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그것/자연에서 숨쉬다

2012. 10. 30. 00:06

한강을 굽어볼 수 있는 시간에 가벼운 배낭을 벗삼아

관악산 능선을 서울대를 끼고 걷는다.

서울대의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들이 숨막히게 들어서 있는데

더 치열하게 새로운 건물들이 자리다툼을 하는 공사가 갸우뚱해진다.

 

낙성대에서 오르는 관악산은 짧은 시간이나마 고즈넉한 숲길이 가슴을 틔여준다.

봉천동마애불상을 지나 파이프능선, 마당바위 방향을 잡을 때

가장 뒷동산같은 길이라서 많이 이용한다.

가끔은 관악산의 알프스라고 하는 학의능선-팔봉능선을 택할 때도 있지만

돌아오는 길을 편하게 하고 싶을 때는 낙성대에서 출발을 한다.

 

이제 잠시 후면 어둑시니만 나를 반길 것이고

바람은 어깨를 토닥거려주고 솔향과 참나무잎의 사각거림은

귀를 열게 해 줄 것이다.

밤에 산을 대하는 것은 사뭇 낮과는 다르다.

어릴 때부터 캄캄한 산길에서 하늘에 꿈을 쫒아 별을 카메라에 담는다고

곳곳을 누볐던 터라... 혼자 걷는 것을 나름 잘 즐긴다.

 

유년 시절이 별빛에 아른아른거린다.

필름 카메라였는데 독일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늘과 별과 나의 꿈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점차

고감도 필름이 나를 유혹했고 그 유혹은 코닥사의 트라이엑스400에 빠졌다.

렌즈를 열어놓고 10뷴 30분...1시간

그때 밤은 황홀했고 꿈과 더불어 가장 유치하게 별들의 물음에 글을 썼었다.

 

도시의 불빛에서 멀어지자 산속의 별빛이 마음에 들어오고 눈에 앉았다.

 

두어 시간을 걷다가 다시 도시의 갖가지 불빛 속으로 돌아왔다.

 

ㅡ 뒤로는 콘크리트가 장악해버린 서울대학교가 내려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