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도토리 깍지 2021. 10. 11. 08:55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중국 내몽골 바오터우시

의 한 공장 뒤편에 석탄발전소의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사진=뉴스1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중국의 심각한 전력난 여파가 전 세계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 선양 공업단지내 한 공장이 2021년 9월 30일 작업 중단된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중국 '전력난'이 불러온 전 세계 인플레이션 공포

 

 

인도도 석탄재고 바닥…

전력난 확산될까 우려

 

 

 

 

글로벌 석탄가격 급등으로 시작된 중국의 전력난이 다시 석탄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인도 발전소에서도 석탄재고 바닥으로 전력난 우려가 나오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광범위한 전력 부족 사태가 전 세계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줄었던 소비가 다시 늘어나면서 중국 내 공장들은 가동 속도를 올려 왔다. 그러나 예상치 않은 석탄 대란이 앞을 가로 막았다.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으로 공장의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로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지경에 이르렀다.

석탄 수급난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도 제조업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은 전력 사용량 피크 시간대에 전기요금을 25% 올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인도까지 전력난 위기에 몰렸다.

인도 경제지 민트는 인도 전력부를 인용해 1일 기준으로 현지 석탄 화력 발전소 135곳 가운데 72곳의 석탄재고가 사흘 치도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른 50곳의 재고도 4∼10일 치만 남았으며 10일 이상의 재고가 있는 곳은 13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전력난은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인상도 부추기고 있다.

세계 석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가격은 최근 t당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연초 대비 14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석탄 부족과 더불어 중국의 탄소배출 감축 정책 영향으로 친환경 산업에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구리·니켈 등 원자재 수요와 가격도 급증세다.

중국 기업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일부를 대외로 전가하면서 수출물가는 올 하반기 들어 급등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미국과 유럽 등의 수입물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를 압박한다.

중국 생산자물가는 지난 5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6월부터 5%대 중반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에 따르면 중국 생산자물가와 미국 소비자물가의 상관계수는 0.6으로 높다.

중국발 에너지 리스크는 유럽까지 덮쳤다.

유럽에선 물가 전반에서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1%)은 30년 내 최고 수준이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3.4%)도 13년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이 다가오면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영국 정부는 에너지 비용 급증으로 가동을 중단한 비료 공장을 다시 돌리고자 보조금을 지급했다.

프랑스 정부도 내년 봄까지 가정용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제한해 주민 불만을 해소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지난달 29일 정전으로 어두워진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식당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선양=AP 연합뉴스

 

 

 

 

호주 탓 아니다, 중앙정부 과욕이 자초한 중국 전력난...

 

 

 

 

심각한 중국 전력난 왜]
호주 석탄 감소분 전체 생산량 0.5% 불과
규모 작고 자동화율 낮아 단기 증산 한계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의 덫으로 옥죄어


‘문책’ 엄포에 지방에서 정전, 단수 잇따라
석탄공급↑ 전기료↑위기극복 총동원령

 

 

 

중국의 전력난이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 때문일까.

호주를 ‘신발 밑에 붙은 껌’으로 폄하해온 중국으로서는 치욕적인 일이다.

이제 중국은 온갖 수치를 제시하며 “호주에 결코 휘둘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중앙정부 방침을 소홀히 한 지방정부의 패착으로 돌리며 “에너지 수급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호주 석탄 ‘0’...수입 감소분, 생산량의 0.5% 불과

 

 

1~8월 중국이 수입한 국가별 석탄 규모. 노란색은 2020년, 빨간색은 2021년 수치.

호주의 경우 수입 중단으로 지난해 7,043만 톤에서 올해 '0'으로 줄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중국은 지난해 석탄 생산 39억 톤, 수입 3억 톤으로 42억 톤을 확보했다.

소비량(40억 톤)을 웃도는 수준으로, 수급에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호주와의 관계 악화로 올해 들어 석탄 수입이 끊겼다.

지난해 수입량 7,043만 톤이 올해는 ‘0’으로 바뀌었다.

 

호주산 석탄 부족분을 메워야 했다.

이에 중국은 올 1~8월 인도네시아(+1,958만 톤), 러시아(+1,415만 톤), 미국(+498만 톤) 등 다른 국가의 석탄 수입을 늘렸다.

 

수입선에서 제외했던 남아공 석탄도 438만 톤을 새로 들여왔다.

