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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사용했던 교과서를 마구 버린다면 학부모로서의 자격미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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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집 아이 일류 만들기

2011. 7. 7.

 

한십여년 전의 일이지 싶습니다. 경상북도 영덕군 교육청에 근무하시던 어떤 장학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교육청 안 전시실에 전시하려고 하니 옛날 교과서를 기부해주면 안되겠느냐는 것이 중심내용이었습니다. 제가 1960년대 이후의 교과서를 조금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던 모양입니다. 

 

 

제가 가르쳤던 6학년 아이들에게 해마다 조사를 해본 결과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6학년때까지) 사용했던 교과서를 모두 다 보관하고 있다는 아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지금까지 한명 정도 될까말까 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지금은 아이들이 교과서를 워크북처럼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6학년의 경우 사회과목 교과서가 워크북 형식으로 되어 있지 않다고나 해야할까요? 국어, 수학, 영어, 과학, 실과같은 교과서는 거의 예외없이 교과서가 공책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과서 자체가 학습장 구실을 한다는 말이 됩니다. 아이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증거물이 교과서임에도 불구하고 학년이 바뀌면 교과서 자체를 모조리 버리고마는 기막힌 일이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유년시절, 특히 초등학교 학창시절의 추억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어서 나중에는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자녀들의 스펙을 중요시 하는 학부모라면 당연히 교과서 정도는 모아두어야 합니다. 잘 정리된 부분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두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기도 합니다.

 

 

지금 사진에서 보는 교과서는 모두 제가 보관하고 있는 실물들입니다. 돌아가신 선친께서 책을 소중히 여기셔서 어려운 시골살이에도 불구하고 책을 헛간에 잘 보관해 두신 덕분에 별탈없이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책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버리지 마시라고 선친께 자주 당부를 했었습니다. 갓 결혼해서는 물건을 보관해둘 공간이 없어 시골집 광에 그냥 두었다가 어느 정도 형편이 펴지고 나서야 제집으로 가져와서 정리를 했습니다.

 

  

워낙 가난했던 우리나라였기에 교과서를 만들던 기술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종이질도 한없이 조악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시대의 책들이어서 어떤 책들은 만지기만 해도 바스라지고 맙니다. 서재의 책장에 넣어두면 책에서 풍겨나는 냄새가 너무 독해서 따로 상자에 넣어 다락에 보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중에 형편이 된다면 '광복후 초등학교 교과서의 변천사'라는 주제로 연구논문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만 워낙 바쁘게 사는지라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결국 못쓰고 죽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보도가 된 내용입니다만 2015년 경부터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도 전자책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몇년뒤부터는 학교에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자책의 장점이 엄청나기에 시대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겠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지금까지 사용했던 종이책의 존재가치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커오르는 아이들은 종이책을 못잊어 할 날이 곧 올것입니다. 특히 유년시절의 추억이 짙게 배인 교과서에 대한 향수는 말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앞날을 위해 아이들이 쓰던 교과서를 간직해둘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위의 책은 단기 4293년에 나온 책입니다. 서기로 환산하면 1960년에 발간된 것이니 지금부터 51년에 나온 책이 된다는 말입니다. 헌책방에 가도 옛날 교과서를 구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 교과서 자체가 역사를 증명해주는 좋은 자료가 될것입니다. 특히 전자책이 도입되면 종이 교과서는 급속하게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교과서를 간직해둘 경우 한 오십년 뒤에는 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돈문제를 떠나서 자녀들의 유년시절을 간직할만한 것으로 아이들이 쓰던 교과서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또 있을까요?

 

 

나는 옛날 교과서를 훑어보다가 기성회비(=육성회비) 영수증이 끼워져 있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아주 얇은 종이에 등사잉크를 사용해서 찍어 만든 영수증이었습니다.

 

 

누이들과 동생들, 그리고 내가 사용했던 교과서를 보며 옛날을 떠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쓴 그림일기나 일기장도 절대 버리지 말도록 하십시다. 조금 힘들어도 책장이나 책꽂이에 잘 보관해두었다가 결혼을 해서 살림을 내어줄때 선물용으로 주도록 합시다.

 

 

일류 학부모가 되는 길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작은 것부터 챙겨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하나하나 챙겨두도록 합시다. 그림이나 붓글씨같은 미술작품을 모아두는 요령은 다음에 따로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이제 곧 1학기말이 다가옵니다. 제발 올해부터라도 교과서와 학습장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보십시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깜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