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야기

아따맘마 2012. 4. 3. 14:03

 

이불에 묽은 똥으로 얼룩 만들고는 눈 꼬옥 감고 천사처럼 자고 있다.

 

어제 밤 늦게 남편과 귀가를 하니

한 그릇 씩만 챙겨주었던 사료와 건초, 물이 동이나 목이 빠져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똘망똘망한 눈으로 목을 길게 빼고는 우리 앞으로 달려나와 나와 남편을 애타게 바라보는 모습...

귀엽기도 하고 맘이 짠하다...

얼른 건초와 사료, 물을 챙겨주자 물은 잘 먹지 않고 사료만 허겁지겁 먹는다.

 

작은 놈이 눅눅한 묽은 똥을 낮부터 싼다.

딸기 꼭지를 먹였더니 그런 것 같다.

큰 놈은 잘 먹지 않고 작은 놈이 좋아라 해서 몇 개 먹였더니...

예전 토토는 사과껍질, 딸기 꼭지 별로 가리는 것 없이 좋아라 하고

탈도 별로 없었는데

이번 작은 놈은 바로 묽다.

 

아님 사료와 건초로 바꾼 먹이 중에 문제가 있나?

이젠 풀은 주지 않고 있기에 물기 있는 먹이가 없는데 정작 똥이 묽어지니...

큰 놈은 건강한 똥을 보고 있다...다행스럽다.

 

오늘도 계속 똥이 묽어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쑥을 몇 잎 따서 작은 녀석에게 먹였다.

잘 먹는다. 효과가 있어야 할텐데...

물통도 물티슈로 깨끗이 닦은 후 물을 부어 주었다.

 

오늘은 생활훈련을 시작했다.

오전 일찍 토끼장 문을 열어놓았다.

그런데 한 시간이 지나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 안아 내렸다.

거실에 놓자 탐색을 한 동안 하더니 신나게 뛰어 다닌다.

귀를 흔들며 누워있는 내 몸 주변을 계속 미끄러지듯 뛰어다니다가

내 얼굴에 와서는 냄새를 맡고 가기도 하고 손 냄새를 맡기도 한다.

베개를 발톱으로 긁기도 하고

종아리, 배 등에 올라 타기도 한다.

귀여운 것....

한 동안 그러더니 방 여기 저기 오줌과 똥을 잔뜩 싸고 다닌다.

이놈들...무섭게 한 소리 하고는 바리바리 치웠다.

 

그러나 결국,...이녀석들이 큰 건을 저질렀다...

이불위에 똥 무더기를 발사한 것...

한 주먹을 이불에 싸놓고는 이놈들...하니 도망을 열심히 친다...

채반에 똥무더기를 털고는 물티슈로 문지르고는 한 켠에 접어 두었다..

그러다 문득...시커먼 것이 보여 펼쳐보니...

묽은 똥 한 알이 이불 속에 뭉개어져 붙어 있다...

떼어 내도 자국이 덕지덕지...헉....

 

그렇다...예전 기르던 토토 어릴 적에도 이불속에서 같이 자다가

자주 저질러 늘 이불을 빨았던 기억이 난다...

 

한 참을 사고 치더니...

방 한 구석에 모여 피곤한 잠을 잔다...

내가 낮잠자는 동안에도 계속 뛰어다녔으니 피곤도 하리라...

왠지 편치 않아 보인다...잔뜩 웅크린 폼이...

살며시 작은 놈을 안아 우리에 옮겼다...

이제 별 저항이 없다...

큰 놈을 안으려 하자 죽겠다고 도망을 친다..

쫒아가 잡아안아서 우리에 넣었다..

 

먹이랑 물을 먹더니 팔자 좋게 쭉~~ 뻣었다...

 

녀석들....

큰 일 벌여놓고 저리 편하게....

눈 꼬옥 감고 천사처럼 잔다...

 

데려 올 때 보다 부쩍 많이 큰 느낌...토실토실...굵어진 느낌이 든다...

큰놈 이름을 토실이라고 불러본다...

작은 놈 이름은 토담이가 어떨까?

서양종자가 아닌 일반 집토끼들이라는데....

이름도 좀 토종스럽게 지어보자...

토실아, 토담아...!

 

토끼장 문을 종일 열어놓고 있는데도 혼자서는 나오지 않는다.

참 얌전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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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지금 쌀 씻어 압력밥솥에 올리고 나오니

큰 놈이 살금살금 거실로 내려온다...

컴퓨터를 만지고 있으니 다가와 코를 징긋징긋 냄새를 맡고는 모퉁이에서 털을 청소하고 있다...

 

작은놈은 여전히 큰놈이 없어진 것도 모르고 우리 속에서 낮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