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도토리 깍지 2022. 5. 29. 11:05

 

 

 

 

김현지 임보미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뱅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중단 조치와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05.1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한 식당 메뉴판에

가격이 변경돼있다. 2022.05.26. livertrent@newsis.com

 

 

 
 
 

 

 

4% 넘어 6%대?…하반기 물가 상승률 IMF때 넘어서나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상승 폭인 6%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기관 간담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을 만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정 기간 5%를 넘는 숫자를 여러 형태로 보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하면서 1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달에는 더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예상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면 2008년 9월(5.1%) 이후 14년여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우게 된다.

정부는 물론 한국은행도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5~7월은 저희 판단으로 5%가 넘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확정되다시피 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언제 정점일지는 유가나 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교란 등에 따라 다르다"며 "이런 요인이 연말 정상화 된다는 가정에서 보면 물가 정점이 상반기보다는 중반기를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같은 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 높다.

이 예상이 맞을 경우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2022.05.24. chocrystal@newsis.com

 

 

 

 



올해 초에는 3%대 중반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이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지난 1월과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3.6%, 3.7%이며, 이후 3월(4.1%)에 4%대로 올라섰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인 4.5%를 기록하려면 남은 5~12월의 평균 상승률은 5%에 육박해야 한다.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면 정점기에는 6%대까지 물가 상승률이 뛸 수 있다고 어림잡아도 큰 무리는 아니다.

6%대 물가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시기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이다.

역대 가장 많은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 3차 추경(35조1000억원)과 지난해 8월 2차 추경(34조9000억원)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지난 2월 이미 16조9000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경을 편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에만 약 77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풀리는 셈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9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이 편성될 경우 물가를 0.16%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가 더해지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제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물가는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8% 상승했다. 전기료(11.0%), 도시가스

(2.9%), 상수도료(4.1%)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보다

6.8%나 뛰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그래픽=김의균

 

 

 

 

물가·경기침체 다 잡는 ‘마법의 금리’가 있다 [WEEKLY BIZ]

 

 

 

[Cover Story]
미국 금리인상發 경기침체 공포…

경착륙이냐 연착륙이냐 논쟁 점화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해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국에서 경기를 둘러싼 논쟁이 최근 뜨겁다.

41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교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하강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남은 문제는 경착륙(hard landing)이냐, 연착륙(soft landing)이냐다.

비관론자들은 연준의 긴축 행보에도 물가는 잡히지 않고 투자·소비만 꺾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빚어질 수 있다고 예견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내년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공식적인 경기 침체에 돌입한다. 주가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을 근거로 연착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이들 말이 맞는다면, 성장률은 하락하긴 하지만 경기 침체까지 가진 않고 반등한다.

 

요즘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에서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는 것도 이 같은 경착륙과 연착륙론 사이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배경과 연착륙 가능성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이견(異見)을 WEEKLY BIZ가 심층 분석했다.

 

 

 

 

 

 

 

 

/그래픽=김성규

 
 
 
 

 

◇인플레와의 전쟁 시작한 연준

 

경착륙 우려가 본격 제기된 것은 미국에서 3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이후다.

지난달 중순 발표된 3월 물가상승률은 8.5%(전년 대비)로 초(超)인플레이션이 지배하던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이 9%대에 육박하자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big step)’ 주장에 힘이 실렸다.

연준 내 매파 인사들은 1994년 이후 30년 가까이 봉인해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 카드까지 거론하기 시작했다.

 

자이언트 스텝은 기준금리 1회 인상 폭을 통상적인 수준(0.25%포인트)의 3배인 0.75%포인트까지 넓히는 것이다.

결국 연준은 이달 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빅 스텝을 단행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2회가량의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해 시장의 우려를 달랬다.

