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6 아침 산책
동백꽃 / 이해인
동백꽃이 많이 피는
남쪽에 살다 보니 동백꽃이 좋아졌다.
바람 부는 겨울에도 따듯하게 웃어주고
내 마음 쓸쓸한 날은 어느새 곁에 와서
기쁨의 불을 켜주는 꽃
반세기를 동고동락한 동백꽃을 바라보며
나도 이젠 동백꽃이 되어 행복하다.
나의 아침 놀이터인 수변공원에 애기동백꽃이 많이 피었다.
동백은 중부 이남지방에 자라며 꽃은 12월부터 피어 다음 해 4월까지 피고 진다
동백꽃 피면 본능적으로 겨울이 왔음을 직감한다.
꽃말이 재미있다 "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한다"이다.
아쉽게도 이곳에 심어진 동백은 모두 애기동백이다.
물결 한 점 없는 거울 같은 수면, 도시가 잠에서 깨어난다.
호수에는 물오리, 물닭 등 철새들이 아침 먹이를 찾는다
끼륵 끼륵 하늘에는 기러기들이 울어대며 북쪽으로 날아간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아침 풍경이다.
갈대와 억새 꽃 봉오리에는 잘 익은 꽃씨들이 촘촘하게 매달려 있다.
깃털이 있는 씨앗은 바람이 불면 멀리 날아가 그들의 영토를 넓힐 것이다.
갈대 사잇길은 나의 산책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코스, 기분이 좋으니 발걸음도 가볍다.
이 좋은 기분은 하루 생활에 활력으로 작용한다.
수초 지역 여기 저기 부지런히 오가며 먹이를 찾는 물닭의 유형.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다.
수변공원을 자주 자주 산책하다 보니 나도 이젠 수변공원의 일부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