8월만 놓고 보면 석탄 수입이 지난해보다 36% 증가했다.

 

 

 

 

 

 

 

월별 석탄 수입량. 올해 8월의 경우 지난해보다 36%가량 늘었다.

그래픽=박구원 기자

 

 

 

 

이를 통해 중국은 수입 석탄 1억9,700만 톤을 확보해 전년 동기 대비 2,000만 톤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중국 석탄 총생산량(39억 톤)의 0.5%에 불과하다.

더욱이 중국은 이미 올 6월까지 석탄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억1,000만 톤 늘렸다.

자체 생산량 증가 폭이 수입량 감축보다 크다.

 

인민망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석탄을 자급하기 때문에 수입 석탄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금융계는 “석탄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력난과 겹쳐 호주 변수가 과대평가됐다는 주장이다.

 

 

 

규모 작고 자동화율 낮아 단기간 증산 한계

 

 

중국 석탄 생산량

 

 

 

 

문제는 석탄의 가격이었다.

7, 8월 여름철은 그렇다 쳐도 올해는 중국 남부지역에서 9월에도 더위가 지속돼 전력소비가 급증했다. 이에 맞춰 석탄 수요가 늘면서 발전용 석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올 8월까지 중국 전력생산에서 화력발전 비중은 71.9%로 수력(14.1%), 풍력(6.8%), 원자력(5%), 태양열(2.2%)을 크게 웃돈다.

경기회복에 따라 해외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해 중국의 석탄 수급난을 부채질했다.

 

 

 

 

 

 

 

중국 석탄 소비량

 

 

 

 

 

규모가 작고 자동화 비율이 낮은 중국 석탄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중국 상위 8개 석탄기업의 생산량은 18억5,000만 톤으로 전체 생산량의 48%에 그쳤다.

채굴과정의 자동화율은 굴진 65%, 채탄 85%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단기간에 석탄 수요가 증가해도 미리 정한 목표치를 초과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에서 대책을 내놓았다.

 

전국 탄광을 4,000개 이내로 통제하고, 자동화 채굴장을 1,000개 이상 건설하기로 했다.

또 1,000만 톤급 갱도를 65개 조성하고 연 생산량이 10억 톤을 초과해 세계 일류 경쟁력을 갖춘 석탄 기업을 3~5개 육성할 방침이다.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의 덫

 

 

중국 전력 발전량 비중

 

 

 

 

중국 중앙정부의 의욕적인 에너지 정책이 전력난에 대응할 스스로의 입지를 좁혔다.

2015년 10월 공산당 18기 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8기 5중전회)는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17년 1월 국무원은 ‘에너지 절약 및 오염물질 배출감소 종합방안’을 통해 각 지역별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지방정부의 이행을 강조했다.

‘이중통제’는 에너지 소비 총량과 강도를 동시에 줄이는 것이다.

 

다만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절대 총량을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초점은 에너지 강도, 즉 단위 GDP당 소비하는 에너지 양을 줄이는 데 맞춰졌다.

같은 양의 GDP를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 집약도를 낮추는 것이다.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지난달 27일 직원들이 송전선에 올라가 배선 작업을 하고 있다

. 우시=AFP 연합뉴스

 

 

 

 

 

중국은 2020년 에너지 소비 강도를 2015년 대비 15% 낮췄다. 2025년 목표는 2020년과 비교해 13.5% 감소로 잡았다.

외교 소식통은 3일 “중국은 2030년을 탄소배출 정점으로 밝힌 터라 그때까지 에너지 총량 규제는 단계적으로 증가 폭을 둔화시키는 데 그치되 에너지 강도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은 전력사용량이 많다. 따라서 서비스업을 활성화해야 에너지 강도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중국의 올 상반기 3차 산업 비중은 55.7%로 지난해 56.8%보다 오히려 더 줄었다.

그사이 에너지 생산은 지난해보다 2.9% 증가하는 데 그쳤다.

 

8% 안팎인 올해 경제성장을 감안하면 GDP를 늘릴 때마다 소요되는 에너지량을 급속히 줄여야 한다. 현재 중국 산업구조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책’ 엄포에 지방에서 정전, 단수 잇따라

 

 

 

중국 각 지역의 올해 상반기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 목표 달성 현황. 왼쪽은 에너지

강도 절감, 오른쪽은 에너지 총량 절감 성과를 표시했다. 녹색은 부합, 노란색은 심각,

빨간색은 매우 엄중함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업 허브 광둥성(위에서 네 번째)의 경우

두 가지 기준 모두 빨간색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참고.