이에 따라 미국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금리 인상 다음 날 1~2%가량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주일 뒤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8.1%)를 웃도는 8.3%에 달했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6.2%)도 시장 예상치(6.0%)를 상회했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거나 3회 이상의 빅 스텝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착륙 우려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경기 전망이 어두울 때 격차가 줄어드는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는 ‘자이언스 스텝’ 가능성을 배제한 5월 FOMC 직후 0.19%포인트에서 0.44%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4월 물가상승률이 발표된 후 다시 0.26%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태다.

미국경제연구소의 윌리엄 루터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연준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고, 물가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올 때까지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졌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연준 실패” 높아지는 경착륙 경고음

역사적으로 볼 때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경기는 침체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과 1994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 석유 파동과 달러 발행 증가로 1979년 물가 상승률이 13.3%까지 치솟자 해결사로 등장한 폴 볼커 연준 의장은 취임 후 1년 3개월 사이(1979년 9월~1980년 12월) 연방 기금금리를 12.2%에서 22%로 10%포인트 가까이 올리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이러한 노력 끝에 물가상승률을 1982년 4%까지 떨어뜨릴 수 있었지만 실업률이 10%를 넘고, 기업이 줄도산하는 등 경제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1994년에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1년 새(1994년 2월~1995년 2월) 기준금리를 3%포인트 올렸다.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에 채권시장에서는 ‘대학살(bloodbath)’이라 불리는 가격 폭락(채권금리 폭등) 사태가 빚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로베르토 펄리 글로벌정책 책임자는 “197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립금리(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8차례 시도 중 6차례가 침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외에도 난제가 산적해 있다. 단기에 인플레이션을 잡기에는 물가 수준이 너무 높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망 병목 현상이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착륙을 예견하는 경제 구루(guru·권위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최근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경제 침체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이나 내후년쯤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경기 위축을 두려워해) 긴축을 지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작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인플레이션 위기를 경고한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 역시 경착륙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그는 최근 “경기가 연착륙하거나 물가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향후 2년 내 경착륙할 확률이 3분의 2를 넘는다”고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정학적 역풍과 금융시장 변동성,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득 및 구매력 약화 등을 경착륙 요인으로 꼽았다.

주요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경착륙 경고음을 내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년 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35%”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고, 도이체방크는 “내년 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이 현재 기준 시나리오”라며 “경착륙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BC가 경제학자, 펀드매니저, 투자 전략가 등 30명의 시장 전문가에게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일으킬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착륙 진영 “금리 인상 타격 적을 것”

반면 펀더멘털(경제 기초 체력)이 과거와 비교해 훨씬 양호하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른바 경기 연착륙론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3월 시작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 중반까지 3%포인트가량 오르며(금리 상단 기준 0.25%→3.25%)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수준에 맞먹는 가파른 인상이다.

 

하지만 기업 및 가계 부채가 많지 않아 금리가 올라도 신용 위기가 불거질 확률이 낮고, 팬데믹 기간 저축을 많이 해둬 소비 여력이 충분한 데다 완전 고용에 가까울 만큼 실업률도 낮다는 게 연착륙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기업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회사채 신용등급 간 금리 격차)는 현재 2%포인트 수준으로 2008년 금융 위기 때(6%포인트)의 1/3 수준이다.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도 작년 말 기준 76.4%로 100%에 달했던 금융 위기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인 상태다. 개인 저축액에서 과거 10년(2010~2019년) 평균 저축액을 뺀 ‘초과 저축 규모’도 팬데믹 이후 매달 꾸준히 플러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 4월 기준 3.6%까지 떨어져 사실상 완전고용에 가깝다.

이남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미국 경제의 중심인 가계 소비가 건전하고, 중산층 이상은 빚도 적고 현금도 넉넉한 상황”이라며 “경기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조정받는 등 거품이 빠진 것도 경착륙 위험을 줄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펀더멘털에 허점 많아” 재반론

하지만 경착륙론자들은 ‘양호한 펀더멘털’에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기업 채무의 경우, 부채가 많거나 신용도가 낮아 고금리가 적용되는 기업대출인 ‘레버리지론(변동금리)’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조4000억달러(약 1775조원)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저소득층 대상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규모(1조1000억달러)보다 많다.

