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배낭여행, 초등교육, 경주, My Way, 영화, et cetera

31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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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小山 선생을 찾아가다 4

처음 계획은 그분을 위하여 미술관을 건립해드리고자 했던 모양이야. 소산 선생을 위해서 말이지. 그러자 반발이 심했다고 전해 들었어. 시 예산으로 특정인을 위한 미술관 건립은 말이 안 된다는 논리가 주류였던 것 같아. 나름대로 논리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어.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신 분으로는 김흥식 교수님이 계시더라고. 나는 그 교수님이 어떤 분인지 몰라. 소산 선생에 대해 쓴 글을 모아놓은 책 라는 책 123쪽에서부터 130쪽에 이르기까지 그 교수님의 글이 나오는 데, 그 글 내용에 공감한다는 뜻이야. 거기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지? 여기 이곳 경주라는 동네에 사십 년 이상 살아온 결과 깨달아 알게 된 게 하나 있어. 여기는 좁은 바닥이어서 말을 함부로 하는 건 아주 조심해야 ..

30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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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小山 선생을 찾아가다 3

중앙정원에는 엑스포 공동 개최지와 후보 도시들의 모습이 벽면에 나타나 있었어. 멀리 덕동댐이 보이더라고. 나는 꼭대기층을 한 바퀴 돌아보았어. 전망 1층에는 카페가 있지. 카페에 가보기 전에 小山 선생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솔거 미술관의 위치를 확인해두었어. 사진 중앙 부분 호숫가에 성냥갑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솔거 미술관이야. 전망대 1층의 카페에 들어가 보진 않았어. 꼭대기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경주타워에서 내려왔지. 이제 미술관을 향해 가야지. 아이들을 데리고 여기고 몇 번을 왔었던가? 그때와는 많이 변한 듯했어. 아이들 재잘거리던 모습도 다 사라져 버리고 적막감이 감돌았어. 나는 아쉬움에 뒤를 돌아다보았어. 솔거 미술관 방향 표지판이 보이네. 나는 호수를 향해 걸었어. 한 번씩은 뒤돌아보아가며 ..

29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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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小山 선생을 찾아가다 2

소산 선생님과 약속한 만남은 결코 아니었어. 저번 글에서 밝힌 대로 나는 그분을 조금 알지만 그분은 나에 대해서 전혀 모르셔. 나는 그분을 책으로만, 작품으로만 만났어. 그분이 경주 남산자락에 사신다는 것만 알고 있지. 같은 곳에 살고 있으니 동향인이라고 마구 우겨도 되겠지? 약속시간도 만들어두지 않았으니 구경할 것 다 구경하고 천천히 가는 거지 뭐. 소산 선생을 뵈러 왔다면서 그게 뭐냐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그분의 작품을 만나고자 하는 거야. 경주 타워에 그 분의 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런데도 타워에 올라가 보는 것은 멀리서 일단 한번 살펴보려는 거지. 나는 엘리베이터를 탔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전혀 없었기에 개인 전용 엘리베이터처럼 사용했어. 아참, 아주 귀한 소식..

28 2020년 10월

28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小山 선생을 찾아가다 1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을 보고 "나는 우리 대통령을 잘 알지."라고 말을 하면 모두 다 전혀 믿질 않았어. 내가 잘 안다고 몇 번 강조하고 나면 어떤 아이들은 되묻기도 했어. "선생님께서는 정말 우리나라 대통령을 잘 아세요?" 그러면 나도 당당하게 대답했었어. "그럼! 잘 알고 말고!" 몇 번이나 확실하게 대답을 하면 아이들 반응이 달라지는 거야. 그러면서 "오오!" 하는 소리가 뒤를 이어 쏟아졌던 거야. 그 정도가 되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들을 보며 내가 한마디를 덧붙이지. "난 정말 우리나라 대통령을 잘 알고 있어. 진짜 중요한 문제는 말이지, 그 분이 나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야." 거기까지 말을 하면 아이들은 피식 웃고 말지. 사실이 그렇잖아? 우린 누구나 우리 대통령의 이름도 알고 어디 출신이..

27 2020년 10월

27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가을 노래

나는 월정교 방향으로 가보았습니다. 남천(=문천)에 놓인 돌다리를 건너는 아가씨들이 보입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물건도 새로 만든 것이 돋보이는 법이고..... 사람은 청춘이 아름다운 법입니다. 월정교 부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 여기는 논이거나 밭이었습니다. 2005년 4월 23일에 찍어둔 교촌 부근의 모습입니다. 그해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넣을 수 있었기에 찍어둔 사진이지요. 월정교 양안을 발굴한다 싶더니 이런 공사가 이루어지더군요. 시비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건축양식의 근거는 어디에서 찾았는지 궁금합니다. 근거를 정확하게 댈 수 없다면 차라리 현대적인 양식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혀두면 좋지 않을까요? 역사든 무엇이든 어차피 재해석의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합니다..

