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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맛집] 하루에 단 3시간, 예약에 의해서만 영업하는 고품격 식당 - 소박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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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충청도맛집

2013. 10. 29.

 

 

 


[서산맛집] 하루에 단 3시간, 예약에 의해서만 영업하는 고품격 식당 - 소박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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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30년 단골 순댓국집이 있다. 아침 10시가 돼서야 문을 열고 저녁 8시가 되면 영업을 종료한다. 사장님에게 하루에 10시간 영업하는 순댓국집이 세상에 어디 있냐고 투덜댔었다. 이런 불만에 사장님은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사람이 많아지면 음식 맛은 없어진다"

 

소박한 밥상의 신조라고 한다. 소박한 밥상은 하루에 단 3시간만 영업한다. 단 3시간! 정오에 영업을 개시해서 오후 3시에 영업을 종료한다. 그렇다고 그 시간에 맞춰서 찾아간다고 간다고 먹을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예약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곳이다. 많은 손님을 받기보다는 한정된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 음식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주 특별한 요리 보다는 좋은 재료, 신선한 재료, 천연조미료만 사용하고 여기 어머님만의 조리법으로 만들어 진다. 따뜻한 찌개와 밥, 정성스런 반찬이 전부인 담백하고 깔끔한 소박한 밥상차림이다.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휙~하니 차를 몰아서 가면 되겠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대로에서 빠져나와 샛길로 10분정도 걸어야 한다. 버스진입이 안 되는 좁은 시골길을 걷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쾌함이 느껴진다. 곳곳에 피어있는 들꽃과 항아리가 여행자를 반긴다.

 

 

 

 

 

 

 

 

 

 

요즘에는 장독 보기도 힘든데 이렇게 정갈하게 정돈된 장항아리들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 한구석이 넉넉해져 온다. 지금 저 장 항아리들안에서는 맛있는 발효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으리라!

 

 

 

 

 

 

마당 한 켠에 조성되어 있는 작은 연못 위에 떠 있는 연잎들이 이 계절의 깊이를 한층 더 깊게 해 주는 느낌이 든다.

 

 

 

 

 

 

남들은 밥상에 온갖 화려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며 소박하지 않음을 강조하는데 왜 이름이 하필이면 '소박한 밥상' 일까? 궁금해진다. 소박한 밥상은 마당 넓은 시골집 가마솥 부엌에서 주인장인 어머니를 비롯한 오남매가 집에 오시는 분들께 음식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가지고 흥정하지 않고 한결같은 정성을 담아 내고 있는 곳이게 화려한 밥상을 지향하기보다 내 집에서 먹는 밥상 그대로 '소박'하게 차려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노력한 만큼만 돈을 받고 정갈한 음식을 보내 드린다'는 마음이 음식에 듬뿍 묻어나기에 소박한 밥상이라고 해서 절대로 '소박'하지 않다.

 

 

 

 

 

 

식탁의 숫자가 많지 않다면 고향 시골집에 온 느낌이 들것도 같다. 사진에서도 확인할수 있듯이 식탁사이에 공간이 상당히 넓다. 욕심을 낸다면 충분히 더 많은 식탁을 놓고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는 것은 "사람이 많아지면 음식 맛은 없어진다"는 소박한 밥상의 신조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박한 밥상의 메뉴는 연잎밥 정식, 쌀밥 정식 두 가지 밖에 없어서 선택의 고민이 크지 않다. 이런 경우라면 보통 연잎밥 정식을 먹지 않을까?

 

 

 

 

 

 

칼칼하고 시원한 김치는 다른 곳 이었다면 인기메뉴가 될 포스를 지니고 있었지만 다른 반찬들의 포스에 밀려 찬밥(?)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달에만 세 번째 만나는 방풍나물! 풍을 막아준다는 방풍나물은 이제 더 이상 귀한 식재료가 아닌듯하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서 몇 번을 리필을 했다.

 

 

 

 

 

 

자작자작하게 무쳐낸 애호박나물은 특이하게도 바지락이 들어있다. 서산이 개펄이 넓게 펼쳐져 있는 바다에 인접해 있는 이유로 바지락이 식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그동안 서산을 여행하면서 바지락을 이용한 가장 인상적인 음식은 바지락물회였는데 안타깝게도 이 음식은 상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메뉴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한 번씩 반찬으로 제공되는데 주메뉴로 개발된다면 대박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행들 사이에서 이 녀석의 정체에 대해서 이견이 많았다. 아주까리 나물이란다. 아주까리를 무쳐 먹는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향이 은은한 것이 무척이나 부드럽다. 이날 가장 인기가 좋았던 기본찬이었다. 이런 식재료를 처음 맛보고 우리의 식단에 추가시킨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달달한 통팥을 품고 있는 단호박.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묻어있다.