 

재정 상황이 열악한 기업들이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줄줄이 무너질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높은 가계 저축률에도 허점이 있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2020~2021년) 증가한 4조2000억달러의 저축액 중 3분의 2는 소득 상위 20%가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중하위 계층은 물가 상승을 방어할 만큼 저축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이다.

 

소비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주장은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달 59.1로 시장 예상치(64.0)를 크게 밑돈 것으로 뒷받침된다.

연준이 굳게 믿고 있는 고용시장 호조도 기업의 구인 수요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팬데믹 사태로 15% 넘게 급감했던 미국 전체 고용자 수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기 때문이다.

KB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팬데믹 후 이직이 잦아지면서 한 사람이 필요한 자리에 서너명을 구인하다 보니 구인 공고 수가 실제 노동 수요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 연착륙을 자신하던 연준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파월 의장은 “연착륙을 향해 가는 길은 큰 도전”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에서 약간의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중립금리가 관건... 韓경제도 암울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인가’가 핵심인 만큼 결국 경착륙·연착륙 논쟁은 중립금리로 귀결된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너무 많이 올리면 경기가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이 높고, 너무 적게 올리면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

론상으론 중립금리만큼만 정확히 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과 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문제는 중립금리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고, 사후적으로만 측정 가능하다는 점이다.

중립금리는 실질성장률과 잠재성장률(과열 없이 달성 가능한 성장률)의 차이인 ‘GDP 갭’ 등 지표를 통해 가늠할 수밖에 없는데, 시장에서는 대체로 미국의 중립금리가 3% 내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준은 2~3%라는 넓은 범위로 중립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0.75~1%인 기준금리가 내년 중반 3.0~3.25%까지 상승하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데, 중립금리가 3% 내외라면 경기에 큰 부담이 없어 연착륙이 가능하다.

 

반면 중립금리가 연준이 제시한 범위의 하단인 2% 정도라면 현재의 금리 인상 스케줄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잡히겠지만, 과도한 긴축으로 경착륙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허진욱 수석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봉쇄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중첩된 상황이기에 향후 두세 달 동안 발표되는 물가 및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을 앞둔 미국 외에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과 고강도 방역에 신음하는 중국 탓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4.6%에서 최근 3.5%로 1.1%포인트나 낮췄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미·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4.8%)까지 오르자 한국은행은 4~5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한은이 2개월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15년여 만에 처음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기 모멘텀(동력) 약화를 소비 경기 모멘텀 회복이 일부 상쇄시켜 주겠지만 하반기 국내 경기는 결국 대외 불확실성, 특히 중국 경기 사이클에 크게 좌우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경기 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불황 속에서 물가가 급등하는 경제 현상을 뜻한다.

통상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물가가 국가의 관리 목표 범위를 벗어났을 때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정의한다.

 

☞중립 금리(neutral rate)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 자연 금리(natural rate)라고도 한다.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하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중립 금리보다 실제 금리가 높으면 물가가 떨어지면서 경기가 하강할 확률이 높고, 반대로 실제 금리가 낮으면 물가가 오르면서 경기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김지섭기자

 

 

 

 

 

 

 

이달 24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채소를 살펴

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성장 발목잡은 물가, 남은 복병은?

 

 

 

11년만 고물가에 성장률 2%대
우크라 사태 장기화, 중국 봉쇄 복병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한국도 ‘고물가·저성장’이라는 전세계적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수정됐고,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은 26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연 3.1%에서 4.5%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해 물가상승률 2.5%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2011년 7월 연 4.0% 전망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상황이기도 하다.

4.5%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된다.

 

고물가 전망이 심화되면서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대로 하향했다.