 

 

 

 

 

 

이 같은 구조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중앙과 지방의 불협화음에 불을 지폈다.

8월 12일 ‘2021년 상반기 각 지역의 에너지 소비 이중통제 목표 달성 현황’을 공개했는데, 에너지 총량과 강도 모두 절감 기준에 부합한 성(녹색)은 10개에 불과했다.

 

광둥성, 장쑤성 등 7개 성은 두 가지 모두 기준을 크게 밑돌아 ‘매우 엄중(빨간색)’ 경고를 받았다. 후베이성은 에너지 총량에서 빨간색으로 분류됐다.

이들 3개 성은 중국 제조업의 핵심 지역이다.

 

남동부 저장성과 동북지역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10개 성은 에너지 강도 절감 기준에 못 미쳐 ‘심각(노란색)’으로 분류됐다.

 

2019년 에너지 이중통제 기준에 못 미치는 지역은 네이멍구성 한 곳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발개위는 지난달 “점검 결과를 성급 인민정부 지도부에 대한 평가 근거로 활용할 것”이라며 “목표 초과 달성 지역은 인센티브를 주고 목표에 못 미치는 지역은 책임자를 문책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 친황다오항을 통해 수입하는 석탄 가격 변동 현황. 지난해는 완만하게 유지돼다

연말 연초 상승세를 거쳐 올해 4월 이후 꾸준히 치솟고 있다. 중국정부망

 

 

 

 

 

발개위 기준에 맞추기 위해 지방정부는 전력사용 총량을 제한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동남부지역 제조업 벨트는 공장 가동을 멈췄고, 동부지역은 갑작스러운 정전과 단수 조치로 주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했다.

 

석탄 가격이 오르는 데도 전기료는 묶여 있는 탓에 1㎾h를 생산할 때마다 0.15위안(약 28원)을 손해 봤다. 중국 전력 관련 기업의 8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5%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전력난으로 중국 제조업의 44%가 피해를 입었다”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석탄 공급 늘리고 전기료 올리고…위기 극복 총동원령

 

블룸버그는 지난달 30일 “그 어떤 정전사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력 공급을 확보하라”는 한정 부총리의 지시를 전했다.

중국 공산당 서열 7위인 한 부총리는 중국 에너지 부문과 산업생산을 관장하고 있다.

 

국유기업을 감독하는 하오펑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은 1일 국가전망(우리의 한전)을 찾아 “중앙의 요구를 착실하게 이행해 현재 상황은 물론 올겨울과 내년 봄까지 전력공급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에서 전력 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최소 20개 성이 넘는다.

 

중국 국가전력투자그룹은 긴급회의를 열어 “석탄 공급을 늘려 동북지역 송전을 확대하라”고 산하기업을 재촉했다.

서부 신장지역의 경우 “올 9월까지 다른 지역으로 보낸 전력량이 지난해보다 22.4% 증가했다”며 “일부 성이 처한 전력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외부에 지원할 전력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2023년 완공 예정인 쓰촨성 량허커우 수력발전소 조기 가동에 들어갔다.

연간 110억㎾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2019년 11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석탄화력발전소 앞으로 오성홍기를 매단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하얼빈=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은 피크타임 산업 전기료를 25% 올렸다.

중국 정부가 전기료 인상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아직 가정용 전기요금은 손대지 않았다.

 

광둥성을 관할하는 남방전력망은 “전력소비가 2019년 대비 20% 늘었다”면서 “질서 있고 최적화된 전력공급을 보장해 민생과 사회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위기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까지는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차오핑주 JP모건 글로벌시장 전략전문가는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중국 지방정부의 부담이 여전해 전력난은 연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우징 석탄 화력발전소 전경.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발 '에너지 대란', 한국 덮치나..

"올겨울 전 세계가 혹독한 추위 경험할 것"

 

 

 

유럽·아시아 덮친 에너지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도
블룸버그 "한국, 중국 전력난에 공급망 타격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연료 소비량이 급증하는 겨울철을 앞둔 세계 각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비평가 빌 블레인은 금융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이번 겨울, 전세계는 혹독한 추위를 경험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수록 그 비용은 취약계층이 감당하게 될 것이다.

