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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작 2010. 4. 5. 14:04

 

지난 3월 26일 오전 백령도 해상에서 해군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 2주에 걸쳐 모든 예능이 올 스톱하며 전 국민적인 애도하는 분위기에 동참했다.

  

  시일이 너무 길어지자 일부 시청자는 국민의 감정을 강권한다는 비판과 볼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한가닥 기대라도 건 걸까? 4월 3일 주말 저녁 SBS는 <스타킹>의 본방을 강행했다. 

 

  여기서 먼저 거부감이 드는 부분은 SBS측의 논리에 있다. 그들은 <스타킹>의 본방 결정을 정당화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킹>은 연예인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막이 현란하고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순수 오락 위주의 프로그램을 가려내려고 한다. 아무래도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우선적으로 결방된다.

 

  <스타킹>의 본방 결정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 쳐도 이런 그들의 본방 논리는 상당히 불쾌하다. 그들의 논리는 즉 다음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여타의 예능은 모두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고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우선적으로 결방될 뿐 <스타킹>은 이들과 차원이 다르다.

 

  이는 진실로 다른 예능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공분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오만한 발상이다. 다른 예능을 말 한마디로 깔아뭉갤 만큼 <스타킹>이 그렇게 대단한 프로였던가. 놀랍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연예인 중심이 아니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매주 패널로 참여하는 20여명에 달하는 연예인들부터 좀 과감히 줄이시던가.

 

  <스타킹>의 과거  

 

 

  <스타킹>은 2008년12월 20일 방송분으로 강호동과 담당PD가 진돗개 학대 혐의로 2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고발조치 되기도 했었다. 2009년 1월 3일 방송된 <쇠고기 옷 패션쇼>에 대해서는 <혐오스럽다>는 민원이 수십 건 접수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09년 1월 최다민원제기 프로그램>이 SBS <스타킹>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역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은 2009년 7월18일 방송된 <3분 출근법>이었다.

 

 

 

 

  이는 일본 TBS에서 방송된 <5분 출근법>을 그대로 표절한 것이었다. 문제는 단순히 표절이란 사실에 그치지 않았다.

  처음에 제작진은 뻔뻔하기 그지 없는 태도로 발뼘하기에 급급했다.

 『전혀 몰랐다. 출연자가 구성해온 내용을 방송했을 뿐인데, 모든 해외방송을 미리 확인할 수는 없지 않느냐?』

  오히려 이렇게 되물으며 표절논란의 책임을 <3분 출근법> 출연자에게 전가시키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진실은 어떠했던가. 7월 7일 출연섭외를 받은 출연자는 "<스타킹>에 나갈만한 아이템이 없다"고 말했단다. 그러자 <스타킹>의 작가는 오히려 "우리에겐 무수한 아이템이 있다."며 "일본 동영상을 보여주며 똑같이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다음 일이다. 표절논란이 발생한 후 제작진이 책임을 출연자에게 전가하자 출연자는 "하라는대로 했는데 왜 우리가 욕을 들어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태도가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이다.

 

2~3일 후면 잠잠해질 일이다. 스타킹이 전국 순회 가요제를 기획하고 있는데, [입을 다물어 준다면] 멤버들을 연주세션으로 고정출연시키겠다.

 

  이와 같이 회유를 했던 것이다.

  시청률을 얻기 위해선 그 어떤 조작과 회유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스타킹>은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입었다. SBS는 해당 PD를 자르는 등 발빠른 대처를 했지만 어짜피<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지 선수를 친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만을 주었을 뿐이다.

 

  스타킹의 현재

 

  지난 3월 3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월 방송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시상식을 개최했었다. 이 자리에서 예능 사상 최초로 <스타킹>이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시상했다. [물론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많은 비평과 구설수가 뒤따랐다]

  시상에 대해 <스타킹> 배성우PD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스타킹>은 다른 모든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부침을 겪으며 3년이란 세월 동안 성숙해왔다. 점차 좋은 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본다.

 

  어쩌면 PD 말대로 <스타킹>은 그 동안 좀더 좋은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는지 모른다. 설령 그렇다고 한들 <스타킹>이 다른 예능을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고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이라고 평할 만큼 성숙했단 말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조차 없다. 이는 마치 편파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준 상 하나 따위가 마치 든든한 뒷배라도 되는 양 오만하기 그지없는 작태이다. 이제 목에 힘 좀 줘도 될 만한 때가 도래하셨는가?

