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서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존 스타인벡 장편소설 『분노의 포도(葡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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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대소설

2015. 9. 22.

 

 

존 스타인벡 장편소설『분노의 포도(葡萄)』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장편소설로 1933년 발표, 1939년 출판되었다. 1940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1929년의 경제 공황을 다룬 작품 중 존 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는 단연 걸작으로 꼽힌다. 소설로서만이 아니라 헨리 폰다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특히 일자리를 찾아 떠난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다.

 이 소설의 무대는 1930년대의 텍사스로부터 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대평원으로 대사풍(大砂風)에 의한 피해와 대자본에 의한 농업 기계화로 경작지를 잃은 오클라호마의 농민 조드 일가가 낡은 자동차에 가재도구를 싣고 캘리포니아의 비옥한 토지를 찾아 이주한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던 자유의 땅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착취와 기아와 질병이었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고 또한 사별한다. 갖은 고난을 겪은 후 아들 톰은 파업에 가담하여 살인을 저지른다. 노동자의 싸움에서 깨달은 어머니는 힘차게 살아 갈 것을 절규한다.

 

 

 

 

 『분노의 포도』는 농장노동자의 비참한 생활을 <구약성서> 중 '출애굽기'의 구성을 빌려 묘사한 서사시적(敍事詩的) 작품이다. 미국사회 전반의 움직임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포괄적인 시야에서 농민의 생활을 극명하게 묘사하여 이 작가의 소설 중 사회주의적 경향이 가장 짙은 걸작이다. 이 소설은 출판되자마자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1940년 J.포드 감독에 의하여 영화화되었다.

 『분노의 포도』라는 이 책 제목은 줄리아워드 하우1의 시 <공화국 전쟁의 찬가>에서 따온 것으로, ‘사람들의 영혼 속에는 분노의 포도가 가득했고, 가지가 휠 정도로 열매를 맞는다2’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조드 일가는 오클라호마 주 일대에 불어 닥친 가뭄과 모래바람 탓에 폐허가 된 토지를 버리고 일자리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떠난다. 기계화된 영농회사의 대자본에 밀려 더 이상 고향에서 살 수 없게 된 것도 이유다. '캘리포니아엔 일자리가 얼마든지 있다'는 전단 한 장에 모든 것을 건 채, 낡은 자동차를 타고 산맥과 사막을 가로질러 수 천 마일을 달려간다. 도중에 조부모를 차례로 잃지만 매장도 못하고 시신을 차에 실은 채 서쪽으로 향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이기적인 대자본가의 땅이었다. 각지에서 모여든 25만 명의 농민들은 농장주의 착취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온 종일 쉬지 않고 일해도 간신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없는 임금. 조드 일가는 굶주리면서 이주민 캠프를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농장의 포도는 오히려 분노의 대상으로 부를 만했다.

 급기야 농민들은 임금인상을 주장하며 파업을 시작한다. 농장주들은 농민들을 진압하기 위해서 폭력단을 끌어들인다. 폭련단은 농민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사 짐 케이시를 곤봉으로 살해한다. 그 참상을 목격한 장남 톰 조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상대를 때려죽인다. 조드 일가는 경찰의 추격을 피해 목적지 없는 노정을 떠난다. 간신히 정착해서 목화 따는 일을 시작하지만 사흘 동안 내린 비 때문에 집과 일자리를 모두 잃는다. 조드 일가는 비를 피해 언덕 위의 헛간으로 간다. 그곳에는 엿새를 굶은 노동자 사내와 그 아들이 있었다. 음식을 아들에게만 먹여온 사내는 굶주려 죽어가고 있었다.

 굶주림과 피로로 아이를 사산한 톰 조드의 딸 로저샨은 아사 직전의 사내에게 다가가 자신의 젖을 물린다. 그리고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천천히 구석으로 가서 남잔의 쇠잔한 얼굴을 내려다보며 겁에 질려 크게 뜨고 있는 그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 옆에 누웠다. 남자가 느릿느릿 고개를 저었다. 샤론의 로즈는 이불 한쪽을 열고 자신의 가슴을 드러냈다.

 "드셔야 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몸을 움직여 가까이 다가가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자!"

 그녀가 말했다.

 "자요."

 그녀의 손이 그의 머리 뒤로 가서 머리를 받쳤다. 그녀의 손가락은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 건너편 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입술이 한데 모이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_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2권, 민음사, 2010, 473쪽.

