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둥지/소설

도리 2009. 3. 20. 13:05

예전에 "영화 , 장돌뱅이 그리고 거짓말" 이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지금 이 글은 그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수있다. 그러므로 잠시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

몇년전에 이성재 주연의 영화 "바람의 전설" 이 개봉한 적이 잇다.

그 영화 다들 봤는가 ?

못봤다면 당장 비디오를 빌려보거나 어둠의 경로로 다운받아 본후에

이글을 계속 읽어주길 당부한다.

 

"바람의 전설" 이 영화의 대부분은 "뻘"에서 빌려왔다.

감독은 그런점을 그 어디에도 전혀 밝히지 않았지만, 나는 안다.

어쩌면 이건 심각한 저작권 침해를 저질렀는데

아직까지 조용한 이유는 "뻘"이라는 책이 일부 소수계층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은밀한 소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는 저작권 유효기간이 만료되어서 그럴수도 있다.

 

 

뻘이라는 소설을 읽고 완벽한 이론 체계를 정립한 21살의 나,,,,,막 터질듯 한 꽃미남(?) 이었던 21살의 나

실행에 옮기기도 전에 첫사랑의 열병에 휩싸이고 만다.

4총사에서 탈퇴한 후, 나이트를 전전할 시간에  그녀의 그림자를 밟으며

졸졸 따라다녔다.

 

서울 남산 타워에서, 부산 해운대에서 그녀의 그림자를 밟고 다녔다.

21살먹은 동정을 나이트에서 꼬신 여친에게 또는 몸파는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는 않았다.

첫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

이승에서 얼굴 한번 부디치려면 전생에서 8만4천번 옷깃을 스쳐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도대체 어떤 인연의 끈이 뭉쳐져야 하고,

특히 첫사랑을 하는 상대는 나와 어떤 영혼의 유사성이 있단 말인가 ?

 

 

밤을 새워 책을 읽으며 갈고 닦은 작업의 정석,,

그녀앞에 서면 머리속이 온통 새하얗게 변하면서

도무지 써먹지 못하는 허접쓰레기 같은 지식으로 변해갔다.

그녀는 무뚝뚝하고 쑥맥이엇다.

나는 소심하고 숫기많은 총각이엇다

어느날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내속 그 어디에서 이토록 엄청난 용기가 나왔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경이롭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녀에게 다가가 감히 데이트 신청을 할 때

그건 내가 아니었다. 내속에 잠재된 다른 존재가 그녀에게

감히 말을 붙이며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그녀는 내 인생의 , 내 마음의, 내 몸의 전부였다.

약 6개월간 데이트 3~4번 정도하면서 난 부나방이었다.

불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졋다.

그녀에게 건네주지 못한 달콤한 밀어가 내 일기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 잊지못할 장면,,,,

해운대 백사장에서 데이트 하다가 그녀가 내 팔짱을 처음으로 꼈는데

봉긋 솟은 가슴이 내 팔꿈치에 처음 닿았을 때...

그때의 기분은 경험해 본 남자들만이 알수 있다.

그녀를 사랑하면 할수록 내 마음은 자꾸 초라해졌다.

하지만 자꾸만 뒷걸을치는 마음을 통제한 건 내 몸이었다.

내몸은 자꾸만 그녀를 원했다. 그 엄청난 열병에 마음은 이상신호를 보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내 몸은 그녀에게 점점 더 다가섰다.

해운대 백사장에 앉아 밤바다를 바라 보면서

난 그녀에게 "예스터데이" 불러 주었고, " 씨 어브 하트 브레이크"를 불러주었다.

나 이래뵈도 고삐리 시절에 한영어 한사람이다.

내 마음은 그녀에게서 멀어져라 자꾸 경고를 보내는데

내 몸은 그녀에게 더 다가서라 하며  재촉했다.

 

그 무렵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마루타(정현웅) 라는 책이었다.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한 다분히 문제가 많은 소설이었다.

그러나 내 눈은 활자속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밀어를 찾는데만 급급했다.

주인공 남,녀가 나눈 대화를 가슴에 갈무리했다. 그녀를 만나면 써먹으려고,

 

~ 제 눈에 뭐가 묻었나요 ?

 

~~ 당신 눈속엔 아름다움이 묻어있습니다.

 

                                         ------마루타 . 책속에서 인용

 

마루타 전 3권을 다 읽고,  또다시 장길산 5권마져 독파해 버렸다.

그녀와 난 그다지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몸은 항상 그녀의 그림자를 밟으며

쫓아다녔다. 낮에도, 밤에도, 책을 읽을 때도,,,,

길산이 자신의 연인 여옥의 가슴에 "길"이라는 연비를 새길 때,

난 그녀의 이름을 씨벌건 무쇠도장으로 만들어 내가슴에 깊은 화인을 남겼다. 

