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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의 2019. 12. 27. 19:54


외딴 섬 등대같이
마음의 등불을 켜지 않으면
또렷해지는 두려움을 안고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어둠속에서
바닷가를 맴돌았어


비를 맞는지
눈을 맞는지
내게도 어둠이 내리면
네게도 어둠이 내릴 거라 생각하며
어둠속에서 기도했어


등대는 갈 수 없고
썰물에 배는 뜨지 않으니
아주 작은 불빛이라도 비추기를 바라는
마음의 등불이었어


바다도 없는 계양산 아래
등불을 켜면
아버지를 밝히고
자식을 비추는
해변에 등댓불이 켜진다.



- 권영의〈산 아래 등대처럼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