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아따맘마 2011. 12. 20. 13:48

 

 

티비를 보다가 문득 채소 재배 관련 책이 눈에 띄어 내년 텃밭에 뭘 심을까? 하며 들고 온다.

작은 텃밭이다 보니 그닥 많은 것을 심을 수 없어 매년 후보로 다양한 야채를 손꼽지만

결국은 늘 먹는 것들 위주로 몇 가지 심게 된다.

 

그러나 가끔 책이 눈에 보일 때나 문득 문득 머리에 내년 먹거리가 떠오르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궁리를 하며

이것 저것 심을 것들을 꼽아보며 상상하는 것이 나름 행복하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옥상은 무척 추워

통에 담겨 있던 물이 얼어버렸다.

 

너무 추워 올라가기가 싫어진다.

남편이 올라갈 때마다 풍성하다며 감탄하곤 한다.

케일 김치를 담궈야 하니...조만간 직접 올라가 케일과 상추를 잔뜩 떼어 와야겠다.

돼지 앞다리살을 사서 수육을 만들어 김장김치, 상추와 함께 먹고 싶기도 하고...

평소 국거리와 겉저리용으로 기르던 배추도 이젠 수확해서 데쳐서 냉동해 놓아야 할 것 같다.

겨울엔 역시 배추된장국이 제일 만만하다.

 

해마다 김장김치를 해서 주시던 엄마가 올해 무척 힘들어하셨다.

연세가  75세인데도 아직 김장을 담궈주시니 감사한 일이다.

 

김장하던 날 도우러 가니 이미 양념까지 만들어 놓으셨고

절인 배추에 양념을 바르고 계셨다.

 

양념통에 배추를 통째로 집어 넣고는 풍덩풍덩 무치기 시작한 나는

순식간에 양념을 발라버렸다.

그러곤 양념이 많이 남아 무도 무치고 갓김치와 알타리김치를 담궈

한 통씩 들고 왔다.

 

잠시 한 두 시간 치데고는 집에와서 정신 없이 누워 잤다.

이런 게 나이가 든다는 거구나...

40이 넘으니 몸이 많이 축난다.

노화라는 것이 느껴지는 나이인가 보다.

 

김장 후 우리집 반찬은 온갖 김치를 밥상에 올려 밥을 먹게 되었다.

남편은 김장김치에 참기름과 깨소금, 매실액을 넣고 다시 양념한 겉절이를 제일 좋아하고

나는 갓김치와 알타리 김치를 주로 먹는다.

 

평소에 육식을 좋아하던 나지만

유독 김장을 하고 난 뒤 한 달간은 주로 김치들로 밥을 먹게 된다.

묵은 김치는 찌개나 김치전으로, 새 김치는 그대로 가위로 썰어 식탁에 놓고는

밥을 먹는다.

유독 육고기가 생각나지 않은 싱싱한 김장김치의 계절 12월...

 

내년부턴 힘들어 김장을 못한다는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문뜩 궁금해 진다. 옥상텃밭 배추들로 겉절이를 담궈 먹어도 겨울을 날 수 있기에 더욱이 드는 생각이겠지만..

요즘은 한 겨울에도 마트에 가면 배추와 무를 파는데 왜 궂이 김장 김치의 전통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걸까?

 

나는 엄마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쳤다. 겨울에도 널린게 배추인데 뭐가 걱정이냐고...

평소처럼 겉절이로 소량씩 담궈 먹으면 된다고...

 

올해 시댁에서도 김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작년 남은 것이 많아서 먹을 것이 충분하다고 하신다.

시어머니도 나이가 드시니 김장하기 힘들다고도 하신다.

아직 60대인 시어머니는 시댁 세 식구 김장도 힘들다고 하는데,

친정 엄마는 75세가 넘어서도 친정, 우리 것, 삼촌네, 조카네 것을 모두 담아 나눠 주신다.

힘드실 만도 하지 않는가...

 

 

그림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