이미 주요 대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2%대 성장을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18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3.0%)보다 0.2%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저성장 기조 주요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달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3.7%로 전망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 올랐고, 이같은 CPI 상승률은 4월 기준으로 봤을 때 41년 만에 최고치다.

유럽연합(EU) 핵심국인 독일과 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지난달 각각 7.4%, 9%를 기록했다.

IMF가 전망한 유로존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9%에서 2.8%로 낮아졌다.

 

한은의 경우 지난 2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때만 해도 3%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당시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의 견실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점차 재개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도 지난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5.9%, 두바이유 연 평균 배럴당 73달러를 전제로 3.1%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다만 이같은 가정들이 빗나가면서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으로 낮췄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수출 역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늘어나 무역적자가 심화된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집계된 한국의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달(20일 기준)에도 이미 4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세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봉쇄 등 각종 대외 불확실성도 성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전면전에 돌입한 이후 공방전을 벌이는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면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해외에서의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서방국가의 전면적인 제재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대외 국가채무 규모는 400억달러(약 50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낳은 중국 주요 도시 봉쇄도 변수로 꼽힌다.

한은이 이달 발표한 제조업 업황 BSI는 한 달 새 1포인트 떨어졌는데 중국 주요 도시 봉쇄에 따른 수요 둔화와 생산·물류 차질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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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식판에 단백질이 없어요" 너무 오른 물가에 학교 급식도 비상 걸렸다

 

 

 

 

전교생 400여 명 규모의 경기 A고교는 6월 첫 주에 학교운영위원회 급식소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 들어 '급식이 부실하다'는 학부모 민원이 이례적으로 급증해 학부모, 교사, 영양사와 조리 종사자가 모여 의견을 나눠보기로 한 건데, 민원에서 쏟아진 '부실'의 이유를 요약하면 "식판에서 단백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기 반찬이 눈에 띄게 줄고 떡볶이, 수제비 같은 분식 메뉴와 나물 반찬이 늘었다.

간간이 후식으로 나왔던 과일, 요구르트도 과즙 음료로 대체됐다.

자연스럽게 '새로 부임한 영양교사가 요즘 아이들 입맛을 무시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영양교사도 할 말이 많다. 천정부지로 뛴 물가 때문에 지난해처럼 "주 5회 고기반찬"을 만들어내기는 무리라는 말이다.

제육볶음, 닭갈비 같은 고기 반찬을 만들어도 채소 비중을 절반가량으로 늘려 1인당 고기 양을 줄이고, 저렴한 고기 부위를 섞어야 급식 단가를 맞출 수 있다. 

 

A고 교장은 "교사 생활 30여 년만에 급식 때문에 학교운영위원회를 개최해본 건 처음"이라며 "영양교사가 바뀐 탓이라고만 여겼는데, 물가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각자 의견을 들어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고공 행진'이 학교 식단을 바꾸고 있다.

돼지고기와 식용유, 달걀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예산이 한정된 초·중·고교 급식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오른 물가에 각 학교는 ①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식재료로 급식 메뉴를 바꾸거나 ②후식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심지어 ③일부 학교는 논지엠오(Non-GMO, 비유전자조작식품) 식자재 구입을 포기하기도 했다.

 

 

급식 식재료비 0.78% 오르는 동안 돼지고깃값 30% 폭등

 

 

 

 

25일 서울 서대문구 전통시장에서 한 시민이 물건을 사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연합뉴스

 

 

 

 

 

A고교 같은 사례는 전국 여러 학교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대구 B고교 영양교사는 "지난해부터 전교생 무상급식으로 지원금이 늘었는데도 장보기가 만만찮다"며 "우수식재료비 같은 추가 지원금이 없다면 제대로 식단을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7% 올랐고, 이 중 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 등 필수 식재료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전월 대비 28.2% 급등했다.

멸치(22%), 식용정제유(11.8%), 달걀(6.8%), 물오징어(5.5%) 등도 크게 상승했다.

