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혹은 적게 자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거나, 고탄수화물 음식을 자주 먹거나,
과음하거나, 운동을 안 하면 기억력이 더 빨리 감퇴한다./사진=게티이미지 뱅크
뚝 떨어진 기억력.. '이 습관' 때문?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뇌세포 수가 줄고, 세포 간 연결망도 축소되기 때문이다.
노화를 촉진하는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너무 많이 혹은 적게 자기=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이다.
9시간 이상 자거나 5시간 이하 자면 기억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이 약 40만 명을 대상으로 평소 수면 시간을 측정하고, 기억력 관련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6장의 카드를 보여주고 위치를 암기하게 한 후, 다시 맞추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 결과, 수면시간이 9시간이거나 5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인 사람과 비교해 실수할 확률이 5%, 수면시간이 10시간인 실수할 확률이 무려 11% 더 높았다.
▶기름진 음식 많이 먹기=지방이 많은 육류·튀긴 음식 등 기름진 걸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보다 기억력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는 뇌 부위인 해마에 영양을 공급하고 독성물질 등 노폐물을 제거하려면 혈류가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기름진 음식은 혈관에 염증을 유발해 뇌혈관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딱딱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하버드대 우마 나이두 교수가 1만 80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소 튀긴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낮았다.
뇌혈관을 건강하게 하려면 비타민 B6·C·E,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DHA 등 항산화 효능이 있는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식품으로 연어, 호두, 시금치 등이 있다.
▶고탄수화물 음식 자주 먹기=탄수화물은 뇌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포도당을 공급하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당분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음식은 혈당을 지나치게 올려 뇌 활동을 오히려 방해한다.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일이 잦아지면, 포도당을 몸에 흡수하는 작용에 이상이 생긴다.
뇌는 포도당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활동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탄수화물의 작은 분자인 당분뿐만 아니라 흰 쌀밥, 흰 빵 등 정제 탄수화물 식품도 급격히 혈당을 높여 뇌 건강에 안 좋다.
상대적으로 당 지수가 낮은 통곡물로 만든 빵이나 밥, 녹색 채소, 당근, 강낭콩, 병아리콩, 렌틸콩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음하기=알코올은 뇌 속 세포벽인 '혈뇌장벽'을 통과해, 빠르게 뇌로 침투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독성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 기능을 일시적으로 둔하게 만든다.
과음이 잦아지면 기억장애나 알코올성 치매 등 이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8년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일주일에 술을 1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잔 또는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안 하기=규칙적인 운동은 기억력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한 번만 운동해도 뇌는 건강해진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연구팀은 60~80세 노인 34명을 대상으로 운동 전후 뇌를 스캔하고, 기억력 검사를 진행했다.
운동은 20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자전거를 타게 한 게 다였다.
그 결과, 운동 후 내측 측두엽과 전두엽 피질의 세포 간 연결이 운동 전보다 후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측 측두엽은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이고, 전두엽 피질도 기억력과 연관된 기능을 한다.
실험 참가자들은 사람 얼굴을 기억하는 기억력 검사에서도 운동 전보다 후에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운동이 기억력을 높인다는 연구는 많다. 1주일에 5회, 30분 이상 숨차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정도의 중등도 이상 운동을 하면 치매 발생 위험이 약 4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운동을 하면 뇌세포와 뇌로 가는 혈류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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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 초기, 기억력부터 떨어지는 이유
알츠하이머 치매 전조 증상으로 기억력부터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가 나왔다.
영국 서식스 대학 신경과학과 캐서린 홀(Catherine Hall) 박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전조 증상이 기억과 관련된 뇌의 부분인 해마 혈중 산소량이 감소하면서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해마 혈류를 증가시키면 신경 퇴행성 장애의 증상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되돌릴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생쥐 해마의 뇌 활동과 혈류량을 조사했다. 해마는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에 손상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지만, 생체 내 해마의 신경 혈관을 분석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가 제한돼 왔다.
연구팀은 생쥐의 해마와 시각적 피질의 뉴런과 혈관을 광자 이미지화하고, 혈류, 헤모글로빈 산소 수치를 측정해 비교 분석했다.
두 부분의 뉴런을 활성화해 혈류와 산소 수준을 비교하고, 혈관 확장 기능이 있는 세포를 관찰했으며, 혈관 확장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코드 수를 확인했다.
그 결과, 해마에서는 시각 피질보다 신경과 혈관의 결합이 더 적고, 혈중 산소 수치가 낮았다.
해마 혈관 주위에 있는 모세혈관을 확장하는 세포 모양이 시각 피질과 달랐고, 혈관 확장 단백질 유전자 코드 수도 해마에서 더 적었다.
연구팀은 “평소 해마에 공급되는 산소 수준은 가까스로 정상이지만, 어떤 요소로 뇌 혈류를 감소시키는 일이 발생하면 해마 산소 수준이 뉴런의 작동을 중지하는 수준으로 감소하게 되기 쉽다”며 “그럼 기억력이 떨어지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번 연구를 통해 설명했다.
연구팀은 “충분한 혈류량이 있으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같은 노폐물이 제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방법과 치료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 해마의 혈류량을 늘린다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마의 낮은 혈류량과 산소 수치가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원인인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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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치매가 흔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다고 방심 금물…치매 위험 줄이는 방법
6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조기 발병 치매라고 한다.
