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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2020년 12월
03
작은 보를 만났습니다. 보 바로 밑 물속에는 다슬기들이 그득했습니다. 어디라고 안 밝혀야겠지요? 어도에 물고기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강과 개울에 이런 물만 흐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어렸을 때는 그랬었습니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닙니다. 불영계곡에서 완벽한 모래밭을 만나보리라고는 상상을 못 했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유년시절에 그렇게 많이 보고 살았던 모래밭이 펼쳐졌습니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배낭과 양말, 신발까지 다 벗어두었습니다. 모래를 밟아보아야지요. 물가에는 짐승들 발자국이 가득했습니다. 무슨 짐승들이었을까요? 나는 개울을 건너보았습니다. 발이 시렸습니다. 발 시림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깨끗하기 그지없는 모래밭을 만났다는 기쁨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