 

 B영양교사는 "제육볶음에 돼지 앞다리, 뒷다리 살을 섞거나 대패삼겹살구이에 목살과 김치를 섞어 양을 늘리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이 속도로 밥상 물가가 오르면 2학기 급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물론 올 초 대부분의 교육청은 급식비 단가를 지난해보다 올렸다. 서울시와 대전시 교육청은 초중고등학교 급식비 단가를 6~7%, 세종시와 대구시, 제주도 교육청은 각 5%, 경남교육청은 2.5%를 인상했다. 하지만 학교 영양교사들이 피부로 느끼기에 상승폭은 그만큼 높지 않다.

 

서울 C중학교 영양교사는 "급식비 중 인건비 인상폭이 커서 식재료비 인상은 2.79% 수준"이라며 "그나마 논지엠오 식품 지원비를 신설해 지원하는 거라 이 부분을 빼면 실제 식재료비 인상폭은 0.78%, 학생 1인당 69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경기 D초등학교 영양교사도 "식재료비만 떼어 보면 1인당 170원 오른 꼴"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교 관계자들이 말하는 최근 식재료 인상폭은 시장에서 보는 것보다 크다.

대부분 교육청‧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유통센터를 통해 학교에 공급하는 농축산물 가격을 한 달 단위로 결정하는데, 이 때문에 3, 4월 물가 인상에 따른 적자 분을 5, 6월 식재료비에 반영해 더 올렸기 때문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돼지 앞다리 살 1kg의 가격은 5월 1만870원에서 6월 1만4,540원으로, 같은 기간 돼지갈비는 1만1,040원에서 1만4,780원으로 각각 30.9%, 33.8% 올랐다.

 

김대영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사료 값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이 늘면서 돼지고깃값이 폭등했다"면서 "국제 물류이동이 어려워 수입 식재룟값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센터가 책정한 6월 수입과일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포도 13%, 오렌지 39%, 바나나 8%가 올랐다.

 

 

돈가스 오븐에 굽고 해바라기유 콩기름으로 대체

 

 

 

 

게티이미지뱅크

 

 

 

학교급식 종사자들은 농축산물보다 가공식품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른다고 입을 모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가룻값이 폭등하고, 인도네시아 식용유 수출이 잠시 중단되면서 냉동식품, 조미료 가격이 전년 대비 15~20% 올랐다.

 

C영양교사는 "김치 파동,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구제역 파동, 지난해 대파 파동까지 별별 파동을 다 겪어봤지만, 이렇게 모든 종류의 식재룟값이 일시에 전부 오르는 건 영양교사 14년 만에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급식 종사자들 사이에서 조리 단가를 줄이는 방법이 공유되기도 한다.

 

D영양교사는 "이달부터 학교마다 튀김류가 메뉴에 등장하는 횟수가 대폭 줄었다"며 "이제 돈까스도 튀기지 않고 기름 뿌려 오븐에 굽는다"고 말했다.

 

 튀겨 나온 냉동식품을 오븐에 데우는 조리법도 예전보다 늘었다.

D교사는 "생물을 튀기는 것 보다 냉동 튀김을 데우는 게 가격이 싸서 옆 학교는 이렇게 준비한다고 들었다"며 "그런데 가공식품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이런 방식도 계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논지엠오 식재료를 포기한 학교도 있다.

C영양교사는 "교육청이 논지엠오 식용유로 해바라기유를 우선 사용하라고 권장하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최근에 포기하고 콩기름을 쓰고 있다"면서 "학기 초만 해도 해바라기유가 kg당 2,000원이었는데, 이제 그보다 훨씬 저렴했던 콩기름이 kg당 4,000원인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전자변형이 가능한 대표적인 식재료인 콩은 기름으로 가공할 경우 변형 여부를 알 수 없다.

서울영양교사회는 이달 초 식품비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발송했다.