알츠하이머 병은 이른 나이에 발생하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환자 중 약 10%는 65세 이전 발병한다.
최근 네덜란드의 조기발생 치매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형 치매가 55%를 차지하고 혈관성 치매 11%, 전두엽 치매 3%, 파킨슨병 치매 3%, 루이소체 치매 2%, 원발진행성 실어증 2%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헬스퍼블리싱에서 65세 이후와 이전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차이와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처법을 소개했다.
조기 발병과 만발성 알츠하이머 병, 어떻게 다른가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병이 같은 연령에 시작됐다고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기 발병과 늦은 나이에 앓는 알츠하이머 병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65세 넘어 시작되는 전형적인 만발성 알츠하이머 병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고와 기억의 변화를 겪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정상적 노화의 과정으로 사고와 기억의 변화도 겪게 된다.
정상적 노화에서 가장 많이 변하는 영역은 전두엽. 전두엽은 작업 기억 즉 머릿속에 정보를 간직하고 조작하는 능력과, 자신을 둘러싼 내외부 문제를 파악하는 통찰력을 비롯 많은 인지 기능을 맡고 있다.
인지 기능과 관련해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병 환자들은 일화적 기억, 즉 삶의 최근 에피소드를 기억하기 위해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만발성 알츠하이머병을 가진 사람들은 일화적 기억과 더불어 작업 기억, 통찰력에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반발성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사람들의 삶이 훨씬 힘들다고 볼 수 있을까.
우울증과 불안, 조기발병 알츠하이머 병에서 더 흔하다
만발성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조기 발병 환자들보다 인지능력과 일상 기능에 더 많은 장애를 경험한다.
그러나 통찰력 또한 손상되기 때문에 이같은 어려움을 많이 알아차리지 못한다. 만발성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기억력 문제가 아주 경미하거나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조적으로, 조기발병 환자들은 더 많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의 상황을 더 우울해하고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한다.
이는 캐나다의 연구팀에 의해 확인된 결과다.
또한 최근 연구는 조기발병 환자의 경우 더 빨리 병이 진행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조기 발병의 또 다른 비극적 측면은, 인생의 전성기에 병을 앓으면 노년기 환자보다 가족을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
중년의 부모가 환자인 경우 10대 자녀에게 도움을 주기 힘들고, 배우자가 있다면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 상대를 돌봐야 할 것이다.
치매위험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65세 미만이고 기억력에 문제가 있어도 알츠하이머 병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이른 나이에 기억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은 무엇인가?
65세 이하 연령대에서 기억력 문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수면 부족이다.
조기발병 기억장애의 또 다른 원인은 갱년기 장애, 약물 부작용, 우울증, 불안, 불법 약물, 술, 머리 부상, 비타민 결핍, 갑상선 장애, 화학 요법, 뇌졸중, 기타 신경학적 장애 등이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모든 사람들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이로써 파괴되는 뇌신경 세포가 줄어들면서 뇌의 인지 기능이 높아지고 치매의 진행이 늦어집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beta, Aβ)를 제거하는 약물도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논란과 비싼 약값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Q8. 독서와 글쓰기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이라는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지 예비능은 인지의 저축분과 같습니다.
즉, 뇌의 노화를 대비해 기억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경험과 정보가 많을수록 치매에 걸려도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린 이유입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려면 인지 예비능 축적에 힘써야 합니다.
이를 기르는 대표적인 방법은 공부입니다.
하지만 젊을 때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해도, 이후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습득하지 않으면 인지 예비능은 점점 줄어듭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독서입니다.
독서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압축해 놓은 보물 상자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생각하는 시간은 뇌를 보호해 줍니다.
Q9. 뇌 기능 향상에 좋다는 오메가3 지방산, 치매에도 좋을까요?
오메가3는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의 수치를 낮출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지방산입니다. 가장 쉽게 오메가3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은 고등어, 청어, 정어리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식사 메뉴로 먹는 것입니다.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가 풍부하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오메가3의 상당수는 등 푸른 생선의 어유에 함유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지만, 아마씨에도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깨와 비슷하게 생긴 아마씨는 볶아서 요거트에 뿌려 먹거나, 우유와 함께 갈아서 먹으면 좋습니다.
Q10.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까요?
치매를 예방하는 3대 요소는 인지 예비능, 기저질환 관리, 생활습관 교정입니다.
책을 많이 읽고, 주변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취미와 놀이를 즐기고, 때때로 공부를 하면서 뇌를 꾸준히 자극하면 인지 예비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을 관리하는 습관 역시 중요합니다. 뇌기능에 좋다고 알려진 약을 찾기보단, 현재 자신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을 개선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우울증, 흡연, 비만, 난청 등을 관리해야만 뇌가 손상되어 치매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의 교정도 필요합니다. 산책을 많이 하고, 운동을 자주 할수록 치매의 발병률은 낮아집니다.
식사 시 등 푸른 생선, 비타민 B가 풍부한 녹색 잎채소, 콜린이 들어있는 달걀노른자 등을 챙겨 먹으면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치매를 예방하는 길은 멀고 지루합니다. 건강을 위해 몸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듯,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쌓이고 쌓이면 치매를 막는 높은 벽이 만들어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