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낳은책 리뷰, 인터뷰기사등

신현림 2007. 12. 1. 16:11

『내 서른살은 어디로 갔나』민음사

 

 

            아, 이런 날이 있었지. 딸과 함께... 잊고 있던 기사를 퍼와본다.

 

2007년 7월 5일 (목) 18:21   한국일보

안데르센전 체험 "환상의 나라에 놀러 와 행복을 찾아갔어요"


신현림 시인 모녀

“어머, 이게 그 유명한 안데르센의 ‘하늘을 나는 트렁크’ 인가요? 저랑 딸아이도 여행을 좋아하는데, 이 곳에 오니 안데르센과 함께 상상속의 여행을 하는 것 같아서 막 흥분되요.”

시인이자 사진작가이며 얼마 전 동시집도 펴낸 신현림씨가 딸 서윤(7)이와 함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상상공간- 안데르센의 삶과 놀라운 이야기’전을 참관했습니다.

발랄한 파란색 ‘커플룩’을 차려 입은 모녀는 호기심 많은 인어공주들처럼 전시장을 누볐습니다. 상상력이야 말로 삶을 아름답게 가꿔주는 보석 같은 존재라고 믿는 시인과 그녀를 닮아 감수성이 뛰어난 딸이 직접 체험한 안데르센의 신기하고 환상적인 세상, 함께 가보실까요?

■동화는 쉼이다.

“이게 실제 안데르센의 사진인가요? 아, 사진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한 바로 그 시기로군요. 어머, 이 사진은 몇 살 때인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은 루이스 캐롤은 동성애 성향이 강했다는데 안데르센도 그런가요?”

신현림(45) 시인은 “별 기대 없이 왔다”더니 막상 유품과 함께 전시된 안데르센의 사진을 보자 전시안내원에게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전시장에 오자마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껑충껑충 뛰던 딸 서윤(7)이는 엄마 손을 놓고 먼저 전시관으로 들어간 지 오래. 잠시 질문을 멈추고 아이를 찾던 시인의 눈에 전시장 내 ‘부시깃 통’ 섹션에서 금화, 은화 문지르기 체험에 몰두해 있는 아이가 잡힌다. 신 시인은 “아이가 만들고 그리는 것을 좋아해 아티스트로 키울 생각”이라며 연신 대견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봤다.

안내원이 “안데르센의 등단 데뷔작은 우리식으로 따지면 동시였다”며 이어지자 시인의 눈이 번쩍 빛난다.

“동시요? 그렇지, 역시 시를 아는 사람이라 이런 훌륭한 창조물을 낸거죠(웃음). 시는 당장 돈은 안돼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영혼의 보물이잖아요. 그러고 보니 이 전시장은 참 행복한 공간인 것 같아요.”

“엄마, 나 동전 이렇게나 많이 새겼어.” 안데르센의 생애를 소개하는 전시물에 몰입해 있는 엄마와 달리 색다른 체험 도구가 신기하기만 한 서윤이가 밝게 웃으며 신시인의 팔에 매달렸다. 시인은 딸에게 환하게 웃어주며 “자연이 늘 곁에 있어 진실한 성찰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시대는 이런 인위적인 전시를 통해서라도 동화 속 환상 세계를 체험하는 기회가 필요한 것 같아요. 동화 속에 있다보니 정신이 편안하게 쉬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했다.

■동화는 여행이다.

안데르센은 ‘여행은 삶’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여행을 즐겼다. 그의 수많은 여행 경험은 200편이 넘는 동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이었다. 그의 유럽 여행 시기를 표현한 전시 섹션 ‘하늘을 나는 트렁크’에는 안데르센이 실제 여행 때 사용했던 트렁크가 전시돼 있다.

“서윤아 이 트렁크가 우리 트렁크보다 크니? 우리 지난 주에 터키 여행 갔었지?” “응, 8일간 갔다 왔어.”

여행은 통해 영감을 얻는다는 신시인은 안데르센과 자신의 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한 후 목소리가 한 옥타브쯤 높아졌다. “저도 여행을 참 좋아해요. 안데르센도 역시 여행을 통한 끊임없는 자기 탐구, 호기심 속에서 영감을 얻어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군요. 사실 이 전시야말로 ‘안데르센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닌가 싶네요. 그의 인생여정과 수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몸으로 느낄 수 있으니 말이죠. 아, 시상이 저절로 떠오를 것 같아요.”

■동화는 사랑을 꿈꾸게 한다.

“어머, 진짜 잔디 같다!” 편하게 앉아 동화를 들을 수 있게 인조 잔디로 장식된 동화구연 코너에 온 신시인은 이제 오히려 딸보다 더 들떠 있는 분위기다. 푸른 잔디 위에 다리를 쭉 뻗고 편하게 앉아 동화구연을 듣던 시인이 느닷없이 한마디 던진다. “아이와 오는 것도 좋지만 애인이랑 와도 좋을 것 같아요.”

“메마른 가슴 속 눈물을 되찾을 수 있는 향수와 추억의 공간이니까요. 어느 새 우리 삶에서 사라져 버린 사랑과 인생의 여백을 되찾게 해주는 느낌이에요.” 어느새 시인 옆으로 다가와 있던 딸이 “엄마, 새 아빠는 꼭 내가 고를거야”라며 오른손을 번쩍 들어 보인다. 시인의 얼굴에 잔잔한 홍조가 든다.

최근 골치 아픈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신 시인은 안데르센 특별전이 여행 만큼이나 인생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힘이 있다고 감탄했다. 매일 3차례 열리는 동화구연 코너로 뛰어가는 서윤양을 바라 보며 그가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다음 약속을 취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오래 이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여기 오면 아이에게 굳이 책 읽으라고 잔소리할 필요 없겠어요. 안데르센의 생애를 봤으니 그의 책도 자연스럽게 궁奮末?것 아니겠어요. 요즘 상상력이 세상을 바꾼다고들 하는데, 이런 곳에서 아이가 맘껏 뛰놀게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서윤이가 깜찍하게 말을 받는다.

“그럼, 우리 조금 더 있다가 갈꺼지?” 안데르센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된다.











파랑 띠 박스




신현림 시인은 아주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상명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세기말 블루스> 등의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 뿐만 아니라 사진집, 미술 관련 에세이도 발간한 멀티 아티스트. 2005년에는 이혼 후 홀로 딸 서윤양을 키우는 자신의 일상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 <싱글맘 스토리>를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 내놓은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2/4분기 아동ㆍ청소년 문학 부문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는 등 최근에는 아동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요즘은 치유성장에세이와 번역서를 출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