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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의 2019. 12. 23. 12:50


벽을 비추는 불빛이 
온 마음을 다해 빛으로 비추듯이
가슴으로 전율하며 맞닿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이토록 아름답다
꽃을 피우려거든 
가장 높은 언덕길에 피어
층층 계단 흙을 빗어 힘겹게 쌓아 오르듯
걸음걸음이 비록 힘겨울지라도
구름이 가까워지는 만큼 
별들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을 테다
해 뜨는 날이나 비 오는 날이나
눈부시도록 눈시울 적셔오는 날이 있어
세월 속에 무너진 흙집도 
무너지면 무너진 대로가 
이토록 아름답지 않은가
스스로 향기를 내는 꽃으로 오래도록 피어
온 마음을 다해 빛으로 비추라
언덕길에 피는 꽃은 
가장 먼저 아침이 오고
가장 먼저 저녁을 맞이하는 탓이다

두 가지 꽃말이 백만 촉광으로 빛나는 꽃
백억 광년 은하수를 건너온
아들이라는 꽃말 하나
아버지라는 꽃 


- 권영의〈두 마디 꽃말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