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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작 2010. 3. 28. 11:54

  어제 저녁《무한도전 198회》 <하하 복귀프로그램 예능의 신>이 방송됐다.

  성공과 실패 사이의 아슬아슬한 양날의 칼이 휘둘러진 느낌이다.

 

  어제 방송은 3월11일 소집해제 한 하하를 위한 방송이었다.  하하의 예능감을 되찾아주기 위한 <예능사관학교 예능의 신>이란  프로젝트이다. 조명이 꺼진 썰렁한 스튜디오에 등장한 하하는 잠시 가슴이 떨리는 듯 한숨을 내쉰다. 준비된 책상에 앉은 하하는 낯설어서인지 또한 잠시 어찌할 줄 몰라한다. 

  『재석이형? 뭐하는 거예요?』그의 말투는 약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만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모든 포커스가 자신에게 쏠리는 순간을 직면하니 살짝 부담이 가는 듯한 모습이다.

  그 순간 불이 들어오고 동시에 뒷 배경으로 여섯 멤버가 <공부의 신> 콘셉으로 등장한다. 하하의 안정적인 《무한도전》정착을 위한 <최첨단 6:1집중 교육방식> <예능사관학교>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하하에게 이런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가 필요했을까?

 

  1. <카메라 마사지>

 <카메라 마사지>란 카메라에 자주 접촉할수록 외모가 매력적으로 변한다는 속설이다. 사실 효과면에서는 정설과도 같은 말이다. 이는 대상자가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카메라에 당당해지는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가 설령 예능감을 잃지 않았다 해도 하하를 포커스로 한 <카메라마사지>가 필요했다. 이는 하하와 시청자 간의 2년의 간극을 좁혀주고자 하는《무한도전》식의 배려이다.

 

  2. 능력을 검증하려면 사건의 중심에 서게 하라.

  《1박2일》김종민의 경우를 보면 점진적인 적응의 기회를 주고 살아나길 기대한다. 이것 또한 배려의 측면일 수 있다.

  《무한도전》의 방식은 좀더 화끈하다. 일을 보다 빨리 터득하고 그 일에 빨리 익숙해지며 그 일에 대한 능력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은 직접 그 일을 중심에 서게 하는 것뿐이다.

 

  3. 《무한도전》안에서 하하의 위치를 일깨워라.

  전진이나 길같은 경우는 그의《무한도전》합류를 축하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는 없었다.

  김태호PD는 <PD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그를 평했다. 그것은 곧 그에 대한 애정의 한 측면을 보여준다. 그가 떠나 있던 2년 동안 한번도 그의 자리가 지워진 적이 없었다.

  또한 의리란 측면에서 볼 때 하하를 한 가족으로 당당히 표방하는 행위이다.

 

  4. 하하에 대한 자신감이다.

  <예능사관학교> 편이 내건 표면적인 이유는 하하의 예능감을 검증하고 <리얼예능>의 시대적 성격 변화를 트레이닝시킨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또한 그가 잘 해내리란 믿음이 없었다면 《무한도전》은 다른 측면으로 그의 복귀를 도왔을 거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어제 방송을 보면 하하의 예능감은 여타의 멤버를 압도하는 면이 있었다.  

 

  <예능사관학교> 는《무한도전》내의 자칭 여섯 명의 예능의 신이 하하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는 컨셉이다. 총  네 과목으로 구성된다.

 

1교시. 리얼 

2교시. 토크

3교시. 캐릭터

4교시. 몸개그

 

  하하를 교육시킬 여섯 명의 강사진은 다음과 같았다. 

 

<리엑션의 신> 길이다.  <몸개그 방청객의 신> 정준하이다. <상황극의 신> 박명수이다. 유재석은 멤버들간의 갈등해결 및 조율을 맡는 <진행의 신>이다. 노홍철은 <자칭 비주얼의 신>이다. 정형돈은 버라이어티 역사상 처음 있는 <공백의 신>이다. 

 

  여기서 아이러니는 하하가 바로 <예능의 인간> 주제에 자신을 가르칠 <예능의 신>들을 오히려 압도하는 면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성급한 판단일 수 있음에도 말이다.

 『그가 떠나있던 2년간의 공백기간 동안 예능이 많이 변했다. 그 변화를 하루 아침에 따라잡는 것은 무리이다. 해서 예능감을 잃었는가 안 잃었는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땐 전혀 변함이 없는데요?』

  하하는 이렇게 웃으며 말한다. 비록 멤버들 간의 상황극을 보고 그가 하는 말이지만 그 속에는 그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

 

   <예능감 청문회>란 오프닝 코너에서 하하는 진면목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 코너는 하하의 복귀에 관련한 팬들의 다양한 의견에 하하가 기획안으로 답하는 것이었다.

