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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속 대니 2005. 5. 11. 16:33
오늘 개그계에서 동시에 터진 사건을 멀리서 지켜보며 참 씁쓸했다.

한국 사회에선 어느때에는 나이 1살도 그렇게 유치할정도로 따지고 들다가도, 특정 집단으로 들어가면 또 그 집단을 먼저 들어간 기수가 또 유치할정도로 중요해진다.

중고등학교에선 일진회 같은 조직을 만들어 지들보다 어려봐야 겨우 1,2살일텐데, 버릇잡겠다고 때리고, 돈뜯어 오게 시켰다는 어이없는 기사도 얼마전에 접한것 같은데.. 사실 다들 모르는 얘기는 아니지 않는가.

사실 고2가 고1보고 요즘애들 버릇없다고 한다면 이거 얼마나 웃긴일인가? 지금 다 커서 보니 똑같이 어린것들이 1,2살 차로 그러는게 우습지만, 한국에 살면서 대부분이 흔히 경험해온 일들이다.

그렇게 중고등학교에선 1,2살 무섭게 따지다 대학들어가면 또 갑자기 학번이란걸 갈라서 따지기 시작한다. 그때부턴 나이가 1살,즉 재수해서 들어온건 또 쳐주지도 않고,2살,3살 많아도 한학번이라도 자기보다 위면 선배대접 깎듯이 해야 군말없다. 사실 지나와서 말이지만 대학 선배라고 해봤자 뭘 더 많이 알고 뭘 더 대우받을 만한 위치인가 말이다.

실제로 내 친구는 2학년때 1학년으로 들어온 과후배 중에 한명이 고등학교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였다. 고등학교 친한 선배로써 그 사람이 내 친구에게 편하게 반말하는건 당연한 일일진데, 그 당시 과선배들이 후배면 후배답게 단둘이 있지 않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공적인 자리에선 선배에게 존대쓰라고 난리쳤던 기억이 있다. 근데 생각해보라. 친하게 지내던 후배한테 하루아침에 존대말을 쓰고 그 후배가 나한테 반말 쓰는걸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기껏 대학생들이 얼마나 대단한 공적인 자리를 갖기에..-_-;

암튼 재밌는건 나 대학 1학년땐 2학년 선배들이 우리땐 너네만큼 버릇없진 않았다는 소릴 듣고,막상 내가 2학년이 되선 주위 동기들이 요즘 신입생들 정말 버릇없다며 세대차 난다는 말을 하는걸 들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대학 1,2학년 나이라야 정상적인 경우 기껏해야 20,21살이다. 세대차가 나봐야 얼마나 나고 버릇이 없어봐야 지들보다 얼마나 없겠나. 그런데도 그런말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래서 아직도 선배가 후배 잡겠다고 간간이 얼차려와 군기잡기가 대학가에서 행해지고 있다는걸 심심치 않게 듣고 있는데, 암튼 가장 자유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어야 할 대학가 조차 그런 틀들에 스스로 매여 별다른 비판도 없이 이어가고 있다는건 반성해야한다.

그리고 사회에 진출하면 또 다를까?

알려진대로 의료, 운동, 미용, 방송,공무원 계통의 군기 잡기는 군대보다 더 한걸로 알고 있다. 사회 진출해서 이제 엄연히 성인 대접을 받아야 하건만, 이런 시스템안에선 나이는 철저히 또 무시되고, 여기선 후배라도 나잇살 있는 다 큰 사람들일텐데 선배라는 권위로 욕짓거리와 모욕적 언사가 별문제 없이 행해진다.

비단 위에 언급한 사회 집단만이 그런게 아니다. 따지고 들자면 한국 사회의 왠만한 집단내에선 정도의 차이일뿐 엄연히 우리의 뿌리깊은 군대식 문화가 존재한다.

그럼 왜 이런것들이 뿌리깊게 이어져 내려오는걸까? 이런 시스템을 옹호하는 의견들의 명분은 대부분 비슷하다. 이렇게 해야 일이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때리든 욕하든 무섭게해서 말을 잘듣게 애초에 잘 만들어놔야 집단으로 같이 일을할때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다는 것. 그거다.

근데.. 과연 그걸까?

우리 솔직해지자.실제 명분은 이거다.기존의 기득권자로서 자신이 더 편해지기 위해서다.

한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써, 1년이라도 먼저 대학에 들어오고, 1년이라도 먼저 일에 종사한 사람으로써 어떻게든 그 별거 아닌 거라도 기득권을 만들어내서 그것을 자신에게 유리한데로 이용하고자 하는 것 아니겠는가. 선배말은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로 몰고 감으로써 자기 맘대로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겠다는 일종의 나치즘식 사고가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

그리고 이 잘못된 명분을 지속시켜주는 이유 중의 하나가 나도 다 당했던 일인데 너도 당해라라는 식의 사고다.

오늘 사건을 생각해보자. 한 개그맨이 선배랍시고 4살인가 5살 자기보다 위인 후배를 사정없이 팼으면서, 반성은 커녕 경찰 조사에서 한 얘기는" 그거 일종의 관행이다.나도 후배일때 그렇게 종종 맞았다" 이다. 다 거치는 일인데 저놈이 유별나서 그걸 꼰질렀고, 난 재수없게 이렇게 경찰조사까지 받고 있다는 식의 사고가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그러면서 이런경우 대부분 명분은 빠지지 않는다. 다 후배들을 위해서 그런거였다는 것이다. 실컷 지 맘대로 하려고 말도 안되는 대우로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주고선 우린 잘도 이렇게 말한다. 다 너를 위한거였다고.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이 되면 너도 나의 참뜻을 알꺼라고. 과연 진정한 참뜻은 무엇일까?

자기도 당할땐 이것이 뭔가 잘못된 거라는걸 알았을텐데도 막상 그 기득권을 누릴 위치가 되서는 본전 생각에 그 관행을 또 답습한다.

도대체 "사람은 맞아야 움직인다"는 무서운 대전제 하에 사회 각계 각층에서 이뤄지는 이 뿌리깊은 우리 사회의 합리화된 정신병은 언제 고쳐질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상하관계라도 최소한 한 인간으로써 나아가 존중받아야 할 같은 성인으로써 기본적인 행동의 선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하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남을 존중 하지 못하는건, 사실 존중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고등학교때부터 선생님들한테 뺨까지 심심치 않게 맞으며 커온 우리로썬 어디서부터 이걸 고쳐야 할지 난감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젠 바꿔야 하지 않을까?

출처 : 자유토론방
글쓴이 : 살바토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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