26 2020년 10월

26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인왕동이 달라졌다

경주관광의 핵심 지대라면 아무래도 인왕동과 황남동, 그리고 교동일 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한때 경주의 대표적인 유흥가였던 쪽샘 골목도 인왕동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인왕동에 가보았습니다. 그동안 스쳐지나기만 하였지 골목 속으로 들어가 본 것은 몇 년 만이었지 싶습니다. 이 동네에 있었던 주택들 상당수가 철거되었습니다. 철거된 빈터에는 드문드문 발굴이 이루어지고 언젠가는 공원으로 변할 모양입니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인기 작가 허진모 선생의 생가도 이 부근 어디에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몇 년 못 본 사이에 인왕동 옛터에 큼지막한 찻집이 들어섰더군요. 한쪽은 파스타 음식점, 한쪽은 카페테리아 같아 보입니다. 이젠 뭘 해도 자본이 필요한가 봅니다. 인왕동을 스쳐지나 나는 교동으로 ..

22 2020년 10월

22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재충전 5 - 도시농부 B

오늘은 한 달 만에 대구에 갈 거야. 친구들을 만나보기 위해서지. 원래는 여섯명이 모이는 모임이었는데 이젠 넷만 남았어. 사실 이제 나에게는 재충전이 필요해. 어제는 울산을 다녀왔어. 태화강변에서 자전거를 탔던 거야. 자전거만을 타기 위해 갔던 것은 아니야. 보고 싶었던 분을 만나러 간 거지. 더 늙어버리기 전에 보고 싶었어. 아주까리기름이라도 발라서 젊어지고 싶었어. 하지만 그런다고 젊어지나? 곱게 늙어야하는데 타고난 바탕이 워낙 안 좋으니 별 수 없어. 올해에는 그렇게 좋아하는 배낭여행도 떠나지 못했어. 고생하시는 소상공인들과 농민들을 보면 이런 말조차도 입에 담으면 안될 것 같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코로나에 떠는 백성들 보고는 집에 가만 있으라 해놓고 자기 식구는 요트 사러 가도 되더구먼. 서..

21 2020년 10월

21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재충전 - 4 : 도시농부 A

내년에는 이걸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도시에서 농사짓는 도시 농부를 해봐야겠어.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니까 내가 하기에는 딱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처음 보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느낌이 왔어. 문제는 내가 집을 오래 비울 경우인데 말이지. 관리하기가 쉽지 않겠지? 공간은 있지. 옥상에서 하면 되니까. 지금까지는 꽃만 길렀어. 농사 지을 생각을 하긴 했지만 계기가 없었어. 이런 전시회를 기획해준 분들이 너무 고마웠어. 지난달 동대구 역 광장에서 보았지. 그동안 텃밭 딸린 작은 집을 구하러 제법 다녀보았어. 경주 부근은 땅값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어. 너무 멀리가면 자가용 승용차가 없는 나는 너무 불편해져. 나이 들어 혼자 멀리 간다는 게 부담스러웠어. 여행이라면 조금은 자신 있지만 이건 여행이..

15 2020년 10월

15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향기 3 - 천사의 트럼펫(천사의 나팔꽃, 에인절 트럼펫)

최근 열흘 동안은 꽃 향기에 취해 살았습니다. '천사의 나팔꽃(Angel's trumpet)'이 계속해서 피었기 때문입니다.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태국이었을 겁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의 깊은 산속에 숨어 살고 있는 소수민족 몽족의 도이 뿌이 마을을 갔을 때 가장 많이 보았다고 기억합니다. 그야말로 꽃 천지인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 천사의 트럼펫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게 2006년의 일이었습니다. 한때는 태국이 너무 좋아서 다섯번을 갔는데요, 북동부 이산 지방의 작은 도시를 빼고는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1995년에 동남아 배낭여행을 처음했었는데요, 그때부터 뻔질나게 드나들었습니다. 소수민족 마을 곳곳에 천사의 나팔꽃이 가득했습니다. 제가 다섯번이나 가보았던 나라는 태국과 터키 두..

13 2020년 10월

13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향기 1

선더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은 지난달에 꽃을 피웠습니다. 올해는 꽃대를 달랑 두 개만 올리더니 기어이 몇 송이를 피워주더군요. 이 녀석이 우리 집에 온 지가 한 이십여 년은 되었을 겁니다. 녀석은 거의 해마다 꽃을 피워주었습니다만 이젠 많이 늙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얘는 족보상으로 양란에 속합니다. 양란들은 아무리 꽃이 곱고 화려하고 예뻐도 향기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양란과 동양란의 교잡종으로 알려진 선더스트는 예외적으로 향기를 내뿜습니다. 향기가 얼마나 맑고 서늘한지 모릅니다. 중국춘란의 특징인 맑은 향기를 이 녀석이 가지고 있더군요. 약 삼십여 년 전에 나는 중국 춘란들을 명품으로만 70여분 정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향기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

02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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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고분에도 벌초를 할까?