경기 등 다른 지역 영양교사들도 인상 요청을 할지 논의 중이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어려워 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꿈나무카드로 먹을 수 있는 밥은 김밥·자장면뿐

 

게티이미지뱅크

 

 

물가 상승은 저소득 청소년들에게 더 타격이 크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만 18세 미만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급식을 제공하거나, 일반 식당‧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꿈나무카드를 지원하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청소년의 급식 단가는 서울시 기준 한 끼에 7,000원. 한데 물가가 너무 올라 이 비용으로 식당에서 제대로 된 밥을 사먹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의 4월 서울지역 외식 평균가는 △냉면 1만192원 △비빔밥 9,538원 △김치찌개 백반 7,154원 △삼겹살 200g 1만7,261원 △삼계탕 1만4,500원 △칼국수 8,269원에 달했다. '

 

참가격'이 조사하는 외식 품목 중 꿈나무카드로 사먹을 수 있는 외식 품목은 자장면(6,146원), 김밥(2,908원)뿐이다.

지역아동센터도 7,000원으로 급식·도시락을 준비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학교 급식이 대량 구매로 식재료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과 달리 지역아동센터는 최대 청소년 49명만 관리해 식재료 대량 구매가 쉽지 않은 데다 인건비‧가스비 등을 제외한 순수 식재료비는 지원금의 80%, 1인당 5,600원에 불과하다.

 

주 5회 청소년 35명 급식을 만드는 경기지역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이전부터 몇 년째 지원금이 7,000원으로 동결된 상태인데 최근 냉동 해물이 2배 이상 오르는 등 대부분 고기‧해산물 식재료가 다 올랐다"며 "적자가 나면 센터장 사비를 들여 메우는데, 올해 들어 적자폭이 커져 최근에는 매월 20만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사진=뉴스1

 

 

 

 

가족 4명이 불고기·냉면 먹었더니 영수증엔 44만원 나왔어요

 

 

 

밀가루 등 곡물가 급등 속 외식물가 고공행진
4월 서울 지역 자장면 값 6000원 냉면 값 1만원 돌파

 

 

 

 

# 직장인 정모 씨는 가정의 달을 맞아 냉면으로 유명한 한 갈비집에서 가족 모임 후 계산서를 보고 당황했다.

불고기와 갈비, 냉면을 먹으니 4인 가족에 44만원 가까이 나왔기 때문. 정 씨는 "고기 외식이라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이를 넘어섰다.

 

메뉴판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는데 물냉면 한그릇에 1만3000원인 것을 보고 치솟은 물가를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외식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서울 지역 자장면 평균 가격이 6000원을 넘었고, 칼국수 평균 가격도 8000원을 뚫었다.

 

이상기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국제 곡물 시장이 추가로 불안정해진 만큼 추가적인 외식 가격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서울 평균 냉면값 1만원·짜장면 6000원 뚫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지역 외식비에서 자장면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6000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가격 상승폭이 5.1%로 외식 품목 중 가장 큰 폭으로 뛴 결과다.

4월 자장면 가격은 6146원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4.1% 올랐다.  

 

앞서 지난 3월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처음으로 8000원을 넘은 데 이어 4월에는 자장면이 6000원선을 뚫은 것.

 

 

 

 

 

 

 

자료=참가격

 

 

 

 


칼국수 가격은 8269원으로 4월에도 전월보다 1.9%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밀가루가 원재료인 자장면, 칼국수 등 외식 품목은 최근 2년 사이 가파른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2020년 4월 당시와 비교하면 2년 사이 자장면 가격은 20.2% 뛰었고, 칼국수 가격도 13.8% 올랐다.

 

여름이 성수기인 냉면도 메밀 가격 급등 여파로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이 1만원선을 돌파했다.

4월 냉면 가격은 1만192원으로 전월보다 2.3%, 지난해 4월보다 9.5%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유명 음식점은 한발 앞서 주요 메뉴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률이 한층 클 전망이다.  

