’ 16쪽

‘쓰고 싶은 막연한 기분을 글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소재에서 시작하기’와 ‘주제에서 시작하기’를 생각해보자. ‘쓰고 싶은 기분’이 어디에서부터 비롯했는지를 떠올려보라. (…)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쓰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내 생각을 발전시키고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글을 쓰려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소재 중심이 되고 후자는 주제 중심이 된다. 전자는 흥미로운 사실의 나열만으로도 글이 완성되지만 후자는 의견 혹은 결론 부분이 단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관련한 키워드를 검색해 적당히 끼워 맞춘 글쓰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 ‘쓰고 싶은데 정말 쓰고 싶은데’ 26쪽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을 통해 원하는 삶을 기획하기. 언제나 책과 여행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읽기와 경험하기, 쓰기는 내가 나 자신을 탐색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들이었다. 간접경험과 직접경험, 그리고 그 모두에 존재하는 나 자신으로부터 눈을 돌리지 않기. 글쓰기. 나 자신이 되겠다는, 가장 강력한 행동.

--- ‘글쓰기로 내가 되기’ 127쪽

성공하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도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테고, 그 노력이 또한 성공을 거두기도 하겠지만, 글을 쓰려는 사람들은 언젠가 자기 안에 있었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나’라는 인간을 복원하고자 노력한다. 사적인 글쓰기가 간지럽거나 오글거리는 이유는 애초에 그런 이유로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좋은 대로 벅차게 솔직하게 쓰는 것을 언젠가부터 오글거린다고 한다. 공적인 글쓰기에서야 막무가내 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는 데 동의하지만, 당신 자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사적인 글쓰기라면 좀 더 오글거려도 좋으리라.

--- ‘이제 영영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152쪽
...
퇴고를 할 때는 ‘남의 시선으로 읽기’가 중요하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알고 있는 소재에 대해 쓰고 있으므로, 행간에 생략한 내용도 자동으로 내적 재생해가며 읽는다. 그렇게 본인 글을 본인의 마음으로 읽으면 백번 읽어도 수정이 어렵다. 심지어 맞춤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 특정한 오타만 반복해 쓰는 경우도 있다. 글에도 습관이 있다. 를 보면 납치범이 실종자인 척 가장해 문자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낼 때 이런 면에서 바로 들통나지 않던가.

--- ‘남의 시선으로 내 글 읽기’ 163쪽

글 쓰는 일은 보상이 크지 않다. 운이 좋으면 성공하지만 그 운이 나에게 적중하리라는 과도한 믿음보다는 적당한 근심을 안고 성실하기를 택하는 편이 낫다. 그러니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야말로 꾸준히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다.
나는 오랜 시간을 ‘내가 쓴 글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지내며 버텼던 것 같다.
선택할 수 있다면, 통장 잔고를 불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편이 좋았을 텐데.

--- ‘지치지 않고 글을 지속적으로 쓰려면’ 233쪽

Q. 글쓰기에 앞서 생각을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A. 나는 무엇을 쓰고자 하는가? 이 질문이 첫 번째입니다. 소재든 주제든, 쓰고자 하는 대상을 분명히 하세요.
그런데 쓰려고 보면, 내 생각을 모르겠는 때도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려고 해도 뭘 어떻게 정리하라는 건지 도통 모르겠는 거죠. 이 영화는 말하자면 재미있었는데, 아주 훌륭한 건 아닌 것 같고, 걸작은 아닌데 난 괜찮았고, 이렇게 생각이 뱅뱅 돌기만 하는 경우요. (…)
쓰려는 논지를 뒷받침하는 관련 자료나 사실관계, 경험, 느낌을 한번 정리해보세요. 관련한 의견글을 찾기보다 관련한 정보를 먼저 찾아보세요. 어렴풋한 인상을 주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입니다.
찾아본 중에서 가장 강렬한 사례가 있었나요? 강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렬한 사례가 있다면 글에 그 사례가 포함되면 좋습니다.

--- ‘글쓰기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 클리닉 Q&A’ 251쪽

 
 
 

독서가 주는 힘/2020년 목표 50권

천진 2020. 4. 6. 11:24

2020년 마흔번째 책

 

나는 누구인가(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인문학 최고의 공부

저자강신주 , 고미숙 외 3명

출판21세기북스 | 2014.8.20.