모르긴 몰라도 지난 9월 26일 토요일이나 그 한 주 전인 19일 토요일에는 벌초하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중추절을 앞두고 조상들의 산소를 가보는 것은 후손 된 사람들의 도리이기도하니까요. 제 부모님 두 분은 영천 호국원에 모셔두었으니 특별히 벌초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경주에 있는 수많은 고분들에도 벌초를 하는 것일까요? 정답은 사진 속에 나타나 있습니다. 시내에 작은 동산처럼 솟아있는 고분들은 문화재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도 관리해두어야하고 도시 미관을 위해서도 신경을 써두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고분이 어느 분의 왕릉이라고 하는 게 확실히 밝혀져있다면 문중이나 후손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아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며 도리라고 봅니다. 추석 그 며칠 앞에 고분 곁을 지나다보니 벌초를 하고..

01 2020년 10월

01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공백 6 - 와송

옛날 기와집 지붕에는 기와 위에 와송(=바위솔)이라는 식물이 자라났습니다. 오래된 기와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지 싶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죠. 와송이라는 이름도 기와에 자라는 솔(=소나무)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에 가면 자생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바위솔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분의 작은 화분들을 제법 가지고 있었기에 올해에는 화분에 심어서 옥상에 올려두었습니다. 이런 작은 화분에 옮겨심어둔 와송 화분들이 마흔 개가 넘어섰습니다. 와송에 항암 성분이 많다는 소문이 나서 요즘은 대량으로 재배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빈터에도 와송이 소복하게 ..

26 2020년 09월

26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박 7 - 이 정도면 충분해

내가 살고 싶은 집이지. 비싼 아파트도 싫고 저택을 원하는 것도 아니야. 나는 이 정도면 충분해. 여기서 더 나가면 과욕이고 탐욕이지. 지붕에는 박 넝쿨 정도만 올리면 돼. 호박도 조금 기르고 말이야. 바가지를 만들어서 음식을 담아 먹었으면 해. 툇마루에 앉아 책을 보며 해바라기를 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꽃과 채소를 가꿀 스무 평 정도의 마당만 있으면 돼. 뭘 더 바라겠어? 그렇게 살다가 죽을 수 있으면 좋겠어. 어리 버리

17 2020년 09월

17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박 4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남도나 따뜻한 지방에서는 예전에 이런 식으로 터널을 만들고 박을 키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사실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박은 초가지붕 위에 올려 키웠습니다. 그런대로 사는 시골 마을에서는 짚을 이어 올린 담장에도 올려서 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그런 현장을 만났습니다. 인공적으로 담장을 만들고 거기에다 박을 키웠네요. 얼마 만에 보는 풍경인지 모르겠습니다. 2013년 박목월 선생의 생가를 방문했을 때 찍어둔 사진입니다. 목월 선생의 생가는 경주 부근 모량이라는 동네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속적인 풍경을 시내 한복판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경주시 실내체육관과 예술의 전당 사이를 이어주는 공간에서 만났던 풍경입니다. 박이 ..

15 2020년 09월

15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박 3

멀리서 처음 보자마자 '저건 박 터널일 거야'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박넝쿨이 우거진 박 터널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에 이쪽으로 거의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성공원 실내체육관 부근입니다. 나는 박 터널 아래로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종류의 박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습니다. 동그란 것도 있고 길쭉한 것도 있고 가는 것도 있고 굵은 것도 있었으며 색깔이나 모양, 심지어는 무늬까지 별별 것이 다 열려있었습니다. 박 덩굴이 이렇게 멋지게 자라 갖은 열매들이 다 달리도록 그동안 어찌 까맣게 몰랐던가 하는 생각이 들자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분 생각에서 나온 기획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참신한 발상이며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시..

09 2020년 09월

09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공백 5

올해 5월 26일에 채송화가 첫 꽃을 피워주었습니다. 지난 세달동안 아침마다 꽃을 보는 재미가 엄청 쏠쏠했습니다. 거름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던 여파일까요? 8월 말이 되자 비실거리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녀석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더 살 수 있는 생명을 정리하고 나자 마음이 가볍지는 않더군요.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살짝 아쉬워서 옥상에 기르던 녀석들은 남겨두었습니다. 녀석들은 좀 더 오랫동안 남겨두었다가 자연사하도록 할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내년 5월 말까지의 공백이 너무 긴 세월 같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