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김기사입니다.
삼국지 자체가 큰 줄기만 빼고는 허구성이 강한 소설이다 보니
정확한 팔진도의 형태와 운용방법은 전하지 않습니다.
제갈량의 팔진도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 오는 열석군(돌들이 어느 정도 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는 모습)도 그 공간적 협소함때문에 군사적으로 활용했으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라고도 하더군요.
다만 중국의 고대 설화 (복희의 팔괘와 우왕의 마방진)에 근거하여
만약 팔진도를 펼쳤다면 다음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 추측하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여러 병법서에도 이런 원리가 나온다니 군사적으로 응용이
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魔方陳(혹은 九宮圖)
위의 도형은 우왕이 치수공사를 할 때 나타난 거북이의 등에 그려져
있었다는 마방진과 그걸 숫자로 대입하여 나타낸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구궁도라고도 하더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개의 숫자열이 가로 3줄,세로 3줄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가로로 더하든,세로로 더하든,대각선으로 더해도 세 숫자의 합은 항상 15입니다.
그리고 가로의 위엣 줄을 아래로 내리고 밑을 위로 올려도 똑같고요,
세로줄도(4,3,8)과 (2,7,6)의 자리를 바꿔도 그렇고...일정한 규칙에만 따르면
같은 결과가 나오지요.
위의 그림은 복희가 창안했다는,그리고 그 이후 동양 역학의 바탕이 됐다는
팔괘도입니다.
비어있는 중앙에는 보통 음양을 나타내는 태극문양이 들어가 있는 그림들을
많이 보셨을 거에요.
자,그럼 전술용 진법으로 응용한다고 했을 때,
마방진에서 '5'의 자리와 팔괘도에서 태극문양이 들어가는 자리는
中軍의 자리로 하고 나머지 병력을 8대로 나누어서 배치하는 거지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마방진의 숫자는 고정이 아니라 여러 경우의 수로 응용이
가능하니 병력의 배치는 공간과 시간적 요인에 따라 여러 응용법이 있겠지요.
이 진법의 효과는 어느 방향에서 봐도 병력이 많아 보이는 것이라 하고,
실제 전투시에는 상호접응이 용이한(가령 적이 3의 진영을 공격하면 8.4.5의
병력이 지원을 하고...)이런 식으로 응용할 수가 있겠지요.
어느 진영이 공격을 받더라도 임기응변의 병력이동이 용이해 보이는 진법이지요.
삼국지에 나오는 生門,死門은 팔괘의 역학원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진법의 응용에 따라 그 때 그때 달라질 것 같습니다.
문이 안보인다,신묘한 현상이 생긴다 이런 부분은 소설적 허구겠지요~
그럼 이 팔진도는 깨기가 어려운 진법이냐?
전술적인 측면에서 여러모로 뛰어난 진법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 진법이 적을 진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는군요.
또 공간적인 효용을 잘 살려야만 하는 진이겠구요.
넓은 개활지에서는 별로 효과가 없어 보이는 것이,
더 많은 병력을 보유한 적이 전면전으로 밀어 붙이거나 사방을 에워싸고
압박해 들어 오면 과연 얼마나 진법의 효용을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물론 저 진법을 사용한 지휘관들도 그런 점을 알았을테니 운용의 묘를
살렸을 테지요~
어쨌든 적절한 지형에 배치하고 일단 적을 진 안으로 끌어 들이고 나면
대단히 실용적인 전술배치가 되겠다는 내 생각을 말하면서...
김기사 이만 운전할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