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 and Story

감성으로 그려가는 사진과 여행 이야기

강직성척추염이라는 고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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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강직성척추염 이야기

2020. 9. 1.

 

 

강남세브란스병원 강직성 척추염 진료 예약지

 

 

지난주에 병원에 다녀온 흔적들.

 

류마티스내과, 재활의학과.

 

그리고 앞으로 2주 뒤에는 MRI 촬영이 예약되어있다.

 

그리고 그뒤에는 또 진료를 봐야 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계속 진료를 받으러 가야만 한다.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무척이나 생소한 단어를 처음 듣게 된 곳도 바로 여기 강남세브란스 병원이다.

 

나에 대한 약처방이 주로 이루어지는 류마티스내과라는 곳은

 

 강직성척추염이나 기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주로 진료한다.

 

 

처음은 그냥 허리가 많이 아파서 갔었다.

 

정확히 말하면 허리가 '제일' 아파서라고 표현해야 할 듯싶다.

 

당연히 류마티스내과도 아니었다.

 

보통 허리가 아프면 제일 먼저 찾는곳.

 

신경외과.

 

 

워낙에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고 그냥 여기저기 아팠는데,

 

엄마를 닮아서 관절도 안 좋고 운동을 심하게 해서 더그럴거라고 막연히 추측만 했었다.

 

온몸의 관절에 주기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고 때론 붓기도하며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할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기도하는 일이 몇년간 계속 반복되었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아가면,

 

"염증이 있네요 약 드시고 물리치료 도수치료 하시고 MRI 한번 찍어봅시다."  

 

라는 정말 비슷한 대답을 들으며 몇년을 버텼다.

 

때때로 허리랑 무릎에 스테로이드로 추정되는 주사를 권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가의 비보험 주사치료를 하고 오히려 더아파지거나 효과없음에 절망감마저 드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정형외과에서는 무릎에 물이 자꾸만 차서 주사기로 물을 빼기도 했고(천자)

 

신경외과에서는 C-arm이라는 방사선 장비로 보면서,

 

허리와 목에 긴 주사바늘을 꽂아 스테로이드로 추정되는 약액을 투여하는 치료도 수차례 받았다.

 

하지만 치료효과는 없거나 있어도 그때뿐이었고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통증이 수시로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그렇게 돌아다닌 병원도 무척 많다.

 

서울소재 유명한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병원들도 가보고,

 

집근처 동네병원도 가보고 잘본다는 병원을 소개도 받아서 가보기도했지만,

 

본인을 괴롭히는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차라리 그냥 예약 기다리더라도 대학병원을 가보라는 주변의 권유로,

 

강남세브란스 병원의 신경외과에 예약을 했다.

 

놀랍게도 20년쯤 전에 진료받은 기록이 아직 남아있어서 진료의뢰서를 안가져와도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예상대로 초진 예약 대기기간은 1개월반쯤 되었던것같다.

 

시간이 흘러 진료일이 다가오자 신기하게도 통증이 줄어들어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는 정도까지 호전이 되었다.

 

어차피 그러다가 다시 주기적으로 극심한 통증이 온다는걸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있으니,

 

예전에 찍었던 MRI 자료를 들고 진료를 받으러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도 신경외과적인 이상소견은 크게 안보인다고,

 

지금 당장 내게 해줄수 있는게 없다는 말과 함께

 

한달분의 진통제를 받아들고 같은병원 재활의학과로 보내졌다.

 

이때의 기분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뭔가 확실한 원인을 찾아서 본인을 치료해줄것으로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으니 큰 당혹감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고,

 

시간이 흘러 재활의학과 예약날 나와 마주한 재활의학과 담당선생님에게,

 

그당시 비슷한 시기에 별도로 검사받은 민간 종합건강검진 결과자료도 혹시 몰라서 참고용으로 제출했다.

 

그리고 나에게 이것저것 질문이 던져졌고 추가로 CT와 엑스레이, 혈액검사를 했다.

 

그리고는 다시금 내 고통의 원인이 밝혀지고 곧 통증없는 세상에서 살수있을거란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 진료날에 마주한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이글 제목에 적혀있는 바로 그단어를 꺼냈다. 

 

강직성척추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내게 말해주었고 당시 이병에 대해 별다른 정보가 없던 나는,

 

"음? 이제 치료 잘받으면 되는건가? 근데 왜 의사가 나를 위로 하는거지?"

 

라는 혼란에 빠졌고

 

그후 혈액검사 수치상 심장쪽에 이상소견이 보인다고 추가로 검사를 해야한다고 해서

 

심장내과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은뒤 나는 결국 류마티스 내과로 보내졌다.

 

"그럼 이제 담당 진료과가 바뀌는 건가요?"

 

라는 나의 물음에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애초에 이야기한대로 류마티스내과와 협진을 하는거라고 내게 말해주었고

 

앞으로 나를 봐주실 선생님이 강직성척추염을 잘 보시는 분이라고 추가설명을 덧붙여주었다.

 

그시기에는 이미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이 현대의학으로는 완치가 불가능하고

 

더이상의 진행을 늦추는것만이 최선의 치료라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충격적이라면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이지만 이미 눈에 심각한 녹내장으로 시야손실이 절반가량 일어났다는 이야기 또한 

 

2년쯤 전에 아산병원 안과선생님으로부터 듣고난 이후여서 그런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에게 주어진 이 현실을.

 

 

 

/ 잠못드는 새벽에 /

 

 

 

kiss kiss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