영국은 에너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무릎을 꿇고 구걸할 것이며 유럽도 그만큼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관측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의 심각한 전력난은 전 세계 반도체·전자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 유럽, 에너지 대란에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

최근 천연가스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급등세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한 반면 천연가스 공급은 생산시설 증설 및 허리케인의 여파로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유럽의 연료 곳간은 유례없이 텅 빈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노르웨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수송은 제한된 상태다.

이에 지난달 30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보다 400% 폭등해 메가와트시(MWh)당 97.73유로(약 13만4600원)까지 치솟았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발전용 원료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석탄 가격도 급격히 올랐다. 호주산 유연탄은 올해 초 톤당 100달러(11만9100원)대에서 현재 400달러(47만640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에 에너지 수급을 둘러싼 쟁탈전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로열더치셸이 임대한 LNG 운반선은 아시아를 향해 운항하던 중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급히 항로를 바꿨다.

 

또 다른 LNG 운반선인 '가스로그 세일럼'도 걸프만을 출발해 아시아로 향하다 지난주 지중해로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다.

케이플러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운항사들이 더 높은 이익을 위해 기존 고객에 대한 변상을 무릅쓰고 천연가스 운송 순위를 갑자기 바꾸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에너지 확보 대책을 내놓으라'며 EU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일 블룸버그는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스·체코·루마니아 등 5개국 재무장관들이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공동 발표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는 유럽 각국 정부가 가스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심화하고 저소득층의 '에너지 빈곤'을 초래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7일 "EU가 단기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에너지세 인하 등의 목표를 설정한 국가를 지원하는 방안은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트럭이 석탄을 운송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중국발 에너지 대란' 애플·테슬라까지 영향…"한국도 예외 아냐"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 LNG 가격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는 11월 선적분 기준 100만BTU(열량단위) 당 56.326달러로 하루 만에 42.0%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에너지 대란의 나비효과가 전 세계를 덮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8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에너지 위기가 아이폰에서부터 우유에 이르는 모든 것을 강타하고 있다"며 "중국의 에너지 경색 사태로 인한 충격은 도요타 자동차, 호주의 양 사육 농가, 포장용 골판지 상자 제조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전력 대란 사태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과 한국과 같은 (중국과 교역이 많은) 이웃들은 민감하다"며 "호주나 칠레와 같은 금속 수출국들과 독일 같은 핵심 무역 상대도 특히 중국 경제의 약화에 따른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중국 내 전력대란에 따른 피해는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장쑤성에 있는 아이폰 조립 업체 허숴(和碩·PEGATRON)는 전체 전기 사용량을 10% 이상 줄여 사용하고 있다.

 

이에 최근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3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도체·전자업계 공급망도 타격을 받았다.

 

이로 인한 여파가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HP, 델과 같은 미국의 전자·자동차 업체들을 넘어 퀄컴과 인텔 등 반도체 업체에까지 미칠 수 있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르웨광(日月光·ASE)은 이미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간 장쑤성 쿤산(昆山)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르웨광은 퀄컴, 애플, 엔비디아 등에서 반도체를 받아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패키징 및 테스트 등 후공정 처리를 맡는 기업으로, 이곳에서의 병목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제품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중국 경제 매체인 제일재경은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전력 공급 제한이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끼친 영향이 큰데 특히 장쑤성과 광둥성 일대의 관련 기업들이 받은 충격이 가장 심각하다"며 "기판, 전자소재, 발광다이오드(LED)과 같은 상품 공급이 일단 중단되면 전체 공급망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9월 27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 있는 화력발전소 냉각탑이 증기를 내뿜고 있다.

/ AP연합

 

 

 

 

 

 

 

 

4중고에 시달리는 기업들...생산차질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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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印 전대미문 전력난...진출 기업 생산 올스톱
EU기업 40% 원료·장비 부족호소...‘셧다운’ 우려
“4분기~내년 초 전력난, 원자재 난 해소 전망”

 

 

 

 

 


[스페셜경제=임준혁 기자] 물류대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인도의 전력난, 반도체 품귀 등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 ‘4대 복합 위기’가 한꺼번에 덮치면서 우리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복합 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경우 본격적인 금리 인상과 맞물려 우리 기업들은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에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들은 운임에 웃돈을 얹어서라도 선적할 배를 구하고 있지만 선복량 부족으로 수출 길이 막힌 상태다.

