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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종점열쇠 2022. 1. 28. 05:09

스크랩 정경심 대법 판결 후폭풍..조국·1심 재판부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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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PC 증거능력 인정에 영향 불가피

정경심(사진)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도 인정된 가운데,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대법원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도 인정됐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이 정 전 교수 사안과 결이 다름을 재확인한 판례가 나왔기 때문에, 조 전 장관 부부 당사자는 물론 증거능력을 배척한 1심 재판부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날(27일)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증거인멸·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교수의 보석 신청도 기각했다.

가장 주목받은 쟁점은 검찰이 동양대 조교에게서 임의제출받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이었다. 정 전 교수 측은 검찰이 동양대 조교에게 PC를 임의제출받을 당시 소유자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한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정보 저장매체를 압수, 분석하는 과정에서 실제 소유자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조 전 장관 부부 측은 함께 기소된 사건 1심 재판에서 전합 판례를 들어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전 장관 부부의 1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PC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 전 교수 사건 PC는 강사 휴게실에 장기간 방치돼 소유자가 불분명했다는 점에서 최근 전합 판결과 다소 결이 달랐다. 검찰 역시 재판부가 대법 판례를 과도하게 확장해 해석하고 있다며 반발했고 끝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날(27일)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증거인멸·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용희 기자


정 전 교수의 상고심 주심이 천대엽 대법관으로 관련 판례를 내놓은 전합 주심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법리 해석을 확장해 적용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대법은 PC 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대법은 "임의 제출자가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 저장매체'란 피의자가 압수수색 당시 또는 근접한 시기까지 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관리 처분권을 보유·행사한 경우"라고 제한했다. 정 전 교수의 PC는 약 3년 동안 강사 휴게실에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강사 휴게실을 관리한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의 참여권만 보장해도 적법하다는 취지다.

PC의 증거능력이 대법에서 최종 인정되면서, 재판부 기피 신청까지 접수된 조 전 장관 부부의 1심 재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 조 전 장관 부부로서는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서초동의 중견 변호사는 "대법 판결이 반드시 기속력(공표된 판결을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정 전 교수 혼자 기소된 사건·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사건 재판이 각각 분리돼 진행됐지만 PC는 결국 하나다. 법질서 측면에서 같은 사안에 대한 최신 판례를 1심 재판부가 정면으로 거스르기 쉽지 않을 것이고, (증거능력에 대한) 기존 판단을 고수하더라도 결국 대법에서는 뒤집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재판부 기피 신청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대법 판결로 검찰의 기피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바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기피건 담당) 재판부에서 고려는 하겠지만 이밖에 재판부를 바꿀 만한 불공정한 사안이 있었는지 살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피 신청과 별개로 1심 재판부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법학과 교수는 "피고인 당사자들도 그렇지만 1심 재판부로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에 나온 대법 판결 법리에 반하는 판단을 고수하기도, PC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과거의 판단이 틀렸다며 결정을 뒤집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1심 재판부 판단은 오랜 시간 방치된 저장매체라도 매체 속 정보를 생성한 이를 실질적 소유자로 봐야 한다는 근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판단은 앞으로 고심해볼 만하다"라고 짚었다.

ilra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