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jackie 2011. 4. 22. 00:03

6학년때, 우리반에 김 선배라는 남자아이가 있었다.

몸도 얼굴도 갸름하고, 목소리 마져도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냥,  미성의 목소리였다.

허스키했던 내목소리가  싫어서였나?....

암튼 선배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어느날,

나만큼이나 목소리가 허스키하셨던 김태설 선생님이

조용한 중저음으로 자분자분 수업을 하시던 나른한 오후에,

교실문이 열리고 선배만큼이나 호리호리한 몸집의 어머니께서 교실로 들어 오셨다.

점심을 먹은 후라 거의 졸던 우리반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뒷문으로 쏠렸었고,

손수건을 꼭 쥐신 한손은  쑥스러운듯이 이마의 땀을 닦으시고,

다른 한손에는 노오란 과자 한봉지를 조심스레 들고 계셨다.

그때,

우리반 아이들이 거의 68명이나 70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이 된다.

그 과자 한봉지로는 간의 기별도 안가지만

하나하나 나누어 주시던 선생님도 과자가 부서질새라 조심 하셨고........

 

 그 노란 봉지의 과자 <샤브레>가 새삼 기억이 난다.

프랑스풍의 고급과자여서 아마도 선배학교에 방문하시는 길에 사신 듯 했다.

큰맘먹고.........

조촐한 한복을 입으신 모습과 프랑스풍의 샤브레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양볼이 상기가 된 선배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 가슴에 와 닿았다.

스스르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샤브레의 달콤한 맛처럼,

단 한순간이지만

얼굴이 기쁨과 부끄러움에 차있던 선배의 발그레한 두볼이

오늘  생각 난다.

 

 

출처 : 연무초교11회동창회
글쓴이 : 오 복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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