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손님맞이 준비 음식 3종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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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1. 2. 5.

강화의 어느 지인댁에 불쑥 찾아가게 되었다.

다소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하지 않으실까 염려했는데,

당황하시는 기색이 전혀 없이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로 맞아주셔서 오히려 내가 당황.

그런데 그분의 여유로움엔 남다른 비결이 있었는데,

언제 손님이 오더라도 대접할 수 있는 음식 3종 세트로 늘 갖추고 계시다는 것!

 

 

자리에 앉자마자 쑥떡이 나온다.

1년 365일 집에 떡이 떨어지는 날이 없다시며...

쑥떡의 쑥향이 끝장이다.

마침 배가 고팠던 터라 허겁지겁 먹는 나를 보시고는

쑥떡은 에피타이저이니 너무 배불리 먹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잠시 후 식탁에 이런 저런 그릇들이 놓이는데,

이건 뭔가요? 했더니 잔치국수용 고명이라고 하신다.

 

 

빛깔부터 맛있는 잘게 썰은 김장김치.

 

 

위에 수북히 뿌려진 통깨에서 고소함이 막 터질 것 같은 호박볶음.

 

 

그리고 파가 듬뿍 들어간 간장.

이 세가지만 준비되어 있으면 국수 삶는거야 일도 아니라고 하시며

세상에 이보다 간단한 음식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쫄깃하게 삶은 국수에 멸치다시가 진하게 우러난 국물을 부어 그 위에 준비된 고명과 양념을 얹어 먹으니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힌다.

이 국수가 먹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럴만한 듯!!

국수인심도 넉넉하셔서 푸짐이 담아주신 국수를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먹었다.

 

 

그런데 우리 지인님께서는 국수는 금방 배가 꺼진다며

냉장고에서 뭔가를 꺼내시더니 가스렌지 앞으로 가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휘릭 두르시고는 굽기 시작하신다.

그 정체는 부추전!

전을 너무 좋아해서 부추전 재료도 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신다.

정말 대단~

 

 

쑥떡과 잔치국수로 배가 충분히 불렀음에도 고소한 기름 냄새에 또다시 피어오르는 식욕을 어찌하나.

 

 

부추전이 유독 바삭하고 고소해서 비결을 여쭸더니

부침가루 대신 우리쌀로 만든 튀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넣으셨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불쑥 찾아간 지인님댁에서 배불리 맛있게 대접받고 왔다.

언제나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그분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고

주변에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분도 사람을 좋아하고 그분 또한 좋은 사람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나도 사람을 좋아하지만 누군가 우리집에 온다고 하면 뭘 대접해야 하나 덜컥 겁부터 나는데,

누군가와 나눠먹기 위한 음식을 늘 준비해놓고, 언제든지 반가이 손님을 맞을 수 있다는 것!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이라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손님이 온다고 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는 음식을 나도 준비해봐야겠다.

다만 단 하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