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여정/행복한여행

후박향기 2013. 11. 28. 17:44

모처럼 고향 나들이가 가슴을 설레게 하지만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니 조금은 걱정이다. 

아름다운 선운사의 풍광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골짜기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있던 상사화 모습을 생각하며 선운산입구 펜션에 도착 했다.

 

이번 여행은 내가 추천한 곳이다. 고창은 많이 알려 졌지만 선운사에 가본 직원은 거의 없는 듯하다. 나 또한 선운사에 수없이 가봤지만 정상은 딱 한번 가봤다. 그것도 초등학교 때인가 ……. 기억도안난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해바다의 석양이 뇌리에 스칠 뿐이다.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속의 기억을 떠 올리며 이번에는 꼭 정상에 가 보리라 생각한다.

 



 

나의 고향 고창은 자랑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늦게 도착한터라 밖은 어둡지만 고향 냄새가 코끝을 타고 흐른다. 상큼함, 신선함, 아무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선운사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풍천 장어다.  



 

우리나라에 여러 곳이 풍천이란 지명은 있지만 선운산을 끼고 흐르는 풍천은 비가 오면 강은 황토와 섞여 흘러 강을 이루고 이곳에서 서식하는 민물 장어는 맛이 좋아 미식가들이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왔으니 당연이 선운사 풍천장어의 맛을 봐야겠지?.

먹음직스럽다. 양념을 하지 않은 장어에 소금만 약간 뿌려 숯불에 굽는다.

고창선운사 풍천장어는 황토 물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냥 먹어도 담백한 맛 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토실토실 살찐 장어를 석쇄에 올려 놓는다. 지글지글 맛이 익어가는 소리에 모두 군침을 흘린다. 저녁을 먹지 않고 장어구이로만 배부르게 먹어보긴 처음이다.

 


우히히~ 맛나다. 먹어본사람만 알겠지?

 

이른 아침 눈을 떴다. 나지막한 숲 사이에 작지만 황토로 아담하게 지어진 예쁜 펜션,

앞 뜰에  수없이 자라고 있는 이름 모를 잡초와 들국화, 어젯밤에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농촌 풍경 그대로 인데 고향이라서 그런지 정말 아름답다. 산 아래 낮게 드리워진 안개, 향긋한 시골의 냄새가 코끝을 진동해 온다. 길 아래로 한참을 걸었다. 어릴 적 잡아서 갖고 놀았던 방아깨비가 풀숲에 널려있다. 방아깨비로 방아를 찌어 본다. 어느새 나는 40여 년 전 동심으로 돌아간다.

 

어제 일기 예보와는 다르게 가을 하늘 그대로 이다. 


아침을 먹고 선운사로 향했다. 


선운사는 볼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상사화다. 원명은 꽃무릇이라고 하는데 봄에 새싹이 돋고 자라다 7~8월 무더위에 입이 시들어 모두 없어진다. 

9월 잎이 없어진 곳에서 꽃대가 나오고 추석 전후에 만개가 되어 선운산 골짜기를 수놓는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 하여 일명 상사화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침 동이 틀 무렵 골짜기에서 보는 상사화가 제일 아름답다.

계곡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을 안고 피어 있는 상사화의 모습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 이른 계절 탓인지 우리는 군데군데 피어 있는 상사화의 모습으로 만족 해야만 했다.

 





선운사는 백제시대에 조성한 고찰로서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이라고도 한다.

선운사 뒤편에 자라고 있는 천연기념물 동백 숲은 또 하나의 명물이다.


 



선운사의 대웅전을 바라보며 공짜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이곳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라도 속세를 떠나봄이 어떨런지?

 

밤새 비가 와서인지 쉴세 없이 흐르는 계곡물이 산사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선운산의 계곡은 다른 계곡과는 달리 물이 약간 흐려 보인다.

그것은 선운산에 도토리나무가 많아 도토리속에 있는 탄닌이 물에 스며들어 그렇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걷는다.

계곡을 따라 한참 걷다보면 진흥굴이 나온다. 진흥굴은 숭불왕으로 유명한 신라24대 진흥왕이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당시 백제 땅인 이곳에 의은국사를 시켜 선운사를 창건케 하고 왕위를 퇴위한 후 선운사를 찾아 수도 했다는 암굴이다.

 

 


진흥굴 앞에는 600년이나 된 소나무 장사송이 있다. 진흥송이라고도 하는데 천연 기념물로 보호 되고 있다.

 


 

우리는 앞에 있는 정자에 앉아 600년전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부귀와 권력은 자연 앞에서는 그냥 초라할 뿐이다.

깊고 화려한 산은 아니지만 천하를 호령하던 진흥왕이 속세를 떠나 수도한곳 ‘선운산’ 신이 내린 자연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흥왕이 수도했던 진흥굴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작은 암자 도솔암이 나온다.

도솔암 역시 진흥왕이 세운 암자이다. 중애공주와 도솔왕비의 영생을 위해 굴 윗 산에 중애암과 도솔암을 각각 세웠다고 한다.

도솔암에는 절벽위에 새겨진 마애불상이 있다. 마애불상의 입술과 손의 모양이 무척 독특하게 보인다. 마애불상 위에 사각형의 구멍이 있는데 조선시대 구멍에 나무를 박고 지은 공중누각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무너져 나무 흔적만 남아있다. 나라 세금을 피해 공중에 집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초등학교 시절 들은 적이 있다. 그냥 꾸며낸 이야기일 것이다.



 

계곡을 지나 낙조대로 향했다.

계곡과 절벽의 조화로운 극치가 더해간다.

조금 오르니 용문굴이 나온다. 선운산의 용이 승천하면서 뚫고 지나 갔다는 전설이 있는 커다란 용문굴은 지금도 용이 나올 것 같은 오싹함이 느껴진다.

몇 년전 인기 드라마 대장금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숨이 차다 싶더니 드디어 정상이다.

이곳 정상은 40년전에 와보고 처음이다. 초등학고 시절 고무신 신고 올라 왔던 곳, 멀리 서해 바다가 보이고 낙조가 명품이었던 곳, 40년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던 그 모습 그대로이다.

산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이 있다면 내 모습일 것이다. 작은 산이지만 곳곳이 훌륭한 명품이다.

서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오금이 저리도록 아스라한 절벽,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암자들이 한폭의 동양화이다.

 







아름다운 낙조를 보았다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산을 내려왔다.

 

고창은 볼 것 먹을 것이 풍부한 곳이다.

복분자, 수박, 풍천장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 등

 

고창읍내에 들러 간장게장으로 점심을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잠시 들렀던 곳이 고창 모양성이다. 고창읍성(모양성)은 백제때 쌓은 성이다.

매년 모양성 축제를 하는데 윤달 돌을 머리에 이고 세바퀴 돌면 극락승천 전설 있어 어릴적 성을 돌던 때가 생각이 난다. 아마 난 그때 여러번 돌았기 때문에 극락 승천할 것이다.

 

덤으로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고택을 들러 판소리와 춤을 구경 하였다. 


 

짧은 여정 이었지만 고향의 아름다움을 동료들에게 소개 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

 

모든 여행이 의미 있고 아름다운 산행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