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우보의 아침

권영의 2016. 5. 20. 13:18

 

가을볕에 단풍잎 물들어오듯 가는

반백년 겨울

부서진 낙엽길을 걸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이 마음 같이

밟고 가는 것도 이 마음

아스팔트 길 가로수 위에

촛불 하나 걸어 두었다

모두가 낙엽 같이 사는

이 길 위에서

첫눈 같은 눈이 싸라기로 내리고

먼 산에 불빛도 안개 속에 사무쳤다

계양산 앞 신작로에 달빛이 훤하게 뜨면

달맞으러 가야지

넝쿨장미는 지고

어둠 속에 촉광 하나가

옥 같이 다가왔다

앞서 가든 뒤따라오든

너와 나는 백옥 같이 맑으라고

입동이 서리를 남기고 간 길 위에서

술잔을 너와 함께 들지 못한다

 

- 2015. 11. 28. 권영의 <반추의 촛불을 켜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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