이준봉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미국 서안과 유럽지역 항만들의 하역 지체로 컨테이너선들의 발이 묶여 물류 병목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은 운임을 올리더라도 배를 구해달라고 아우성이고, 심지어 일부 대기업에서도 배를 구할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온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글로벌 물류대란이 우리 기업의 수출에까지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유럽연합(EU) 제조업체의 애로 사항 가운데 원료·장비 부족을 호소한 비중이 40%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수십 년간 원료·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는 수출을 못해 난리지만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생산 자체가 중단돼 4분기 영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

중국 랴오닝성에 공장을 보유한 한 전기 회사는 지난달 27일 전기 사용량 제한 통보를 받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랴오닝성의 한 철강 공장은 중국 국경절인 오는 7일까지 휴무를 결정했다.

이 처럼 전력난이 가중되고 생산중단까지 발생한 것은 중국 당국이 자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당국은 국영 에너지 회사와 제철소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즉시 중단하도록 명령했으며, 이로 인해 호주는 약 390억달러(약 46조원)를 손해 봤다.

이로 인해 석탄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석탄가격이 급등했다.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석탄 선물은 2일 톤당 216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탄 선물은 지난 한달 동안 약 75% 폭등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전력난이 발생했다.

남부 공장지대에서 공장 조업이 중단되고 있으며, 북부에서는 가정용 전기 공급도 제한되고 있다.
전력 전문가인 라라 동은 “시장은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결국 허용할 것이라고 보고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호주산 석탄을 싣고 중국 항만에 정박해 있던 화물선에서 45만톤의 석탄이 하역됐다고 전했다.
하역된 석탄이 다른 나라에 재판매될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에서 석탄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예상했다.

중국이 미국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호주에 보복하기 위해 호주산 석탄수입을 금지했으나 전력난이 가중되자 이를 다시 허용해 결국은 호주에 굴복한 셈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쑤성·저장성 등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 강도 높은 전력 제한 조치가 나오고 있어 중국 내 생산 기지를 마련한 한국 기업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여기에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이 병목 현상에 시달리면서 자동차 업체는 셧다운이 일상화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공장 휴업을 반복하면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22.3%, 14.1% 쪼그라들었다. 한국GM·쌍용차의 생산량도 반 토막이 났다.

 

 

 

 

 

 

(스페셜경제 DB)

 

 

 


중국 전력난이 인도까지 확산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1일 기준 현지 석탄 화력 발전소 135곳 가운데 72곳의 석탄 재고가 사흘치도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머지 50곳의 재고도 4~10일치만 남았으며, 10일 이상의 재고가 있는 곳은 13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으로 지난해 인도의 석탄 매장량은 세계 5위, 석탄 소비량은 세계 2위다

석탄 재고가 급감한 것은 글로벌 석탄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인도의 전력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가 최근 다시 활기를 띠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인도도 조만간 심각한 전력난을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석탄 화력 발전은 인도의 전력 생산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하역 지체 및 근로자 이탈, 상품과 인력의 국경 이동 제한 등으로 생산과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수요 폭증, 미·중 갈등까지 겹치면서 공급망에 일대 혼란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소개한 글로벌 공급망 복합위기로 인해 국적 정기선사 HMM의 목표 주가는 하향 조정됐다.

대신증권은 5일 HMM에 대해 중국발 교역량 둔화 가능성, 운임 조정 가능성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4만8000원으로 20%(1만2000원) 하향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BUY(매수)’를 유지했다. 현재의 불확실성 해소시 주가는 빠르게 반등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 배경으로 4가지 요인을 꼽았다.
중국 전력난에 따른 제조업 가동률 하락과 이에 따른 중국발 교역량 둔화 가능성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에 따른 각 국의 유동성 회수조치 시행과 이에 따른 소비 둔화 가능성 ▲물동량 증가 완화시 컨테이너 해운의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와 운임 조정 가능성 ▲현 주가와의 괴리율 등이다.

