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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풍속도첩 (檀園風俗圖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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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물, 기타/e뮤지엄

2022. 1. 19.

단원 풍속도첩 (檀園風俗圖帖)
다른명칭 : 보물 김홍도필 풍속도 화첩(1970,金弘道筆 風俗圖 畵帖)

* 연과윤의 e뮤지엄-국립중앙박물관편


김홍도(金弘道, 1745-1816 이후)의 풍속화들은 대체로 소탈한 서민생활의 단면과 생업(生業)의 모습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또 당시 사람들의 생활 감정을 한국적인 해학과 정취를 곁들여 생생하게 나타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김홍도 풍속화의 대표작《단원풍속화첩》에는 각 계층의 생업 장면, 생활 모습, 놀이 풍습 등을 담아내고 있는데 김홍도의 인간과 삶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의 배경을 생략하고 인물이 취하는 자세와 동작만으로 화면을 구성하여 인물을 잘 부각시켰다. 연습 삼아 그린 작품처럼 보이면서도 투박하고 강한 필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의 솜씨는 김홍도 회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김홍도가 이러한 풍속화들을 언제부터 그렸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대체로 30대 후반이 아닌가 싶으며, 이 풍속화첩의 제작 시기는 40대 전후로 추측된다.

 

이 화첩은 김홍도의 풍속도를 엮은 화첩이다. 1918년 조한준(趙漢俊)에게서 구입했고 모두 27점이었으나 1957년 원 화첩의 수미에 위치한 〈군선도〉2점은 별도의 족자로 만들고 풍속도 25점만 새롭게 화첩으로 꾸미고 《단원풍속도첩》이란 명칭을 붙였다. 이 화첩에 속한 그림 중 4점이 1934년 간행된 『조선고적도보』에 게재되었다. 이 화첩은 1)서당, 2) 논갈이, 3) 활쏘기 4) 씨름, 5) 행상, 6) 무동, 7) 기와이기, 8) 대장간, 9) 노상과안, 10) 점괘(시주), 11) 나룻배, 12) 주막, 13) 고누놀이, 14) 빨래터, 15) 우물가, 16) 담배썰기, 17) 자리짜기, 18) 벼타작, 19) 그림감상, 20) 길쌈, 21) 편자박기, 22) 고기잡이, 23) 신행, 24) 점심, 25) 장터길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작품명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각 계층의 생업장면과 놀이 등 생활의 이모저모가 잘 나타나 있다. 예외도 없지 않으나 대체로 배경을 생략하고 등장인물들이 취하는 자세와 동작만으로 적절한 화면구성을 이루고 있다. 평범한 일상사이나 화가의 따뜻한 시선과 예리한 시각에 의한 순간의 포착은 이를 볼거리로 부각시켜 그림이 그려진 사회분위기를 잘 전한다.

 

1. 서당(書堂)
쪼그리고 돌아앉아 훌쩍이는 학동을 화면의 초점에 두고, 그 주위에 방건(方巾)을 쓰고 유생의 옷차림을 한 훈장을 축으로 학동들을 둥글게 배치하였다. 화면의 구성이나 생략된 배경, 옷주름의 필치, 얼굴 모습 등 모두가 현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준다. 서러움이 완연한 학동의 표정도 재미있지만, 주변 인물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에도 정감이 넘쳐나,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2. 논갈이(耕畓)
'논갈이'는 한 쌍의 소가 쟁기를 끌고 두 명의 농군이 쇠스랑으로 흙을 고르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대각으로 솟구치고 있는 소라든지 쟁기를 잡은 농부의 몸짓 등이 힘든 농사일을 말해준다.

