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 2019. 3. 18. 12:00

꽃 중의 꽃

 

                 민문자

 

 

군자란 참 곱기도 해라 
해마다 남쪽에서 봄소식이 오면
우리 집 십 년 묵은 군자란도
덩달아 기지개를 켠다

뾰족이 연둣빛 꽃대를 내밀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
여러 개의 큰 봉오리를 매단 후
붉은 꽃폭죽을 팡팡 터뜨리네

C선생이 입원한 남편을 위로하려
병문안 오면서 가져온 군자란인데
선생은 이미 세상을 떠났어도
해마다 우리 집에서 꽃을 피우네




 
 
 

시낭송

소정 2019. 3. 10. 19:52

시낭송과 가곡에 관심 있는 분 초대합니다.

413() 오후 5시 구로아트벨리예술극장

 

제가 이끌고 있는 시낭송은 이번 무대에 네 분이 오릅니다.

이복연 시인, 전필주 시인, 민경자 낭송가, 이만우 낭송가


100회 시사랑 노래사랑 기념 음악회 / 출연자와 프로그램    


  

1. 이복연 시인 / 결혼하는 신랑·신부에게 / 민문자

 

총명하고 늠름한 신랑

눈부신 웨딩드레스의 신부

아름다운 새 삶의 시작인 오늘을

얼마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가

신비롭고 소중한 그대들의 인연

몇 억겁의 세월이 빚은 행복이거니

 

싱그럽고 지혜로운 신랑 신부여

부부가 한평생 사노라면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니라네

기쁜 날에는 춤을 추며 즐기고

괴로운 날에는 경건하게 기도를 하시게

겸손하고 성실하면 하늘도 감동하신다네

 

그대들이여, 달콤한 신혼의 꿈이

기대만큼 길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말게

희망의 돛대를 높이 세우고

서로가 두 손 마주 잡고 노 저어 가면

꿈꾸던 이상향에 닿을 수 있으리니

그날에 넘치는 행복이 또한 그대들을 맞으리

 

 

2. 전필주 시인 / 영원한 사랑 / 동시영


저 행복 속에 우리 삶을 지으렵니다

아침이면 태양으로 일어나

서로를 따스하게 안아 주고

저녁이면 별빛으로 태어나

사랑이 우릴 키우게 하렵니다.

 

오래도록 오고 또 온 곳

그곳이 바로 그대였습니다

오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기도하듯 오고 또 왔습니다.

 

태양과 달의 징검다리 건너

무지개 뜨는 하늘을 지나

꽃피는 시간의 들녘을 넘어

오고 또 온 곳 바로 그대였습니다.

 

마주하는 미소로 손잡겠습니다

피어나는 행복을 노래하겠습니다

감미로운 봄날 미풍 속 꽃들처럼

스쳐가는 시간의 미소 속에

서로의 꽃으로 피어나렵니다.

 

희망이 가득 자라나는

사랑의 숲속 만들어

빛나는 열매 가득 키우겠습니다.

 

! 신이시여

우리 서로의 오직 하나 뿐인

영원한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기쁨과 건강이 샘물처럼 솟는

영원한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3. 민경자 시낭송가 / 세월은 하룻밤 꿈처럼 / 민문자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노랗게 붉게 하얗게 축포 터뜨리면

새들도 날아와 즐겁게 노래하는 봄봄봄

처녀총각 꽃바람 들어 울렁울렁

아아 봄이런가 청춘의 기쁨이로다

 

연못가 창포꽃에 가슴 설레는 단옷날

모란꽃 함박꽃도 화려한 자태 뽐내지

한여름 연못에 연꽃 가득 피어오르면

바람은 산으로 가자 강으로 가자 유혹하네

나는야 바다로 가련다 동해 바다로 가련다

 

황금물결 들판에 과일도 주렁주렁 곱게 익으면

잊고 있던 부모형제 그리워 달려가는 고향 땅

죽마고우와 깊은 산속 구절초 들국화 향기 따라

불타는 가을산 오르며 지나온 세월 무용담 펼쳐본다

머리에 서리 내린 얼굴들 아 덧없는 세월이여

 