칼국수로 이름난 서울 명동의 '명동교자'는 지난 2월 3년 만에 주요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 그릇에 9000원이던 칼국수는 1만원으로 올랐다.

성수기를 앞둔 냉면의 경우 유명 평양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1만2000~1만7000원 수준으로 형성된 사태다. 

 

 

 

작황 부진에 전쟁까지…곡물 시장 불안 커져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외식비 상승의 배경에는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 급등이 있다. 

밀의 경우 세계 밀 수출 2위인 미국의 생산량이 지난해부터 작황 부진으로 급감한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여파로 가격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t당 279달러 수준이던 국제 밀 가격은 26일(현지시간) 420달러로 치솟은 상태다. 국내 기업은 식용 밀을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각각 수입하고 사료용 밀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의 밀·설탕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다. 

 

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올해와 내년 국제 밀 가격 상승, 국내 외식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합사료 및 식품제조업에 사용되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자료=NH투자증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식량 불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은 밀과 옥수수 가격이 8% 추가 상승할 전망이고, 좀 더 심각한 영향을 가정하면 20% 정도의 추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공식품 기업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추가적으로 상품 및 외식비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기업들은 매출에서 원재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라며 "국제 곡물가 상승은 3~6개월 후 가공식품 업체에 원재료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어진 자유로운 국제무역 기조가 흔들리고 있기 떄문이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올해 들어 26개국이 식품이나 비료 관련 전면 수출 금지 혹은 특별 인허가 절차 신설 등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섰다.

 

이는 식량 위기가 극심한 2008년 당시 33개국에 육박하는 수치이고, 이 가운데 23개국은 현재 수출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공급 우려도 일고 있지만 제조업계에선 밀가루와 설탕 공급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국내의 인도산 밀 수입 비중이 낮고, 국내 기업은 설탕이 아닌 원당을 수입하는 만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란 설명이다.

국내 기업은 설탕은 호주나 태국 등에서 원당을 수입해 설탕을 제조하고 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인도의 밀, 설탕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 업계의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가격은 인상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급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Copyrights 한경닷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한은 “하반기 물가 상승률 4.6%…내년초까지 4%대 高물가 안 멈춘다”

 

 

 

한은 “당분간 5%대 물가상승률 지속”
상반기 평균 4.4% → 하반기 4.6%
연말까지 고물가 예상
경제성장률은 2.7%로 하향 조정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 중반까지 대폭 올려 잡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당장 이달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을 목표로 연내 2~3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조사국은 “올해 소비자물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로 예상한 것은 지난 2011년 7월(연 4% 전망) 이후 약 10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3월 이후 계속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는 데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공급망 차질이 악화된 상황을 반영해 3개월 만에 전망치를 대폭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도는 3%대에서 움직였고, 올해 3월 4%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4.8%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조사국이 예상한 올해 상반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보다 0.2%p 높은 4.6%다.

 

하반기 들어 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것이란 기존 전망과 달리, 하반기 들어서도 고(高)물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추세를 보면 상반기보단 중반기 이후 물가가 피크(정점)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다소 꺾이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도 4%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물가 지표와 상호 작용해 물가를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조사국은 “석유류, 식료품, 외식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커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3%대로 상승했다”고 했다.

 

변동성이 큰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3.6%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조사국은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4%대 물가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경우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02달러, 93달러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에서 2.4%로 0.1%p 소폭 낮춰 잡았다.

 

조사국은 “올해 국내 경제는 중국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여건 악화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방역조치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망치를 수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경제 성장을 견인한 수출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조치 여파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조사국은 “향후 경제활동 재개가 지속되겠으나, 중국의 성장 둔화 지속, 주요국 금리 인상 등으로 둔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각각 500억달러, 540억달러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 전망의 경우 기존 7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지난해에 비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26일 서울 중구 중앙시장 입구.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