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일기

소나무 2020. 8. 28. 08:27

 

 

매우 사납다고 겁을 주던 태풍 '바비'가 오두막에는 다행히 상처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래도 오두막 부근에 자라는 대나무가 바람이 불 때마다 조심하라고 소리치며 알려줍니다.

 

바람의 소식은 대나무가 제일 먼저 알려주는 듯합니다.

작은 바람에도 잎을 떨거나 서걱거리며 대숲을 지나가는 바람의 안부를 전해줍니다.
그런데 대나무가 바람에 맞서다가 부러졌다는 이야기나 모습은 듣고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철 푸르다는, 대쪽 같이 단단하다는 그 이유 하나로 군자로 칭송 받습니다.


대나무는 바람이 가장 먼저 소리치며 맞서다가도 더 강한 바람이 오면 슬며시 허리 숙여 지나갈 길을 마련해주더군요.
어쩌면 대나무는 고고한 척 정의로운 척 온갖 요란을 떨지만 손익을 따져 슬며시 물러나는 정치인들처럼 처세에 능한 나무일지도 모릅니다.
바람이 몹시 불거나 눈이 많이 오면 부러지고 쓰러지는 것은 고지식한 소나무가 대부분입니다.
나는 대나무처럼 그렇게 살지만 소나무를 좋아합니다.

 

온갖 비바람을 다 맞으면서도 굿굿히 살아남는 대나무,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소나무.
바로 소나무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