 

3. 활쏘기(射弓)
'활쏘기' 역시 인물의 역할과 표정에 따른 심리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다. 활 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장정들과 군관의 얼굴 표정 및 몸놀림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4. 씨름(相撲)
<씨름>은 그의 풍속화 특징을 대표할 만한 명품에 속한다. 두 무리의 구경꾼들을 화면의 위아래에 둥글게 배치하여 가운데 공간을 연 다음, 서로 맞붙어 힘을 겨루는 두 사람의 씨름꾼을 그려 넣어 그림의 중심을 잡았다. 왼쪽에 서 있는 엿장수는 구경꾼들의 관심 밖에 있으면서도 이 원형 구도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벗어 놓은 신발은 오른쪽으로 터진 여백을 좁히는 구실을 하고 있다. 이처럼 빈틈없이 짜인 구성과 함께 간결한 붓질로 풍부하게 묘사한 인물들의 표정과 열띤 좌중의 분위기가 김홍도의 비범한 재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물들이 입고 있는 무명옷의 질감에 맞추어 구사된 투박한 필치와 둥글넙적한 얼굴, 동글동글한 눈매도 그가 즐겨 다룬 풍속 인물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다.

 

5. 행상 (行商)

 

6. 춤추는 아이(舞童)

 

 

7. 기와이기(葺瓦)
기와를 이어나가는 광경인 이 그림은 원근법을 적용해 다양한 일꾼들의 모습을 죽 둘러보기 좋게 구성하였다. 밑에서 던진 기와를 맨손으로 받아내고 흙 반죽덩이를 달아 올리는 모습이라든가 먹줄을 늘어뜨린 목공이 한 눈을 감고 기둥의 쏠림을 점검하고 목수가 대패질하는 모습 등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8. 대장간(鍛冶)
아무런 배경 없이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들 각각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달군 쇠를 모루 위에 대주는 사람, 이를 쇠망치로 내리치는 사람들, 다 된 연장을 숫돌에 갈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견습생인 듯한 이는 풀무에 바람을 넣는 듯 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이들의 솟아오른 근육과 흐르는 땀방울을 통해 활기찬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 담금질하는 데 쓰이는 기다란 목제 함지박도 보이고, 여러 공구를 담는 나무 상자도 보인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대장간에서의 즐거운 금속음이 들리는 듯하다.

 

9. 나들이(路上破顔)
나귀를 타고 가는 선비, 두 아이와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부부를 그린 그림이다.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아이를 안고 가는 여인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선비의 시선이 재미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두 마리 말과 인물들의 배치가 대각선을 이루어 화면이 탄탄하게 느껴진다.

 

10. 시주(施主)
이 그림은 점괘로 알려져 왔으나 실제로는 시주를 청하고 있는 장면이다. 두 명의 승려가 목탁과 타악기를 두들기며 시주를 호소하고 있다. 돗자리 위에 부적인 듯한 물건이 펼쳐져 있고 엽전이 놓여져 있다. 지나가던 여인은 쓰고 있던 장옷을 머리에 얹고 주머니를 열어 엽전을 꺼내려는 순간이다. 이 그림에서 시주를 청하는 두 인물은 승려로 보이지만, 18세기 이후에 사당패들이 시주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찰에 소속된 광대, 사당패가 민중을 대상으로 한 가무회나 각종 놀이행사를 주도했는데, 이 때에 그들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찰에서 내준 부적을 가지고 다니며 팔고, 점을 보거나 놀이행사에 참여하면서 그 수입의 일부를 사찰에 바쳤다고 한다.

 

11. 나룻배(渡船)
두 척의 배 위에 여러 신분 계층의 사람들이 가득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장면이다. 사람들과 가득 실은 짐 등에서 시장으로 가는 정경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무리 지어 시장에 가는 모습은 조선 후기 상업 발달의 일면을 보여준다.

 

12. 주막(酒幕)
여행 중에 중년 부부가 간이주막에서 요기하는 광경을 그린 것이다. 국자로 막걸리를 떠내는 주모의 모습이나 부뚜막 위의 밥 양푼과 술사발들이 당시 주막의 풍경을 잘 전해준다. 앞쪽의 풍경에는 역원근법을 적용해 화면 속으로 들어간 듯한 현실감을 살렸다.

 

13. 고누놀이
고누는 우리 선조들이 많이 즐기던 놀이의 하나로,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놀이다. 고누는 오랜 세월을 거쳐 전해져 온 탓에 고니, 꼬니, 꼰질이, 고노 등으로 부르는 이름마저 다양하다. 또한 각 놀이판의 이름도 다르고 같은 놀이판이라도 지방에 따라 그 놀이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14. 빨래터(漂母)
냇가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의 모습과 바위 뒤에서 몰래 훔쳐보는 선비의 모습이 강한 해학성을 드러내고 있다. 옷주름과 바위 등의 간략한 필선과 담박한 채색이 돋보인다.

