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미학

독특한 형태와 수관을 이루며, 독자적인 그림자를 던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빗방울,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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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과 시

2012. 3. 15.

 

 

 

 

빗방울, 빗방울

 

                      나희덕

 

 

버스가 달리는 동안 비는

사선이다

세상에 대한 어긋남을

이토록 경쾌하게 보여주는 유리창

 

어긋남이 멈추는 순간부터 비는

수직으로 흘러내린다

사선을 삼키면서

굵어지고 무거워지는 빗물

흘러내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더 이상 흘러갈 곳이 없으면

빗물은 창틀에 고여 출렁거린다

출렁거리는 수평선

가끔은 엎질러지기도 하면서

빗물, 다시 사선이다

어둠이 그걸 받아 삼킨다

순간 사선 위에 깃드는

그 바람, 그 빛, 그 가벼움, 그 망설임

 

뛰어내리는 것들의 비애가 사선을 만든다

 

 

 

 

 

시인은 빈둥거려야만 할 일이 생긴다는 말, 빈둥거리지 않고서야 이런 발견의 빛을 함께 나눌 수가 있었겠는가. 달리는 차창이 아니더라도 바람이 불면 사선은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동적인 사선을 감상하기엔 달리는 차가 긋는 것이 더 경쾌하다. 나도 이 버스 속에서 어긋남의 아름다움을 나직하게 말하는 화자와 같이 달린다. 버스는 서지 말기를, -세잔느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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