삭풍이 몰아쳐 노란 은행잎마저 사라지면

활엽수 홀딱 옷 벗은 나뭇가지에

펄펄 내린 하얀 눈, 온 세상이 눈꽃 세상

신나는 눈싸움 개구쟁이 악동 시절 그리워라

아아 세월은 잘도 흐르네 하룻밤 꿈처럼 흐르네

 

 

4. 이만우 시낭송가 / 민들레가 민들레씨에게 / 임보 

 

아들아

바람이 오거든 날아라

아직 여린 날개이기는 하지만

주저하지 말고 활짝 펴서 힘차게 날아라

이 어미가 뿌리내린 거치른 땅을

미련없이 버리고 멀리 멀리 날아가거라

그러나 남풍에는 현혹되지 말라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부드럽고 따스하지만

너를 차가운 북쪽 산비탈로 몰아갈 것이다

북풍이 오거든 때를 잃지 말고

몸을 던져 바람의 고삐를 붙잡으라

비록 그 바람은 차고 거칠지라도

너를 먼 남쪽의 따뜻한 들판에 날라다 줄 것이다

아들아

살을 에이는 그 북풍이 오거든 말이다

어서 나를 떠나거라

네 날개가 시들어 무디어지기 전에

될수록 높이 솟구쳐 멀리 날아라

가노라면 너의 발 아래 강도 흐르고 호수도 고여 있을 것이다

그 강과 호수에 구름이 흐르고

숲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을 잘못 보아서는 안 된다

그 환상의 유혹에 고개를 돌리지 말고 멀리 멀리 날아라

너의 날개가 다 빠지고 너의 몸이 다 젖어 더 날을 수 없을 때

네 눈 앞에 햇볕 따스한 들판이 보이거든 그곳에 내려라

그러나 아들아 거칠은 숲들의 마을은 피하거라

지금은 외롭고 삭말할지라도 인적없는 조용한 들판

우리들의 키보다 낮은 들풀들이 모여 사는 조용한 마을을 찾으라

네가 처음 발붙이기에는 그래도 아직 그들의 인심이 괜찮을 것이다

아들아

네가 처음 발디딘 땅이 물기 어린 비옥한 흙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지금껏 비어있는 좋은 땅이

너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기대하지 말라

이미 자리잡고 있는 이웃들의 틈에 네가 비집고 들어가야 할 것이다

아들아 인내와 겸손으로 새로운 이웃들의 이해를 얻도록 해라

어떤 이웃은 너의 발등을 밟고,

너의 등을 밀어내고 너의 팔을 비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만 다 거치른 것은 아니어서

어떤 이웃은 폭풍이 올 때 그들의 품에 너를 감싸주기도 하고

사나운 벌레들이 접근해 올 때 독을 뿜어 그들을 내쫓기도 할 것이다

아들아 네 이웃이 내게 어떻게 대하든

너는 그들을 사랑하며 참고 견디어 튼튼한 뿌리를 내리도록 해라

어느 날 밤 봄비를 맞아 네 키가 나만큼 자라면

다음 날 아침 네 이웃들의 낮은 어깨 위에

우뚝 솟아오른 너의 모습을 볼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바로 네 이웃에

네 또래의 민들레 아가씨가 방글거리며 웃고 있는 것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민들레 아가씨가 주위에 보이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라

기다리노라면 내일 아침쯤 아니 언제쯤엔가는

너처럼 그렇게 날아서 네 곁에 내려앉을 것이다

그러거든 아들아 서로 사랑하여라

하늘의 별들이 으스러지도록 사랑하여라

그리하여 너도 어른이 되어 예쁜 민들레씨들을 가지게 되면

나처럼 그렇게 너도 일러주거라

북풍이 오면 어서 멀리 멀리 날아가라고

따뜻한 새 세상 찾아 멀리 멀리 날아가라고

이것이 생명의 길이란다.

 


 
 
 

나의 이야기

소정 2019. 2. 23. 23:32

설 명절을 보내고 봄이 오는 길목에도

   회원님들의 건강과 문운만리를 기원합니다.

 

   포에트리 슬램poetry slam 이란 단어를 생각해봅니다.

   1984년 미국 시키고에 마크 스미스에 의해 처음 고안되어 1986년부터

그린밀재즈클럽에서 주최 하기 시작하고 국내에서는 2011년 박하재홍에 의해

<낭독의 두드림>이란 주제로 개최 되기 시작한 포에트리 슬램은 자신이 쓴 자유시를

역동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낭독회 또는 즉흥적으로 문장을 짓고 랩의 라임처럼

운율이 극대화 되기도 하는 언어의 기술과 역량으로 말하는 예술장르입니다.

