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배낭여행, 초등교육, 경주, My Way, 영화, et cetera

백수일기 4 - 호반길 걷기 A

댓글 0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2020. 6. 18.

 

백수생활에 한껏 재미를 들인 나는 그 즐거움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상 잠이 모자라기에 자주 졸기도 하는지라 몰려오는 식곤증을 이기고 잠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오후에는 집을 나섭니다.

 

 

 

 

요즘은 주로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다니죠.

 

 

 

 

2년 전 교통사고의 여파로 인해 도로 주행에 트라우마가 생긴 나는 인적 드문 길을 골라 다닙니다.

 

 

 

 

자전거를 세워두었으니 이제부터는 걸어야지요.

 

 

 

 

나는 개울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온 것이죠.

 

 

 

 

경기장처럼 생긴 곳은 버드 파크(Bird Park)입니다.

 

 

 

 

보문호 둑에 올라서서는 어느쪽으로 걸을 것인지를 두고 잠시 고민합니다.

 

 

 

 

이번에는 오른쪽을 택했습니다.

 

 

 

 

 

풍경이 어렇네저렇네하고 글로 묘사하기를 시도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글쓰기와는 너무나도 두터운 담을 친 사람이고 글재주는 약으로 쓰기 위해 찾아보려고 해도 타고 난 게 없기에 그런 시도는 아예 안 하는 게 여러분과 나를 위해서 행복한 일이지 싶습니다.

 

 

 

 

 

목월 선생은 경주사람입니다.

 

 

 

 

 

동리 선생도 경주 사람이더군요.

 

 

 

 

청마 유치환 선생은 경주에서 잠시 고등학교 교장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마 선생을 두고는 경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이더군요. 약간의 꼬투리만 있어도 자기 지역과 연관이 있다고 우기면서 관광자원으로 우려먹어야 정상인데 그런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만화가 이현세 선생도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려먹을 관광자원이 너무 풍부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런 사실에 눈을 뜨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안타까운 면이 많다는 사실을 이곳에 사십여 년 정도 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그 정도 살았으면 제2의 고향이라고 여기며 애정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 묘한 곳이 여기였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영원한 떠돌이며 나그네이고 철저히 외면당하는(?) 이방인일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제가 도리어 남들을 왕따 시키며 산다는 그런 기묘한 자기 합리화와, 어설프기 짝이 없는 서글픈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씁쓸하기 짝이 없는 일이죠.

 

 

 

 

 

오래 살아보며 느낀 것은 현지인들과 인간관계를 깊이 맺을 필요 없이 그냥 있는대로 즐기며 살기에는 정말 좋은 도시라는 사실입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가 싶어서 주위 분들과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는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제법 있었습니다. 이 도시에 삼십 년 이상을 살면서 결혼도 현지인과 하며 살아오셨던, 경주에서는 알아주는 어떤 기업체의 이사님도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백수 생활 이야기가 엇길로 새 버렸습니다.

 

 

 

 

삼류 따라지 백수 주제에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며 살았나 봅니다.

 

 

 

 

그저 고개 푹 숙이고 모자란 듯이 덜 떨어진 듯이 여기며 제분수와 처지를 잘 알고 살아야 하는데 괜히 끼어드려고 했나 봅니다.

 

 

 

 

그러기에 앞으로는 더더욱 제 꼬라지와 분수와 처지를 잘 알아서 두루두루 살펴보며 조심하고, 더 낮추어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반길을 다 돌면 내일 할 일이 없어지니까 이쯤에서 돌아서야죠.

 

 

 

 

 

마스크를 끼고 선글라스까지 썼으니 이 못난 백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게 다행입니다. 자신을 숨기기 위해 철저히 위장한 내가 선글라스 속에서 눈을 크게 뜨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훑어봐도 도무지 얼굴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이고, 다행입니다. 덕분에 잠시 행복했습니다. "

 

 

 

 

 

 

 

 

 

어리

버리

 

 

 

 

 

 

'경주, 야생화, 맛 > 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은사 3  (0) 2020.07.02
감은사 2  (0) 2020.07.01
감은사 1  (0) 2020.06.30
백수일기 5 - 호반길 걷기 B  (0) 2020.06.19
백수일기 4 - 호반길 걷기 A  (0) 2020.06.18
속 풀기   (2) 2020.04.29
없는 힘이지만 다시 한번 더....   (2) 2020.04.20
한번 더 살펴보기 3  (0) 2020.04.13
한번 더 살펴보기 2  (0) 2020.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