 

어느날 장길산 나머지 5권을 부산에 잇는 영광도서에 구입한 후

지하철을 타고 오다가 가방을 읽어버려서 책을 분실하고 만다.

첫사랑은 나에게 건망증이라는 정신의 게으름을 살포시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잃어버린 책  5권,,,돈으로 따진다면 얼마하지 않치만

그 후로 모든 책을 멀리하게 된다.

 

내가 그녀의 그림자를 졸졸 밟으며 따라다닐 때,

또다른 어느 여친이 나의 그림자를 졸졸 밟고 있었다.

고등학교 후배 녀석의 누나로써 직장생활 하면서 우연히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게 된 여인이다. 

큐피트의 화살은 결코 어긋나지 않치만

사랑의 작대기는 항상 엉뚱한 곳으로 지적된다.

그녀는 나물래 나를 곁눈질하며 첫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키워간다.

내가 나의 그녀 때문에 그랬듯이 그녀는 그녀의 남자때문에 엄청난 열병을 앓으며

내 그림자만 밟고 다녔다.

이상하게도 후배녀석의 누나라서 그런지 마음이 자꾸 끌린다.

하지만 왠일인지 몸이 자꾸 멀어져라 한다.

그녀가 감히 나에게 다가와 데이트 신청을 할 때

그건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속에 잠재된 또다른  존재가 나에게

감히 말을 붙이며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후배 누나라서 그런지 그녀와는 굉장히 편하게 지냈고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몸이 자꾸 멀리 도망간다.

왜이럴까 ?

왜이럴까 ?

몸과 마음의 이격을  좁히지 못하고 난 그녀에게 계속 친구로 머물길 원했지만,

그녀는 나의 이름으로 자신이 가슴에 스스로 연비를 새기며

나의 여자가 되기를 꿈꾸었던 모양이다.

 

내 열병을 그녀에게 다 전해주지 못하고,

또다른 그녀의 열병을 내가 미쳐 받아주지 못하고

갈팡 질팡 하다가 결국 영장을 받게된다.

 

입대 하기전

사내 휴게소에서 그녀와 나란히 앉아있다. 약 5분간 아무말 못하고 있다가

첫사랑 그녀에게 그저 "잘있어라 . 나 간다". 라는 말을 하고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약 5분간 우리가 서로 침묵을 지키며 그저 덩그러니 앉아있던 그 시간

내 인생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했던 유일한 시간으로 추억속에 갈무리 되어있다.

 

입영열차에 올랐다. 열차에 오르면서 그녀를 맘속에서 지웠다.

사랑하기에 잊겠다는  말,,그래,,,그말의 아련한 의미를 그렇게 깨달아가고 있었다.

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르기 직전 고등학교 후배녀석이 나를 배웅하러 나왔다.

내 그림자를 밟고 다닌 또다른 그녀의 친동생이다.

녀석은 누나의 이별선물이라 하면서 책한권을 주었다.

신달자 에세이 " 몽당연필로 그린 사랑 이야기" 라고 생각되는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녀석은 자기가 주는 이별선물이라며 두유 한박스를 사주었다.

 

비오는 새벽, 쓸쓸한 배웅을 받으며 천연기념물,,,정확히 말해서 "희귀종"을 태운 버스는 하염없이 질주한다.

하늘에서는 산도 4.5정도의 애액과도 같은 질펀한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나는 머리를 들고 꼬리를 열심히 흔들면서 난자같은 훈련소로 수정해 들어갔다.

난 머리를 안깍고 입대했다. 부대안에서 공짜로 이발해주는데 뭐하러

사제에서 제돈주고 머리를 깍는단 말인가 ?

함께 입대하는 건강한 정자들이 벌떼처럼 훈련소 정문으로 모여들었는데

게중에 절반은 머리를 빡빡 깍은 민머리 정자였다.

 

거기서,,,

어느 녀석이 자기 애인과 마지막 이별을 한다.

20명이나 넘게 배웅온 친구들이 인의 장막을 치고,

그들 연인은 장막 속에서 키스를 했다.

인의장막이 살짝 벌어진 틈으로 그들의 입술이 부디치는 것을 잠시 볼수 있었다.

여친은 안경을 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며 난 황홀해 졌다.

 

난 아직 껍데기를 벗지 못하고

갓 입문한 스님처럼, 수녀처럼

머리를 자르고 군복을 입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동안 전설처럼 존재하던

대한민국 최고수급 선수를 직접 만나게 된다.

입대하기 전 불과 21살의 나이로 100명이 넘는

여친과 잠자리를 함께한 전설속의 카사노바를 만나게 된다.

 

 

 

 

 

 

^^* 대단하신 분들과 만남이 잦으신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