 팬들이 제기하는 대표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1. 현재의 완벽6인 체제유지하라. 세상의 모든 것은 홀수일때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 길과 하하중 하나는 하차하거나 반고정으로 하라. 2주한번 출연 괜찮을 듯.

2. 하하의 복귀를 2년간 목빼고 기다렸다. 무조건 환영! 돌아오되 달라져서 돌아오라.

3. 더욱 강해진 사생활 폭로 돌아와라.

 

  이에 대해 하하는 100% 자신의 의견으로 구성된 <무한도전 복귀 5대 기획안>으로 답을 대신했다.  

  청문회를 패러디한 코너답게 즉시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국회를 연상시키는 떠들썩한 공방장면이 펼쳐진다. 다른 멤버들과 하하간의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극과 유쾌한 애드립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마치 에둘러 싼 여섯과 하하 혼자간의 진검 승부를 보는 듯 거침이 없고 설전이 난무한다.

  초반은 천천히 탐색하는 듯 하다가 <보도 기능의 강화>란 세번째 복귀 계획이 거론되는 시점부터 불이 붙기 시작한다. 

  『그럼 너부터 폭로해 보라』고 잽을 날린 박명수를 마치 이때 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하의 예능감과 자신감이 그대로 터져나오며 박명수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하가 네번째 복귀 계획인 <천하태평족구단 창단>을 거론하자 다시 박명수는 만회를 노리지만 그는 오히려 하하의 유도심문에 걸려 넘어가고 하하가 그를 좌지우지하는 상황극 만이 펼쳐질 뿐이다. 

 

 그동안 빠짐없이《무한도전》을 모니터하면서 느낀 점들을 폭포처럼 쏟아낼 땐 길도 정준하도 정형돈도 그의 입담에 당해내지 못한다. 멤버들은 하하의 예능감이 줄지 않았다며 칭찬한다.

 『앞으로 무한도전의 주류가 되셔서 함께 밝고 기쁜 웃음 만들 수 있는 진정한 히어로가 되십시요.』

  하하의 눈치를 보던 박명수는 결국 꼬리를 내리며 이렇게 대놓고 아부하는 지경에 이른다. 

 『어떻게 해. 재 이겨야 되는데. 재 2년 쉬었는데도 안 죽었어.』

  거칠 것 없는 박명수마저 혀를 내두를 만큼 하하는 다른 멤버들을 압도하는 면을 보여주었다. 이는 분명 그의 복귀가 성공적이며 그의 예능감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능감 청문회>가 끝나고 <무한도전 예능의 신> 그 본격적 과목인 <1교시. 리얼>편이 방송된다.

  리얼이란 《무한도전》 제작진이 보는 현 예능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대한 강의 주제 중 하나이다. 이는 하하의 <리얼 예능감 테스트>를 위해 사전 녹화된 장면이었다.

  하하는 사실 3월 11일 소집해제를 하자마자 무한도전 촬영에 투입된 것이다.

  집에 가니 문 앞에 소집해제를 축하하는 선물과 편지가 놓여있었다.

 

우리 상꼬맹이 앞으로 방송국에 출근해야 되니까 예능국장님께 인사 여쭈면서 이 떡바구니 전해드리렴.  혹시 중간에 누가 달라고 해도 절대로 주면 안돼.

 

  떡과 편지는 바로 하하어머니 '융드옥정여사'의 메시지였다.

  이때 반대편 다른 멤버들의 집에는 또 다른 제작진의 미션이 전달된다.

 

당신은 늑대. 금일 소집 해제하는 어린양 하하는 현재 대중교통을 이용, 예능국장님께 인사드리러 가는 길입니다. 하하의 떡을 가장 먼저 뺏어먹는 사람이 우승입니다.

 

  하하의 리얼예능 적응기 <하하의 빨간 망토>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 코너는 튿별히 하하의 리얼에 대처하는 자세를 엿보기 위한 기획이었다.

  잠시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던 하하는 이내 떡을 끝까지 고수하기 위해 머리를 쓴다. 동행하는 유재석을 눙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님도 보여준다. 멤버를 따돌리고 숨는 솜씨나 재치등이 모두 살아있었다. 결국 미션은 실패하지만 이는 애초에 성공할 리 없는 6:1의 불합리한 대결이었으니 상관은 없다. 그의 복귀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양날의 칼.

 

  김태호PD는 하하를 두고 <PD마인드를 가진 멤버> 라고 평가했다.