  과거를 잊었다면 너무 빨리도 잊었다.

 

2~3일 후면 잠잠해질 것이다.

 

  이것이 <스타킹> 제작진이 여전히 가지고 있는 방송 마인드라면 그럴 만도 하다.

  이제 돌이켜 보니 선임 PD 한 사람 물갈이 했다고 본질적으로 환골탈퇴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 밑에 따르는 다른 PD나 작가진, 스텝 들이 바뀌지 않았다면 보여지는 변화는 표면적인 모습일 뿐 중요한 시점에 이르면 또 다시 본질적인 고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스타킹>이 나 홀로 본방을 강행하던 중인 4월 3일 저녁은 하필[? 스타킹의 입장에서 보면] 천안함 함미에서 장병의 시신 한 구가 추가로 발견되는 시점이었다.  

  제작진이 국민의 감정을 오랫동안 애도의 분위기로 강권하거나 시청자의 볼 권리를 제한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측면에서 <스타킹>이 본방을 결정했다면 차라리 좀 더 나았을까. 자신만은 '현란한 자막이나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고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을 위주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므로 방송할 수 있다고 뻔뻔하게 밝힌 후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스타킹 출연자들이 웃고 떠드는 사이 지나가는 비극적 자막. 이번 방송은 <스타킹>의 현 주소를 여지없이 드러내줬다. 더 말할 필요도 없게 만들었다. <스타킹> 제작진이 만일 과거와 달리 성숙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었다면 즉시 방송을 끊고 단 몇 분간 만이라도 <속보>로 대체했을 것이다. 혹은 그 이후라도 충분한 그럴 만한 시간은 있었음에도 계속 웃고 떠드는 방송으로 일관했다. 

  그러므로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스스로 대단하신 프로가 어찌 그리 철딱서니는 없으신가?

 

 강호동이나 연예인들이 웃고 떠드는 중에 시청자는 천안함 장병의 시신을 찾은 속보 자막을 봐야했다. 이보다 더 불쾌하고 몰상식하고 예의 없는 경우도 없다.

 

  개꼬리 3년 묵어도 黃毛 안 된다

 

  내가 이번 <스타킹>은 본방을 불쾌하게 여기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SBS측이 <스타킹> 본방 결정의 이유를 거론하는 중에 은근히 다른 예능들을 『자막이 현란하고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는...아무래도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들』로 비꼬는 듯한 태도이다. 설령 그가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면 이 또한 그 자신의 성숙하지 못한 마인드를 대변한다.

  둘째는 그럼에도 <스타킹>이 천안함 장병 시신 추가 발견이라는 속보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고 그 자신감이 오만으로 느껴질 만큼 불쾌했다는 것이다.

  마치 막장의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다시 막장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 선천적 태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느낌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말할 것도 없이 국민이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전사한 장병의 순국도 이처럼 가벼운 웃음과 함께 취급될 수 있구나.'하는 한 조각 감정의 편린이라도 국민 정서에 심어주었다면 이 보다 더 기분 나쁜 일은 없다. 죽은 장병의 입장에서도 불쾌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호동이다. 강호동은 그 만의 스타일로 <스타킹>이란 방송을 잘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이 터질 때마다 알게 모르게 강호동이 입는 피해는 상당하다. 오죽하면 강호동의 팬들조차 강호동이 하는 <무릎팍 도사>나 <1박2일>은 좋은데 <스타킹>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하겠는가.

 

  제작진? 아직 변함없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논란의 유통기간은 2~3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청률 건졌으면 됐지 싶을 것이다.

 

  이 또한 2~3일만 지나면 잊혀지겠거니 하시겠지.

 

진돗개 학대로 고발했다는 것은 심하네요.
소위 동물보호협회 사람들이 그랬을텐데 그 사람들도 유럽 서커스의 동물쇼는 전통있는 고급 문화라고 침 흘리며 정신없이 보다가 박수칠테고 안심스테이크는 좋다고 처먹을 사람들인데 그 무슨 가식이랍니까?
사람도 서커스에서 재주부리는데 동물이 훈련을 통해서 재주를 부려서 주인한테 인정받을 수도 있는것을 그걸 고발을 한다는 게 정말 어이없네요.
동물이 훈련을 통해서 재주를 부려서 주인한테 인정받았다구요?
방송을 보시긴 한건가요? 단지 이 글만 보고 그렇게 생각하신거라면
방송을 꼭 보셨으면 하네요.