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행 ***/전북

비회원 2005. 10. 19. 21:18

날씨가 가을답다.

 

쌀쌀함과 함께 건조함이 느껴지는 가을날의 바람은 거둬들인 곡식 을 말리기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어렸을때 가을은 희비의 쌍곡선을 그렸다.

일거리가 많아진다는 것, 먹을게 풍성해진다는 것!

 

새벽녘부터 오밤중까지 논일, 밭일에 매달리시는 부모님을 대신해

김치 담궈야 하고, 밥해야하고, 청소해야 하고, 빨래해야 하고, 마당에 고샅에 널어 놓은

고추, 고구마대, 나락들을 때가 되면 뒤척여 줘야 하고, 해가 지기전에 담아야 하고,

행여 우리집 일을 할라치면 새참 내가야 하고....

쉼없이 주어지는 일들에 짜증스럽기 그지 없는 가을이였다.

 

그러나,

그가을을 무사히 버티게 하는 힘은 일하는 만큼 풍성해진 먹을거리들이 한몫했다.

김치 담글때 깎아 먹는 가을 무의 달작지근한 맛과, 맛난 쌈장을 만들어

보리밭에 쌈밥 먹는 재미, 고추널고, 고구마대 삶아 말릴때 한쪽 귀퉁이에 말려지는 곶감,

새참 내갈때 가까운 산자락으로 들어가면  알밤과 장구밥열매, 까마귀베개 열매, 정금나무열매,

꾸지뽕나무 열매, 주인 없는 감나무의 홍시감, 지금은 보기 힘든 어름까지...

 

 

두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가을은 자꾸 낯선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핀다.

결혼하기전에도 새가슴을 지닌탓에 멀리는 못 떠나도 시간 나는데로 싸돌아 댕기던 버릇이 있었다.

 

황금연휴....

바쁜 일상으로 몸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의 마지막날 무등산을 주제로 한 황토제 공연의

신바람에 신명을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다 이틀을 공치고말았다.

 

마지막 연휴날,,,

아침먹고 무작정 나선길이 곡성의 기차마을이였다.

진작부터 코스모스길을 따라 기차 여행이 멋진곳이라고 입소문을 듣던 차였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토지, 아리랑등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위해 지어진 셋트였는데

지금은 불멸의 이순신 후속작인 서울 1945였던가? 아무튼 그 드라마 셋트장으로 쓰인다고..

관광의 명소가 되어 있었다.


기차를 형상화한 조각품들...

시원한 물길을 연결해 훨씬 돋보인다. 더운날이였는데 아이들 물놀이 장소로 훌륭했다.


증기 기관차...

3량의 객차를 이끌고 하루에 몇차례 왕복운행한다.

왕복 1시간정도의 거리인데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다.

좌석 왕복으로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다시 생각해도 비싸다.


 

곡성의 심청이의 고장이랬던가?

음용수대가 연꽃의 형상이다.

가운데 연자까지 잘 표현된....


 

연못도 쬐끄만하게 하나...

기차모양의 형상의 조각상에서 흘러내린 물이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물길을 따라

저 연못을 채우고 다시 흘러흘러 섬진강 줄기에 합류하게 되나부다.



 

물길이 있어서인가?

엄한 코스모스가 수난을 당하지만 흘러 내려가는 폼새가 이쁘기만 하다.

아이들이 더위를 피해 참 열심히 놀았던곳,,,

오랫만에 무지개도 보았던...여기서 물수제비 떴다.

철길 자전거와 함께 놀이기구로 있었던 하늘을 나는 자전거...

줄이 어찌나 길게 섰던지 우리 아이들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저거 한번 타느니 모형기차위에서 놀고 분수대에서 물장난하며  노는게 더 재밌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