 

   담론과 낭창 랩과 낭독이 어우러지는 우이시낭송회는

일찌기 1987년부터 한 달도 결 월 없이 매월 개최하여 오늘날 국내에

매우 활성화 되어 있는 포에트리 슬램의 선구적 역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詩는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담론의 주제와 함께 개최하는 제 368회

우이시낭송회에 우리시 회원님, 시 낭송가. 시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동참 하시는 한 분 한 분의 말씀이 모두 정답이 될 것입니다.

   잠시 탈 세속적인 분위기에서 좋은 분들과 따듯한 우의를 다지면서 전통과

역사를 이어가는 우이시낭송회의 주인공이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 368회 우이시낭송회

            일시 ; 2019년 2월23일(토요일) 오후 3시 - 5시

            장소 ; 도봉도서관 4층 시청각실 (우이동 솔밭공원 맞은편, 02) 6714-7425)

            찾아오시는 길 ; 자동차 ㅡ 서울시 도봉구 삼양로 556

                대중교통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하차 -3번 출구 - 버스 120번 153번 -

                                 덕성여대앞 하차 100미터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우이 경전철 환승 -419민주묘지역 하차 -

                                  도봉도서관 쪽으로 직진 150미터

                               6호선 보문역에서 우이경전철 환승 - 419민주묘지역 하차

                               1호선 신설동 역에서 우이경전철 환승 - 419민주묘지역 하차

 

                연락처 ; 임채우 이사장 - 010-3112-9094

                           오명현 사무국장 010-5743-8900

                           김혜천 시인 - 010 3614-8508


                                2019년 2월 11일


              (사)우리詩진흥회 낭송위원장 김혜천









나만의 이야기와 시


외사촌 언니께

 

             민문자

 

 

오늘 언니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어느새 팔순의 문턱이 코앞이네요

세월의 흐름 가늠키 어렵습니다

흙먼지 풀풀 나던 신작로에

질주하는 자동차 무서워

안전한 갓길로 나를 배려하면서

위험한 차도로 걷던 언니

초등학교 등굣길 추억이 아롱지네요

 

언니 오빠 있는 아이들이 무척 부러웠는데

다행히 외사촌 언니 한 분이 있어

어릴 때부터 늘 언니의 보살핌을 받아 행복해요

처녀시절 찢어지게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는

언니가 무척 안타까웠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농의 소유자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근면한 형부와 언니는

자녀들도 잘 길러 고향에서 존경받으며 사시지요

 

해마다 늦가을에 언니가 보내주는

택배 보따리 풀어보면 고향이 확 안겨왔어요

쌀 찹쌀 엿기름 알밤

노령의 언니와 형부가 농사지은

여든여덟 번도 더 손이 갔을 알곡들

늘 가슴 뭉클했어요

덕분에 좋아하는 식혜로 더운 여름도 잘 보냈지요

이제 그만 보내셔요, 노구에 탈날까 걱정입니다

 

언니

오늘은 제가 모처럼 광어와 우럭회를

인천 출발 청주 도착하는 고속버스 편에 보냅니다

인천에서 한 시간 사십 분이면 고속버스가 도착하오니

메시지대로 고속버스터미널에 가셔서 찾으세요

저녁때 자랑스러운 오 남매 가족 모두 불러




마당쇠 퀵서비스

 

 

                           민문자

 

 

마당쇠 어디 있느냐

예이, 마님 여기 있습니다

오늘이 마침 우리 언니 생신날이다

소래포구에 나가서

싱싱한 횟감과 매운탕거리 포장해서

청주 고속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언니 댁에 냉큼 다녀오너라

이 봉투에 네 노잣돈까지 넉넉히 넣었다

, 마님 다녀오겠습니다

저녁 찬거리이니 늦지 않도록 해라

, 마님

마당쇠 초고속 발틀을 달고 달려 나간다

 

두 시간도 안 되어

언니로부터 생선 선물 잘 받았다는 전화가 왔다

나는 마당쇠가 있어 사람 노릇 하고 산다

고맙다 마당쇠야




출처 : 구마루 무지개
글쓴이 : 민문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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