 

 

 

 


 1930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캘리포니아 농업 노동자들의 사정을 자세하게 조사하였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그들의 어려운 생활상이 절실하게 드러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생활에 굴하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분노의 포도』는 스타인벡의 인생철학이 가장 잘 나타난 그의 최대의 걸작이며, 1930년대 미국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 작품은 성서의 ‘출애급기’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는 지적에서 보듯이 이집트 왕의 학정에 쫓긴 이스라엘인들이 희망의 땅 가나안을 향해 고난의 길을 걷고, 마침내는 역경을 물리친다는 줄거리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의 포도』 역시 1930년대 미국의 경제 불황이 극심할 무렵, 상업주의에 쫓긴 농민들이 숱한 고난 속에서도 불굴의 정신력으로 이를 이겨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아사 상태에 있는 낯선 사나이에게 젖을 물리고 신비스런 미소를 머금는 모습은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살아남는다는 줄기찬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에 묘사되어 있는 불행한 이주민들의 실태가 폭로되자, 일대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서 다루어진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문제는 현대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게다가 스타인벡은 보다 웅대한 구상을 가지고 있어, 소우주인 조드 알가를 통해 대우주 인류 전체의 실태를 그려내려 했다. 그것은 또한 인간애와 동시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함과 존엄성을 보여주고 있는 리얼하고 다이나믹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분노의 포도』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의 반응은 세상이 깜짝 놀랄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우선 이 작품에 그려져 있는 소작인, 지주, 떠돌이, 노동자, 자본가, 행정 당국의 모습이 진상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떠들썩한 논란이 일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오클라호마와 캘리포니아 두 주에서는 상상 외로 소란이 컸는데, 여기서는 환호하는 소리보다 공격적인 노성이 압도적으로 컸다.

 오클라호마의 신문이란 신문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공격을 가해 왔고, 도서관은 대부분 이 책을 금서(禁書)로 정했다. 오클라호마 출신 하원의원은 국회에서 규탄 연설까지 했다. 캘리포니아의 소란도 마찬가지여서, 이 책이 출판된 지 두 달이 채 안 돼 <기쁨의 포도>라고 붙여진 팜플렛이 나돌았다. 이 팜플렛은 궁핍한 이주 농민 일가가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자, 모두가 문을 열어 환영하고, 은행이나 농장에서도 한결같이 따뜻이 대해 주는 내용이 묘사된 것으로, 『분노의 포도』에 묘사된 것이 캘리포니아의 실상이 아니라는 선전을 담고 있었다.

 이 책에 붙여진 『분노의 포도』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바는 인간으로서의 긍지와 생존권을 모두 상실한 채, 오직 빵과 일자리를 찾아 떠돌아다니다가, 기름진 땅에 열매 맺은 포도를 보고 분노하는 실향 농민의 처절한 절망감이다. 작가는 이 작품 전체의 구성을 <구약성서>의 ‘출애급기’와 그 속편에서 본땄다고 한다. 1930년대 미국 실향 농민들의 집단적인 비극을 사실적인 필치로 묘사하고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도 하는 작품이다.

 

 

 

 

 존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1902.2.27∼1968.12.20) :   

 

존 스타인벡은 1902년 2월 27일 캘리포니아 주의 농가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나이가 비슷한 유명한 작가로 1899년에 탄생한 헤밍웨이, 1897년에 태어난 포크너, 그리고 1896년에 출생한 존 도스 파소스 등이 있다. 스타인벡은 일찍이 스텐포드 대학에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1925년 화물선을 겨우 얻어 타고 파나마 운하를 거쳐서 뉴욕에 갔다. 꿈 많은 스타인벡은 뉴욕에만 가면 자기가 바라는 문학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때문이었다.

 스타인벡은 우선 먹고 살기 위해서 신문기자가 되었으나, 얼마 가지 않아서 그만두었다. 그리고 노동꾼으로 차리고 막벌이를 시작했는데 벽돌 나르기, 칠장이, 술 배달 등 닥치는 대로 하다가 기진맥진해서 하는 수 없이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다행히도 어느 별장지기로 취직이 되어 비로소 한가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스타인벡은 뜻밖의 조용한 자기 시간을 그냥 버리지 않고 자기가 겪은 쓰라린 체험과 공상을 잘 가다듬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29년에 <금배(金盃)>라는 소설을 썼다. 이때 그의 나이 27세였는데, 계속해서 꾸준히 소설을 쓰다가 1939년 그러니까 최초의 작품 <금배<>를 발표한 지 10년만에 <분노의 포도>를 출판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의 작품도 아홉 편이었으니까 1년에 한 작품씩 쓴 셈이다. 물론 그때까지의 작품 중에서 널리 알려진 것이 많은데, 특히 <생쥐와 인간>은 유명하다.


