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아따맘마 2010. 7. 28. 01:39

 

 

 

랑과 신혼을 보내던 13평 되는 연립이 있다.

결혼 1년 만에 전세금에 1년간 저축한 돈을 보태어 샀었다.

말 그대로 전세금으로 장만한 집...

 

친구들은 다들 시댁에서 전세 아파트를 얻어주어

꽤 반듯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지만

가난한 남편과 결혼한 나는 싸고 작은 독채 주택을 전세로 들었었다.

 

그러다가 장만한 첫 남편과 나의 집...

그 작은 연립 마당에 10년 묵은 장미가 창문을 덮고 흐드러지게 피었었다.

 

신혼 초 벼룩신문에 싼 연립 몇 채를 눈여겨 보던 나는

퇴근하는 랑을 끌고 서너집을 둘러보았었다.

집주인이 전세금의 일부를 떼어먹는 사람이다 보니 불안했었기 때문...

주위 분들이 오래있으면 더 떼이니 빨리 나가라고 귀뜸을 해주었다.

 

그렇게 몇 집을 둘러보니 관리가 안되어 사람 사는 꼴 같잖은 집도 있었다..

보고는 놀라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살까...싶었지만...사시는 분 앞에서는 그냥 좋네요...할 밖에...

 

그렇게 보며 나름 충격을 받고 랑과 기도했었다...

평수는 작아도 깨끗하고 마당에 장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며칠 후 찜해놓은 다음 집을 보러가니 13평짜리 집 마당에

작은 화단이 있고 장미나무가 10년 된 것이 흐드러져 있었다.

집은 깔끔하게 수리를 해서 살고 있었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집...

에어콘 전기세도, 난방비도 그닥 많이 들지 않았던

바람도 잘 통하고 보온효과도 뛰어난 집...

요즘 집 같이 부실하지 않은 무척 다부진 집...

얼른 사서 그렇게 몇 년을 살다가 세를 놓고

랑직장 따라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참 아껴 살던 곳...

그 후 세입자가 두 번 들었었고

두번째가 대학생으로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었다...

급작스레 오늘 나가겠다고 지난주 연락이 와서

보증금 계산하고 오늘 내어 보냈다...

 

헐레벌떡 세입자를 내어 보내고

주말에 방을 붙였더니 세사람이 오늘 보고 갔다.

두사람이 마음에 들어 했지만

도배와 장판이 안된 금방 이사나간 지저분한 상태라

집을 장식하고 다시 보여달라며 간다...

 

이삿짐 나간 지져분한 집 보며 휙 가버리지 않고

20~30분을 붙어서 계속 있다 가니 그것만도 감사하다..

아직 이사철이 아니니 우리야 급할 것도 없고..

 

미리 이것 저것 챙겨서 일찍 퇴근한 랑과 함께 친정엄마 모시고 헐레벌떡

넘어가서 세입자 내보내고

세사람에게 집 구경 시켜주고...

인테리어 업자 만나 가격도 얼핏 듯고 견해도 듣고...

그러고는 밀면집 가서 만두와 밀면 먹고...

마트 들러 장을 봐오니...

남편은 지치고 졸려 시름시름 하고...

나는 무슨 큰일 치른 것 처럼 파김치가 된다.

 

북세통을 친 세 시간...

그사이 인파선이 부었고...

중국갈 유학생은 우리나라 돈으론 얼마 안되지만

중국 가치로는 큰 돈인 보증금을 받아 귀중하게 간직하고 나갔고...

한국인 남자친구는 남편과 아는 사이라 유학생 떠나고 실연의 상처를

간직할 것이 넘 안쓰럽고...내 마음도 아프고...

몸은 전쟁을 치룬 것 처럼 지쳐 있지만...

일 하나가 끝이 나니 한 숨 돌리고 있다.

 

인생이란 참 많은 다양한 변화속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한다.

내가 원하듯 원하지 않든 세상은 나름의 상황을 가지고 돌아간다.

하나의 힘든 언덕이 지나면 또 하나의 언덕이 나온다..

한 세입자가 나가고 이번엔 어떤 세입자가 들어올지...

 

우리가 반했던 것 처럼....우리에겐 너무나 좋고 소중하고 유용한 곳이었던 것 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 잘 팔렸으면 좋겠다.

 

지금껏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준 신혼집...

마지막으로 좋은 가격으로 효자짓을 한 번 더 하고는

좋은 새주인 만나 다시 소중하고 유용한 집으로 효자노릇했으면 좋겠다.

 

 

그렇죠.... 집은 다 소중하지요....
누구나 하잘것없이 보이는 방이라도 본인들에겐 소중한것...
부산은 참 희얀하네요...도배 장판을 새로하고 다시보여달래니...
마음에 들면.. 계약을하고 월세면 주인보고 해 달라면 될것을...ㅎㅎ

신혼집.... 아따맘마님... 가난한 남편이 아니라...능력을 많이 가지신...
아따맘마님만 생각하는 사랑하는 남편이라 생각하세요.
시집에서 해주는 집...다른것들... 우리 힘으로 하는 재미가
나이들어가면 더 큰 보람일꺼네요...아이들에게도 할 말 많을것 같도...
무튼 좋은 세입자 만나서 빨리 계약이 됬으면 싶네요.^^
중국인 유학생이 집을 참 험하게 사용했더라구요.
벽지며 장판이 죄다 뜯겨있고
2년동안 통풍을 시키지 않아 화장실 한쪽 벽 타일이 습기로 통으로 떨어졌더군요.
저희 살 동안은 너무 깔끔한 집이어서 상상도 못한 일이었죠.

다른 블러그 놀러다니며 중국학생들이 기숙사에 들면
옆방의 다른 학생들이 악취 때문에 못견디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는 글을
읽고는 우리 세입자는 예쁜 여자아인데 설마했죠...

아무튼 그만 하길 다행이다 싶어요...

임대를 해보니 월세수입이 꽤 짭짤하군요.ㅎㅎ
랑 정년퇴임할 때쯤 임대사업이나 해봐야겠어요.

저의 랑...그 가난한 시댁에서
온갖 사랑 받으며 귀하게 큰 액기스죠.ㅎㅎ
랑에게는 세상 사람들과 다른 뭔가가 있답니다.
뭔가 다른 매력....

좋은 말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