  하하는 이 복귀 첫 방송에서 만만치 않은 예능감을 보여주었다. 그의 결코 <죽지 않는> <끼와 기>를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그의 복귀는 필연이었음에도 팬들의 우려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방송이 되어버렸다.

 

  1. <폭로전문 하기자>의 재등장.

  하하는 스스로를 희생해서 방송의 재미를 더한다는 것이다. 시청자의 알 권리가 우선시한다면 하하의 등장은 <무한뉴스>를 대체할 만한 좋은 기회이다. 이는 진실과 애드리브가 서로 공방하는, 상황극의 스팩을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문제는 도를 넘는 사생활 폭로에 대한 염려이다. 제작진이 편집 과정에서 걸러낸다 해도 미쳐 생각지 못한 곳에서 문제의 소지가 터질 우려가 있다. 이는 해당 멤버의 명예에 누를 끼치고 악플을 안겨주는 악수가 될 수 있다.  

  하하는 실재 <복싱특집>편을 거론하는 중에 '방송 중 길이 왜 울었는지 알 수 없으며 길이 <복싱특집> 이후 스스로 국민영웅이 됐다면서 서래마을에서 술먹은 걸' 꼬집었다. 이는 물론 가벼운 폭로이지만 이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이다.

 

  2. 멤버들을 안돈할 수 없게 만드는 공격적인 마인드.

  그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행동 또한 거침이 없다. 이는 박명수와는 또 다른 면이다. 일면 하하는 의도적으로 상대의 언행을 자르고 무시하거나 대놓고 비틀고 꼬집기도 한다. 이는 멤버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이에 대처하기 위해 좀더 기발하고 민첩한 반응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 

   하하는 그가 모니터한 《무한도전》의 에피소드 중에서 기억에 남는 편을 거론하며 여지없이 멤버들을 비판했다.

  <식객특집>을 거론하며 정준하를 뜨끔하게 만들고, <봅슬레이> 특집에서 박명수를 왜 울었냐며 꼬집는다. 정형돈에게는 <미팅특집>의 '족발슬렘' 이후 웃어본적이 없다고 거침없이 말한다.    

 『여기에 비빔국수만 갖다 놓으면 무한도전과 식신원정대가 무엇이 다르냐』다시 정준하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는 전체적으로는 분명 웃음의 소지가 될 수 있으며 멤버들에게는 분발해야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PD가 멤버들에게 대놓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을 하하가 대신 꼬집어주는 꼴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멤버의 고유한 팬들에게 불쾌함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엄밀히 악역을 자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욕을 먹을 수 있다.

 

  3. 관계망의  재편성.

 『1박2일』의 김종민은 수동적인 케릭터라 스스로 관계의 재편성을 시도할 수 없다.《무한도전》내의 하하는 끼와 기가 넘친다. 그가 어떤 공격적인 마인드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관계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무한도전》은 밀고 당기는 새로운 활력과 보다 많은 에피소드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것은 정준하와 정형돈이다. 노홍철과 하하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이다. 길은 하하가 군대에 간 사이 하하의 말을 빌자면 무려 1000번이나 통화를 나눈 사이다. 유재석은 웃자는 말로 하하에게 신이다. 박명수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스펙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정준하와 정형돈인 것이다. 하하의 복귀는 2년 동안 알게 모르게 자리를 잡은 그들의 위치를 다시 뒤흔들 소지가 충분하다. 하하가 공격적인 마인드로 일관한다면 그들은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여전히 <어색한 사이>로 남아있는 듯한 정형돈과 하하의 관계를 어떻게 푸느냐는 여전한 문제로 대두됐다.

 

  4. 과거의 고수와 보다 나아진 모습의 사이.

  그럼에도 위에 거론한 세 가지가 모두 과거의 모습일 뿐이니 어떻게 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이번 <하하의 빨간 망토> 에피소드를 보면 하하도 어느정도 속임수와 계략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게임상으로 보면 보다 차별화된 케릭터의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하나같이 배신과 속임수란 일률적인 케릭터가 공유된다면 재미는 반감될 것이다.   

 

 

  과거의 능력을 고스란히 발휘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상황에 직면한 하하

 

   그가 없는 2년 공백동안 확대된 정준하와 정형돈의 팬층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지금의 어렵게 정립된 관계망을 깨는 것을 싫어하는 팬들도 분명히 있다. 만일 하하가 과거와 같이 그 둘의 이미지나 케릭터를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연출한다면 이는 팬층을 분리키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가 예능과 버라이어티의 세계에 적응하는 것은 분명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첫방송에서 분명 과거의 기량을 여지없이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다만 양날의 칼이 이 속에 들어있다는 것이 그의 딜레마이다. 이것이진정한 성공과 실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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