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사람들

읽고 쓰는 사람들의 글을 저장하는 글창고입니다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임인년 삼월(壬寅年 三月) - 김응관

임인년 삼월(壬寅年 三月) 삼월도 잔인하였다.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말이 봄이지 혹한의 겨울이었다. 걸었다. 서해 태안반도 솔향기길을 걷고 서산에서 아라매길을 걷고 무량사 일주문 지나 시습의 부도에 참배하고 슬픈 땅 영월 김삿갓 무덤에 막걸리 한 잔 올리고 초희가 어릴 적 놀던 초당마을에서 강릉 오문장가 시비에 예를 올리고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에 여장을 풀다 대궐 옆 초막이면 어떠리.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손곡(蓀谷, 李達)아 어쩌란 말이냐 교산(蛟山, 許筠)아 어쩌란 말이냐 초희(楚姬, 許蘭雪軒)야 어쩌란 말이냐. 초희에게서 얼른 회신이 왔다. 매월당이 걷고 난고가 걷고 고산자가 걸은 그 길. 노자가 가고 장자가 가고 이하가 가고 이지가 가고 푸르동이 가고 솔로우가 가고 톨스토이가 가고 함석헌이 ..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대패- 서까래를 다듬다 (배승문)

대패- 서까래를 다듬다 온종일 대패질을 하고 나면 주머니가 두둑하다. 온종일 대패질을 하다 보면 별놈의 나무를 다 만난다. 옹이가 많은 나무, 결이 엉킨 나무 매끈한 나무만 있으면 좋으련만, 어느 산, 모진 바람을 맞았길래 이리 속으로 뒤틀려 있을까. 목수는 이런, 저런 상념을 대패질로 쓸어내린다. 반드시 누운 목재는 마치, 고대에 있었을 법한 물고기 처럼 매끈하다. 반드시 누워 뻐끔거리던 물고기가 서까래가 되어 가지런한 처마를 이루면 단청을 비늘삼아 어유(魚遊)를 답보(踏步)한다. 위로 터진 바지주머니에 대패밥이 두둑하다. 2022.4.27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2)

블록체인과 암호화폐(2) 비트코인 시스템 블록체인을 세상에 널리 알린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주1)가 2008년 발표한 논문, [비트코인, 개인간 전자 현금 시스템](주2)에서 발표한 내용을, 그가 2009년에 실제로 적용하면서 탄생했다. 그는 논문 서두에서 개인 간(P2P: Peer to Peer) 네트워크 사용 시, 전자현금의 이중 지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네트워크는 해시(주3) 기반 작업 증명(주4)의 이어지는 체인으로 해시하여 거래(트랜잭션)에 타임스탬프를 찍는다. 이로써 작업 증명을 다시 실행하지 않고는 변경할 수 없는 기록을 형성한다. 그는 암호화 증명에 근거한 전자지불시스템이 신뢰할만한 제3자의 필요 없이 두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독서법 4- 계속 (아리가람)

독서법 4 1장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독서법 (계속) 1.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은 어떻게 읽을까? 2.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은 어떻게 읽을까?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은 이렇게 읽는 편이 좋다. 문제의식에 전반적으로 공감하고 있어도 어떤 근거나 과정을 거쳐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대략의 내용은 책 소개로 이해할 수 있고, 또 여기에 동의하니까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이라도 읽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근거나 논거 등을 이해하기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어떤 내용과 연결하면서 논리를 풀어가는지 파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를테면 한병철의 에서 축제를 예로 드는 것은 납득하지만 전쟁을 예로 드는 것은 처음엔 의아했다. 과거의 전쟁에서는 어떤 의식, 규칙, 약속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나의 민담 공부 이야기 - 초롱 유자일

나의 민담 공부 이야기 작년 4월에 라는 스키마연구원 논문을 썼다. 서정오, 『옛이야기 들려주기』와 신동흔, 『얘들아, 한국 신화 찾아가자!』는 나의 옛이야기 공부의 시작이었다. 직접 강의를 듣기도 했던 김환희의 『옛이야기와 어린이책』에서 다룬 옛이야기 그림책 비평은 흥미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을 읽으면서 민담에 대한 고정관념에 균열이 생겼다. 그리고 제임스 스콧의 『지배, 그리고 저항의 예술』을 읽고는 민담이 역사적 리얼리티와 피지배계층의 정치적 대응방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현대 소설에서 민담적 요소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민담의 숲에 들어섰다는 징후인지 모르겠다. 최근 읽은 마사 누스바움의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이란 부제가 있는『시적 정의(Poeti..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엄마 이야기 6 – 먹고 살기 두 번째 (개구리)

엄마 이야기 6 – 먹고 살기 두 번째 엄마가 자식들과 먹고 살기 위해 애써온 삶의 궤적은 첫 번째 결혼 이후 삼례에서 넷째 자녀 (필자)이다. 이후 두 번째 시기는 논이 너무 적어 먹고 살기 힘들어 서울 신설동으로 상경하여 살던 시기이다. 세 번째는 고모의 조언을 따라 동두천 미군부대 근처에서 생활을 하던 시기이다. 네 번째는 다시 삼례로 잠시 낙향했다 다시 서울 신설동에서 살다가 정부에 의해 강제철거를 당하고, 여러 가지 장사를 하다 망해먹고 도시빈민으로 전락하여 종로에서 사는 시기이다. 다섯 번째가 과거 신설동 살 던 인연의 끈으로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하고 자식들 결혼시키고 남편 저 세상 보내고 그러다 질환으로 생계의 일선에서 물러나 쌍문동에 자리잡은 지금까지로 볼 수 있다...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5월

06

고고 32호 Hal Saflieni (할 사프리니) Hypogeum(지하공간;그리스어)에 다녀왔다 - 박준규

Hal Saflieni (할 사프리니) Hypogeum(지하공간;그리스어)에 다녀왔다 1. 몇일 전 Hal Saflieni (할 사프리니) Hypogeum(지하공간;그리스어)에 다녀왔다. 도저히 가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강한 끌림이 있었다. 다행히 구연이는 다니엘과 강도 높은 피트니스 훈련 시간이었다. 적어도 5천 년 이상 오래 전 만들어진 3층 구조의 석회암 인공 지하공간은 전 세계 유래가 없다. 매우 독특한 신석기시대 신비로운 건축물이다. 한 번에 여덟 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아무도 숨소리 조차 내지 않는다. 말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대신 손바닥 반 만한 라디오를 준다. 귀에 대면 설명이 흘러나온다. 질문도 할 수 없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구조물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댓글 고고 32호 2022. 5. 6.

06 2022년 04월

06

고고 31 쉬운 책과 어려운 책 어떻게 읽을까- 글쓴이 아리가람

독서법 2 1장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독서법 1.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은 어떻게 읽을까? 어려운 책은 반복해서 읽으면 될까? 사람들은 읽다 만 책이 너무 많아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기에 읽고 싶은 책 사기를 꺼려한다. 그렇다고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사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어려운 책을 사면 또 읽다 말지 않을까 걱정이 들고. 대학생부터 어른까지 ‘쉬운 책을 읽을 때와 어려운 책을 읽을 때 다른 점이 무엇인가?’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거나 잠시 생각한 다음에 ‘크게 다르진 않고, 좀 꼼꼼히 본다거나 할까’ 정도로 답한다. ‘어렵다면 크게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고 다시 물으면 ‘그렇지. 달라야 하는데....’ 그럼 전문가들은 어떻게 말할까? ..

댓글 고고 31 2022.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