각주 1

공화국 전투찬가. 존 브라운의 죽음을 다룬 존 브라운의 시체(John Brown's Body)에다가 줄리아 워드 하우(Julia Ward Howe) 라는 선교사, 사회운동가, 시인을 겸하던 사람이 1861년에 쓴 시를 가사로 해서 1862년 만들어진 남북전쟁기의 군가. 여담이지만 하우 여사가 가사를 새로붙인 이유는 'John Brown's body의 내용이..

각주 2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영광이 나의 눈에 보이네재어 두신 분노의 포도를 짓밟으며 오시네공포의 검을 휘둘러 운명의 번개를 내리시노라주님의 진리가 다가오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주님의 진리가 오고 있나니나는 수많은 진지의 모닥불 속에서 주님을 보았네병사들은 저녁 이슬과 습기 속에서 주님의 제단을 쌓았네나는 흐..

  1. 공화국 전투찬가. 존 브라운의 죽음을 다룬 존 브라운의 시체(John Brown's Body)에다가 줄리아 워드 하우(Julia Ward Howe) 라는 선교사, 사회운동가, 시인을 겸하던 사람이 1861년에 쓴 시를 가사로 해서 1862년 만들어진 남북전쟁기의 군가. 여담이지만 하우 여사가 가사를 새로붙인 이유는 'John Brown's body의 내용이 너무 끔찍해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곡조의 역사가 나름 화려한데 원래는 소방대 노래인 'Say, Bummers, Will You Meet Us?'였다고 한다. 이후 작곡자가 캠프집회 찬송으로 'Say, Brothers, WIll You Meet Us?'로 개작했는데, 전쟁이 일어나면서 병사들이 'John Brown's body'로 개작했고. 이것을 하우 여사가 'Battle Hymn of Republic'으로 다시 개작한 것이 현재의 노래라고. 이후에도 이런저런 노래의 곡조로 애용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이후에는 찬송가로도 널리 불린 곡이며 한국 개신교 찬송가에도 가사를 개사해서 신판기준 348장(통합 찬송가 기준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 로 실려 있다. "영광! 영광! 할렐루야!"라는 후렴구로 유명하다. 제목이랑 앞부분 가사는 몰라도 후렴구는 다들 알정도. 정황상 한국 찬송가의 원가사는 디마니 다네끼지 목사가[1] 개작한 '악마와 싸울지라'로 보인다. [본문으로]
  2.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영광이 나의 눈에 보이네재어 두신 분노의 포도를 짓밟으며 오시네공포의 검을 휘둘러 운명의 번개를 내리시노라주님의 진리가 다가오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주님의 진리가 오고 있나니나는 수많은 진지의 모닥불 속에서 주님을 보았네병사들은 저녁 이슬과 습기 속에서 주님의 제단을 쌓았네나는 흐릿하게 일렁이는 등불 아래서도 주님의 올바른 판결을 읽을 수 있어라주님의 날이 오고 있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주님의 날이 오고 있나니나는 윤기 나는 강철 대오 속에 쓰여진 불같은 복음을 읽었네“네 나를 욕보이는 자에게 대적하였듯이, 나의 은총이 너와 함께 할지니인자(人子) 영웅이 그 발뒤축으로 뱀을 뭉개 버릴지라주님의 진실이 오고 있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주님의 진리가 오고 있나니주님께서 결코 후퇴하지 않을 나팔 소리를 멀리까지 부시었네주님께서는 당신의 심판의 자리에서 사내들의 영혼을 걸러내시리라오, 어서 빨리, 나의 영혼아, 주님께 답하여라! 기뻐하여라, 나의 발아!우리 하나님께서 오고 계시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우리 하나님께서 오고 계시나니나리꽃의 아름다움 속에 그리스도께서 바다 건너 나셨노라영광스럽게도 너와 나 그리스도의 품 속에서 거룩해질지니그분께서 사람을 성스럽게 하려 죽으셨듯이, 사람을 자유케 하려 우리를 죽게 하소서하나님께서 오고 계실 동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우리 하나님께서 오고 계시나니주님께서 아침 파도 속의 영광과 같이 오고 계시네주님께서는 강한 자에게는 지혜요 용감한 자에게는 구원일지니고로 세상은 주님의 발받침이 될 것이요 역사의 정신은 주님의 종이 될지라우리 하나님께서 오고 계시나니(후렴)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영광, 영광, 할렐루야!우리 하나님께서 오고 계시나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