특히 중국의 전력난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 당국이 전력공급과 관련한 회의를 소집해 국유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력공급 확보를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며 “중국 전력난은 오는 12월~내년 3월이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지난 1, 2분기에 비해 원자재 가격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분기에 중국 철강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원자재값 하락이 바닥을 찍고, (변수가 다소 존재하지만)전력난과 원자재값이 안정되는 4분기에는 가격이 반등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economy.com
출처 : 스페셜경제(http://www.speconomy.com)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세계 LNG 확보 대란, 한국 덮친다

 

 

 

유럽·중국이 물량 쓸어가자 국제 투기수요까지 가세
한국 구매가격 하루 40% 급등…中企 비용부담 우려

 

 

 

 

◆ 도미노 에너지 대란 ◆

 

 

 

유럽·중국발 구매 증가로 불붙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고공 행진이 결국 아시아를 덮쳤다.

아시아 시장에서 LNG 가격이 하루 만에 40% 넘게 폭등하며 시장에 '패닉 바잉(공포에 따른 공황적 구매)'이 불거졌다.

 

6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이날 일본과 한국으로 수입되는 LNG의 11월 선적분 현물 가격이 전일보다 1MMBtu(열량단위)당 42% 급등한 56.3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지표로, 이날 급등세는 S&P글로벌플래츠가 해당 지표를 작성한 이래 최대 상승폭이라고 로이터통신·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케네스 푸 S&P글로벌플래츠 아시아 LNG 가격 책임자는 "유럽 가스 가격 폭등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NG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무역업체들이 아시아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가를 높여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겨울철 한파에 따른 수요 급증과 유럽 가스 가격의 지속적 상승세를 우려해 최근 아시아 LNG 수입 업자들이 물량 확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 세계적으로 LNG의 최대 수요처는 일본이며, 2위와 3위 역시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LNG는 석탄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 꾸준히 산업·전력 부문 연료원으로 각광받았다.

그런데 올 들어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한층 강화하면서 기존 석탄연료에서 천연가스로 에너지 수요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국내 산업계도 비정상적인 LNG 가격 급등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에너지 대란의 파장이 원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산업용 연료로 LNG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세계적 탄소중립 목표에 발맞춰 LNG 사용을 계속 늘리는 추세다.

LNG 가격 급등이 정부의 전기요금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중소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윤재 기자 / 이재철 기자 / 김덕식 기자]

 

 

 

 

 

 

사진은 헝가리 국영 에너지 그룹 MVM의 가스 저장시설에 설치된 압력계 모습.

[로이터 = 연합뉴스]

 

 

 

 

유럽發 탄소중립 압박에…친환경 LNG로 수요 한꺼번에 몰려

 

 


원유·석탄이어 LNG…들불처럼 번지는 에너지대란
탄소배출권 가격 1년새 2배로

석탄에서 LNG로 급격한 전환

LNG강국 러시아는 내심 즐겨
푸틴 "공급 확대" 발언에
치솟던 가격 안정세 찾기도

한국 발전량 LNG 비중 29%
수급 불안 지속땐 전력 비상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원유와 석탄에 이어 천연가스로 옮겨붙으면서 한국 산업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유럽과 중국, 인도 등 거대 경제권의 전력난이 현실화된 데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를 앞두고 있어 고삐 풀린 에너지값 상승세가 앞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시장 불안이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염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구매자들의 비정상적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고공 행진을 주목하며 유럽발 에너지 위기가 아시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주요 LNG 가격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데이터를 보면 이날 한국·일본향 LNG 가격(JKM·Japan-Korea Marker)이 전날 대비 42% 급등해 1MMBtu(열량 단위)당 56.33달러를 찍었다.

이 지표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올해 1월 아시아 지역 동절기 수요 증가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21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2.7배 가까이 폭등한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JKM 현물 가격의 비정상적 상승 기저에는 유럽의 공격적 탄소 감축 목표 계획부터 전력난에 봉착한 중국의 패닉바잉(공포에 기반한 공황적 구매)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세계 배출권 시장의 중심인 유럽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1년 새 2배 넘게 급등하며 기업들의 공포를 키우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종전 40%에서 55%로 크게 강화하면서 화석연료 사용 기업들의 탄소중립 '스트레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배출권 시장의 패닉이 석탄에서 가스로의 급격한 전환을 촉발하면서 LNG 가격 급등세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에너지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석탄에서 가스(coal to gas)로 빠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가스 가격 상승은 탈(脫)탄소화의 '비용청구서' "라고 분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스 가격 탓에 유럽 내 다수 화학사들은 생산비용 증가 등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최대 암모니아 생산업체인 SKW 스틱스토프베르케 피에스테리츠의 페트르 친그르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천연가스 가격 수준에서 생산을 계속하는 것은 더 이상 경제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사이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응을 두고 내부 분열까지 빚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일부 국가 정상들은 EU가 추진 중인 친환경 정책이 탄소배출권 시장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시아 LNG 현물가격 급등과 달리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9.6% 하락한 104.9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장 안정화 발언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천연가스를 포함해 올해 유럽에 보내는 에너지 자원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러시아는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부족 사태를 야기한 주범 중 하나로 꼽혀왔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유럽 수출 규모가 올해 초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으나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 내 수요가 증가하자 지난달부터 유럽 수출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의혹이다.