 

 

 

 

 

 

유자향 향그러웠던 샐러드는 다른 찬들의 포스에 밀려 그저 평범한 인상적이지 않은 찬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리굴비는 진짜 영광산 굴비를 이용해서 옛날 할머니가 드시던 그 방식 그대로 바닷바람에 꾸덕하게 말려, 쌀뜨물에 담가 비린 맛을 없애고, 솔잎을 넣고 쪄냈다. 보통 짭짭한 보리굴비와는 달리 짠 맛이 덜해서 좋았다. 소박한 밥상의 음식들은 모두 간이 과하지 않아서 거북함이 없다.

 

 

 

 

 

 

남자의 자격에서 국민할매 김태원씨의 어머니께서 잘 하신다고 하면서 일반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그 이름도 생소했던 우엉잡채가 나왔다. 아삭아삭거리며 씹히는 식감이 남다른 우엉은 씹을수록 입안 가득히 침이 고이고 당근, 파프리카 등의 채소들과 산뜻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어느 것 하나 무르지 않고 아삭아삭하게 볶아내어져 그 맛이 잘 어우러져서 자꾸만 손이 가는 메뉴였다. 나도 한번 만들어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음식이기도 하다.

 

 

 

 

 

 

장아찌 3종 세트. 정성 가득한 장아찌도 몇 번이나 다시 식탁으로 불려 나왔다. 리필을 부르는 깔끔한 맛

 

 

 

 

 

 

비린내 하나 없이 쪄낸 가오리 찜도 맛이 그만이다. 기름을 두르고 구워내는 생선보다는 역시 삶아서 조리하는 생선이 훨씬 더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을 느끼게 한다. 다만 가오리나 홍어의 삭힌 맛을 좋아하는 여행자의 입에는 삭힌 정도가 너무 약했다. 약했다기 보다는 삭히지 않은 수준에 가까웠다.

 

 

 

 

 

 

투박해 보이지만 맛이 가득했던 손두부는 유기농 서리태를 이용해서 직접 만든다고 한다.

 

 

 

 

 

 

길가 장독안에서 발효의 긴 시간을 거친 된장은 이렇게 오롯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이하게 콩나물, 파채와 짝을 이룬 불고기.

 

 

 

 

 

 

 

연잎밥

 

 

 

 

 

 

백련잎에 찹쌀, 흑미, 수수, 검은콩, 은행, 밤, 잣 등을 넣고 찐 찰밥이다. 보통 연잎밥 하나로 대식가인 여행자의 배를 채운다는 것은 어림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간이 약한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먹었더니 만족스런 포만감이 느껴졌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밥상이다.

 

 

 

 

 

 

거의 모든 식재료가 가까운 곳에서 난 제철재료를 이용해 화학조미료 없이 만들어 정갈하기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소박한 밥상의 음식과 마주하니, 소박하다는 표현 보다는 단아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단아한 밥상!

 

 

 

 

 

 

푸짐한 밥상을 게 눈 감추듯 비워내고 기분 좋은 포만감에 빠져 있는데 쑥개떡과 조청이 디저트로 나와서 또 다시 식욕을  자극한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저트가 아니니 어찌 안 먹을 수가 있겠는가!

 

 

 

 

 

 

 

 

식사후 이곳에서 마시는 한잔의 차 또한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외할머니 - 어머니 - 외손녀’ 이렇게 3대에 거쳐 이어지고 있는 대물림 농가맛집 소박한 밥상은 우리네 밥상의 먹거리가 정성을 다해 '소박한 밥상'으로 태어나는 곳이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인스턴트 음식이 가득한 냉장고와 식량창고(?)를 바라보며 집에서 이렇게 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인스턴트 음식, 쉽고 편하게만 먹는 음식은 결국 밥이 아니라 독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간편함만을 추구하고 있는 도시인들이 한번쯤 방문해서 생각을 곱씹어야 할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밥을 약으로 먹을 것인지 독으로 먹을 것인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에 먹거리에 대한 철학정립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소박한 밥상
주소: 충청남도 서산시 인지면 애정리 483번지
전화: 041-662-3826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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