 

 


인문학도 그렇고 철학도 그렇고 모든 예술이라는 것은 그 생경한 느낌의 세계와 위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거기에 모든 비밀이 있습니다. 가구처럼 살아가는 커플들은 헛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녁이 되고 밤이 되면 우리는 습관처럼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설레는 맘을 안고 집으로 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공연을 보러 가고, 영화를 보러 가고, 미술관, 박물관 등에 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설렘을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뒤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은 느낌, 그 위험에 빠지기 위해서지요. 모든 예술, 모든 인문학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 런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그런 것입니다. (21쪽, 강신주 ‘자본주의 세상에서 상처 받지 않을 권리’ 중에서)

‘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곧 ‘나는 누구인가’라는 훨씬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나’라고 말할 때는 내가 의식하고 감성으로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나’라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몸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면 그 경계를 뛰어넘게 됩니다. (…)
동양의학이든 물리학이든 현대 인류의 지성이 말하는 몸은 ‘나’라는 의식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고 존재와 우주가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몸’을 말할 때 이미 나는 이 생명의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 나와 내 몸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나’라고 하는 존재가 이 생명을 낳은 우주라는 시공간에서 어떻게 활동 하고 삶을 구성하는가 하는 질문으로 변주되는 것입니다. (49~50쪽, 고미숙 ‘현대인을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몸, 돈, 사랑’ 중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자유민이 되고 남을 지배하게 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적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도, 전승의 기념으로 얻은 전리품 때문에 싸우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자유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노예와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먼저 우리가 제일 고민해야 할 인문학의 가장 기초적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입니다. 이것은 진실된 참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그래서 ‘진·선·미의 인문학’ 중에서 진眞에 해당하는 ‘진리의 성찰’인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도덕적인 삶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과 성찰입니다. 이런 선善에 해당 하는 인문학의 기본 성찰을 위해서 우리는 합리적으로, 또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도덕적 판단은 이성에 기초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문학의 과제는 ‘어떻게 죽느냐’ 즉 탁월함의 추구를 통해 얼마나 창조적인 삶을 살고, 그리고 얼마나 멋지게 죽느냐 하는 미美에 대한 과제입니다. (92~93쪽, 김상근 ‘인간에 대한 학문, 인문학을 말하다’ 중에서)

성현聖賢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으로라도 아름답게 살겠다고 해서 그 바람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의 삶은,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대체로 구지레한 것입니다. 때로는 혐오감을 참기 어려울 만큼 흉하고 더러운 꼴을 보기도 하고 스스로 연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마구 살아버리기로 하면 그것은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일입니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 자체가 아름다움을 갈구하도록 되어 있어서 그렇게 살 수는 없다고 합니다. 그는 우리로 하여금 추한 현실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삶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137~138쪽, 이태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이 아름답다’ 중에서)

 

질문이 생겼다는 것은 내 안에 관심과 호기심이 작동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질문 자체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항상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이미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따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모든 창조적인 것, 새로운 것은 다 엉뚱한 질문에서 나왔습니다. 질문의 가치는 질문하는 그 자체에 있지 거기에 절대 옳고 그름이 있지 않습니다. 질문은 질문으로 터져나온 것만으로 완벽합니다.

 

살아가는 일은 정해진 것을 수용하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것을 학습하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것을 실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번이라도 내가 그것들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나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포스트모던적인 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 기서 말하는 포스트모던적인 태도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겪은 이 역사적 고통은 완전히 극복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어떻게든 치유되어야 하는 상처이자 트라우마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처는 우리를 자유롭게도 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국민들이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항상 국민들을 보호만 하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요? 상처 받지 않는다는 것은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172~173쪽, 슬라보예 지젝 ‘사유하라, 그리고 변화하라’ 중에서)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성에 제어되지 않고 욕망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고, 이념의 수행자가 아니라 욕망의 실행자가 된다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말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삶의 궁극적인 동력은 결국 나를 표현함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를 침해하는 어떤 것에도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때로는 거칠어보일 수도 있겠으나 나의 주체성, 나의 존재성, 나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에는 거침없이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7쪽, 최진석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중에서)

 
 
 

독서가 주는 힘/2020년 목표 50권

천진 2020. 4. 2. 15:32

2020년 서른 아홉번째 책

보통의 존재

이석원 산문집

저자 이석원

출판 | 2009.11.4.

 

 


편안하게 나를 돌아보는 책이었다.

담담한 내용을 읽으며 나의 지나간 여정들이 문득 생각나기도 하는 책이었다.

누군가 한번은 있었을 법한 일상의 얘기를 잔잔히 써내려간 것에 친근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