 

한국전력의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NG 발전량은 총 14만5966GWh(기가와트시)로 전체 발전량의 26.4%를 차지했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급증했던 올해 7월 기준으로는 발전량 1만5644GWh를 기록해 전체 28.9%를 책임졌다.

세계적인 LNG 확보 경쟁이 장기화하면서 수급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력 공급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정부는 올해 6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가스공사의 의무 비축량을 기존 7일분에서 9일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90일 이상 사용분을 비축하고 있는 석유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라 비상 상황에 대비한 추가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제관 기자 / 김덕식 기자 /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중국 광둥성 둥관시의 한 공장이 지난달 30일 전력 공급 중단으로 가동을 중단 채

어둠 속에 있다. /AFP연합뉴스

 

 

 

 

공급망 짓누르는 차이나 리스크···블랙프라이데이·크리스마스 특수 사라지나

 

 

 

[몰아치는 4대 복합위기-글로벌 공급망 붕괴]

 

완구·장식품 80% 공급하는 중국

공장가동률 크게 줄며 생산량 '뚝'

태양광 패널 부품가격 상승세 등

소매상품 넘어 중간재에도 충격파

 

 

 

중국의 전력 대란이 크리스마스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중국의 전력난이 중국 내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드는 가운데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용품의 수급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완구와 장식품 등 전 세계 크리스마스 용품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NYT는 “미국·유럽 등 크리스마스 황금 시즌을 앞두고 전력난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력 부족에 시달리던 중국 저장성 이우시가 결국 오는 15일부터 피크시간대 산업용 전기료를 ㎾h당 0.06위안가량을 올리기로 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최근 광둥성을 시작으로 전기료 인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우시 당국이 전기료의 정확한 인상 효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앞서 광둥성 기준으로 보면 25%가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제조 중심지인 이우는 특히 크리스마스 용품의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력난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줄었던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생산 회복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으로의 주문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반면 중국은 ‘탄소 중립’ 목표 추진과 함께 석탄 수급 차질로 하반기 들어 갑자기 늘어난 전력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가뜩이나 원자재 값 인상으로 시달리는 전 세계에 공급난과 함께 중국발 인플레이션 위기가 닥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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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고 있는 사례는 수도 없이 소개되고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에 본사를 둔 단열 생수병 제조사 심플모던의 마이크 베컴 최고경영자(CEO)는 “저장성 취저우의 공장이 주 4회만 가동할 수 있다는 통보를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결국 이 회사의 취저우 공장 가동률도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게 됐다.

베컴 CEO는 “내년 봄에는 미국에서 많은 소매 상품의 가격이 15%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의 양모 가공업체인 AWI도 전력난으로 중국 내 일부 공장들의 생산량을 지난주 최대 40%까지 줄였다.

스튜어트 맥컬로 CEO는 “전력난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

이는 완전히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고 우려했다.

소매 상품만이 아니라 중간재에도 충격이 미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등급 실리콘 금속의 80%가 중국에서 생산 되는데 가격은 이달에만 두 배 이상 뛰었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알루미늄 등에서도 유사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루팅 노무라홀딩스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글로벌 시장은 섬유에서 장난감, 기계 부품에 이르기까지 공급 부족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공급 충격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내 31개 직할시·성·자치구 가운데 저장성·장쑤성·광둥성 등 20개 이상 성시에서 전력난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겨울철 난방 시즌을 앞두고 전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중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에 의존했던 글로벌 상품 공급망이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덩달아 이미 중국이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연료 구매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다.

 

아울러 중국의 전력 공급의 주 연료인 석탄의 대체재로 삼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의 근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올 들어 400% 가까이 폭등했다.

이와 함께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불황 속 물가 상승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에서 경고하고 나섰다.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지난주는 글로벌 성장이 약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깨달은 첫 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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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부베이징=최수문 기자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