 

15. 우물가(井邊)
여인들이 모여 있는 우물가에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남정네가 등장했다. 남정네는 거리낌 없이 가슴을 드러내고 물을 들이 키고 있는 반면, 여인들은 수줍어하면서 고개를 돌리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 조선시대 남녀유별의 풍속을 보여준다.

 

16. 담배썰기
넓은 담배 잎의 뼈다귀를 추려낸 다음 작두판에 눌러서 썰어내고 있는 광경을 그린 것이다. 작두를 누르는 인물의 과장된 어깨 모습이나 저고리를 벗어 붙이게 하는 더위 속에서도 책을 펴놓고 있는 주인의 동작 등이 다소 어색한 느낌을 준다. 앞쪽 풍경에는 역원근법을 적용해 화면 속으로 들어간 듯한 현실감을 살렸다.

 

17. 자리짜기(編席)
어린 아들의 글 읽는 소리에 맞추어 아버지는 자리를 짜고 어머니는 물레를 돌려 실을 뽑아내고 있다. 아들은 낮에 서당에서 배운 천자문을 부모님 앞에서 자랑스레 막대기로 짚어가며 읽어 보이고 있다. 부모는 글 읽는 아들이 대견스러워 일을 하면서도 힘든 줄을 모른다. <자리짜기>에서는 서민 가정의 유일한 희망을 읽을 수 있다.

 

18. 벼타작(打作)
'벼타작'은 신분적 갈등과 대립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한 장면에 그린 그림이지만 이 그림에서는 서구의 사실주의 회화에서 볼 수 있는 현실 부정이나 격렬한 대립감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은 김홍도가 해학과 중용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 그림감상(審觀)
유생들이 세로로 긴 종이를 잡고 둘러서서 그림을 감상하는 장면을 그렸다. 구경하는 인물들의 표정이 매우 진지하며, 특히 침이 튈까봐 부채로 앞을 가린 유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종이에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아 그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20. 길쌈(織造)
베틀에서 길쌈하는 아낙네를 바라보는 아이와 아이를 업고서 이를 바라보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 그리고 화면 위쪽에 열심히 실을 뽑아내는 땀에 젖은 아낙네의 진솔한 생활미가 깃들어 있는 작품이다.

 

21. 편자박기(蹄鐵)
말을 눕힌 다음 네 다리를 나무에 묶어 요동치지 못하게 하고 편자를 박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화면 왼쪽 위에는 땀 흘리는 두 사람의 목을 축여줄 물이 상 위에 놓여 있고, 아래에는 바구니와 공구가 배치되어 화면의 구도를 살리고 있다.

 

22. 고기잡이(漁場)
발로 둘러친 어장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아내는 광경을 그린 것이다. 고기떼를 따라 물새들이 날아들고 독을 실은 배 가운데는 솥까지 걸려 있어 풍성한 어장의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배 안에 독을 싣고 직접 와서 생선을 받아 운반하는 광경을 그린 것이다.

 

23. 신행길(新行)
결혼을 하기 위해 신부 집으로 향하는 신랑 행렬을 그린 것이다. 백마를 탄 신랑 앞으로 청사초롱과 기럭아비가 앞서서 가고 있다. 화면 밖으로 잘려 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기럭아비 뒤로 신랑측 어른이 탄 말이 있을 것이다. 신랑 뒤에서 장옷을 입고 따라오는 인물은 매파로 보인다. 행렬 사이에 언덕을 설정해 놓아서 긴 행렬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였다.

 

24. 점심
식사중이거나 식사를 마친 일꾼들의 다양한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다. 점심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돌아앉아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아낙이나 따라온 듯한 개 등도 모두 그림에 정취를 더해주는 구실을 하고 있다.

 

25. 장터길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한 무리의 가마 행렬을 그린 것이다. 앞서 가는 소와 가운데에 있는 말등에 아무 것도 실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장터에서 물건을 다 팔고 돌아가는 길인 듯하다. 장사가 잘 되었는지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느낌이다.

 

* 국립중앙박물관이(가) 창작한 주막, 《단원 풍속도첩》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